[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뭔가 안 풀리는 한 주였다.

토니 퍼거슨이라는 빅 네임과 UFC 279 코메인이벤트에서 맞붙게 된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날아온 리징량(34, 중국). 그러나 계획대로 풀리는 게 하나도 없었다.

리징량은 지난 9일(한국 시간) 기자회견을 앞두고 양복 하나를 맞췄다. 밝은 파란색 정장으로 눈에 띄는 디자인이었다. 팬들에게 자신의 패션 감각을 한껏 뽐내 보려고 했다.

그러나 기자회견 무대에 오를 수 없었다. 백스테이지에서 함자트 치마예프, 케빈 홀랜드, 네이트 디아즈가 뒤섞여 싸우는 바람에 기자회견이 갑자기 중단됐기 때문이다.

불운은 계속됐다. 치마예프가 계체를 실패해 메인카드 세 경기 매치업이 뒤섞였다. 상대 퍼거슨이 메인이벤트로 올라갔고, 리징량은 180파운드 계약체중으로 다니엘 로드리게스(35, 미국)를 상대해야 했다.

로드리게스는 UFC 6승 1패를 기록하고 있는 숨은 강자. 이름값은 그다지 높지 않은데, 기본기가 탄탄하고 터프한 왼손잡이 스트라이커라 만만하게 볼 수 없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11일(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아레나에서 열린 UFC 279에서 리징량이 로드리게스에게 승리를 내줬다. 3라운드 종료 1-2 판정패(28-29,29-28,28-29).

링아나운서 브루스 버퍼가 경기 결과를 발표하자, 승리를 예상한 리징량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고 관중들도 야유를 보냈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경기 내용이었다. 왼손잡이 로드리게스는 오른손 잽 견제를 계속한 반면, 리징량은 공격적인 압박을 계속했다. 승리의 여신이 리징량을 외면했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었다.

리징량은 미국 플로리다로 넘어와 명문팀 '킬 클리프 FC'에서 전지훈련을 진행 중이다. 중국 대표 파이터로서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그래도 다행이다. 비록 이번 경기를 졌지만 리징량을 향한 팬들의 호감도는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9파운드나 무겁게 계체를 마친 상대를 군소리 없이 받아들여, 국내 팬들에게도 박수를 받고 있다. 

부상을 치료하고 1년 만에 돌아온 로드리게스는 UFC 4연승을 달렸다. 웰터급 랭킹 진입 가능성이 커졌다.

어렸을 때 교도소에 수감될 정도로 거친 갱단 생활을 했지만, 지금은 파이터로서 견실하게 살고 있는 로드리게스는 이제 웰터급 톱 10을 향해 간다. 총 전적 17승 2패, UFC 전적 7승 1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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