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디에이고 내야의 중추로 떠오른 김하성
▲ 샌디에이고 내야의 중추로 떠오른 김하성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샌디에이고의 주전 유격수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다. 그러나 이제는 오히려 김하성(27)이 없는 샌디에이고의 내야를 상상하기가 어려워졌다.

타티스 주니어는 시즌 전 오토바이를 타다 손목을 다쳤다. 스프링트레이닝 직전에야 골절이 발견돼 수술을 받았다. 여기서부터 구단과 팬들의 눈총을 받았다. 8월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였으나 이번에는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돼 시즌아웃됐다. 80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아 내년 시즌 초반까지도 뛸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팀의 유격수 백업 1순위인 김하성의 팀 내 입지는 공고해졌다. 그간 유격수와 3루수, 2루수를 오가는 내야의 멀티플레이어였다면, 이제는 주전 유격수로 한 시즌을 풀로 소화하기 일보직전이다. 안정된 출전 시간 속에 김하성의 진가도 잘 드러나고 있다. 샌디에이고가 괜히 연간 700만 달러, 포스팅 금액을 포함하면 그 이상을 투자한 게 아니라는 것이 증명됐다.

메이저리그에서 1400승 이상을 거둔 베테랑 중의 베테랑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 또한 김하성의 활약에 안도를 드러냈다. 타티스 주니어의 공백은 쉽게 메울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쓸 만한 유격수를 트레이드 시장에서 구하는 것도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김하성이 최선을 다해 타티스 주니어가 만든 구멍을 메웠고, 수비에서는 오히려 타티스 주니어 이상의 공헌을 했다. 공격도 지난해보다 나아진 성적으로 기대를 모은다.

멜빈 감독은 16일(한국시간) 애리조나와 경기가 끝난 뒤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김하성의 올 시즌 활약에 대해 “그가 없었다면 우리는 정말 지금보다 훨씬 더 좋지 않은 곳(낮은 순위)에 있었을 것이다. 그는 수비에서 환상적이었다. 때로는 공격에서도 짐을 짊어지기도 했다”면서 “그가 예전처럼 방망이를 잘 휘두르지는 못하지만 유격수에서는 표준적이다. 그는 모든 플레이를 만들고, 그것을 1년 내내 해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멜빈 감독은 “우리는 올해 거의 모든 (상대) 선수들과 경기를 했는데, 나는 김하성보다 훨씬 더 나은 선수를 보지 못했다”면서 김하성을 리그 정상급 유격수로 치켜세우면서 “그가 경기하는 방식, 그의 열정 등은 코치의 관점에서 모든 선수들이 그렇게 했으면 좋은 것”이라고 ‘극찬’했다.

김하성은 멜빈 감독의 칭찬에 힘을 얻었는지 17일 애리조나와 경기에서 5번 선발 유격수로 출전해 5타수 3안타(1홈런) 3득점 1도루를 기록하며 모처럼 공격에서도 힘을 냈다. 근래 들어 타격이 다소 주춤한 상황이었는데 전날 내야안타로 무안타 늪에서 벗어난 것에 이어 기분전환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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