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현의 7이닝 무실점 호투에도 패한 SSG ⓒSSG랜더스
▲ 김광현의 7이닝 무실점 호투에도 패한 SSG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리그 선두지만, 동시에 ‘위기의 팀’이기도 한 SSG는 1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 경기에서 10-0으로 크게 이겼다. 선발 박종훈이 잘 던졌고, 타선이 홈런포를 팡팡 터뜨리며 아주 귀중한 승리를 거뒀다. 2위 LG와 경기차도 3.5경기로 벌렸다.

그러나 그 기세를 하루도 이어 가지 못했다. 17일 인천 두산전에서 1-4로 무기력하게 졌다. SSG가 왜 9월 들어 부진한지, 그리고 왜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에서도 2위에 초조하게 쫓기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한 판이었다.

선발이자 에이스인 김광현은 나무랄 것 없이 잘 던졌다. 7이닝 동안 두산 타선을 무실점으로 묶으며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그러나 전날 10득점을 하며 기세를 올린 타선이 거짓말처럼 침묵하며 어려운 경기가 이어졌다. 0-0의 점수가 이어질수록, 오히려 안도감을 갖는 건 잃을 게 그렇게 많지 않은 두산이었다. 인천SSG랜더스필드의 모든 SSG 선수단과 팬들이 쫓기고 있었다.

이날 두산 선발인 브랜든 와델은 SSG 선수들이 처음 보는 투수였다. 모든 팀이 그렇듯, 사실 처음 보는 투수들을 상대로 타격은 쉽지 않다. 모든 것이 생소하기 때문이다. 비디오와 실전은 엄연히 다른 부분이 있는 법이다. 결국 최대한 빨리 적응하고, 최대한 빨리 공략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그러나 SSG 타자들은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

경기 초반 찾아온 기회에서 득점을 얻지 못한 것도 못한 것이지만, 전반적으로 외야수들을 바쁘게 할 만한 좋은 타구가 나오지 않았다. 비교적 적극적인 승부가 연이어 실패하자 타자들은 공략 실패의 흐름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경기 중반 이후로는 벤치가 뭔가의 실마리를 찾아줘야 했다. 브랜든은 우타자에게 상대적으로 약한 기록이 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177,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292였다. 꼭 선발 라인업에 포함하지 않더라도, 이미 SSG 벤치는 경기 전부터 우타자 대타들을 어느 시점에서 투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비상시 플랜이 서 있어야 했다. 그러나 그런 것은 보이지 않았다.

0-0으로 맞선 7회 선두 최정이 볼넷을 얻어 나간 게 어쩌면 마지막 기회였다. 그러나 여기서 후속타가 나오지 않았다. 번트 없이 강공으로 가는 승부수를 걸었으나 김강민이 뜬공에 머물렀다. 여기에 이날 브랜든을 상대로 좋은 타구를 만들지 못했던 최주환은 다시 2루수 뜬공에 머물렀다. 게다가 2사 후에는 최정의 도루 시도가 상대 배터리에 제대로 간파되며 견제에 걸려 실패했다. 마치 두산은 SSG가 어떤 상황, 어떤 카운트에서 뛸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듯했다. 

결국 노경은이 8회 홈런 두 방을 맞고 3실점했다. 흐름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좌완 투입 없이 노경은을 그대로 밀어붙이다 김재환에게 투런포를 맞고 사실상 경기 주도권을 내줬다. 불펜에는 올해 김재환 상대 2타수 무안타, 3년간 8타수 무안타로 대단히 강했던 좌완 김택형이 사흘을 쉰 상태였지만 김원형 감독은 미동이 없었다.

SSG의 첫 대타가 나온 건 8회 2사 후였다. 공교롭게도 하재훈이 브랜든을 상대로 2루타를 치며 아쉬움은 더 짙어졌다. 승부처에서 선수들을 믿는 건 분명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여유가 있는 시즌 초‧중반이 아니고, 오히려 비상 상황이다. 비상 상황 매뉴얼이 부재하다는 것만 다시 한 번 확인한 경기였고, 팬들은 팀의 무기력함을 느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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