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잔뜩 벼른 복귀전. 그런데 상대가 사라졌다?

'코리안 모아이' 김민우(29, 모아이MMA)는 지난 6월 9일 '로드 투 UFC(ROAD TO UFC)' 밴텀급 8강전을 앞두고 날벼락을 맞았다.

출전 일주일도 안 남기고, 상대 시아롱(중국)이 빠진다는 소식에 머리가 하얘졌다.

김민우는 유튜브 채널 '이교덕의 MMA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그때를 떠올리며 눈을 질끈 감았다.

"중국 선수가 빠지고 한국 선수(황영진)가 뛴다고 들었다. 싱가포르에 도착하자, 곧 이 경기도 취소됐다. 살을 빼야 하는데 동기 부여가 안 생기더라. 그다음엔 몽골 선수가 들어온다고 해서 영상 하나 보고 바로 오케이 했다. 그런데 이마저도 반나절 안 돼 취소됐다."

꼭 싸우고 싶었다. 2019년 11월 로드FC 056에서 도전자 장익환을 맞아 타이틀 1차 방어전을 치르고 공백기가 너무 길었다. 거의 3년이 됐다. 그동안 보강한 공격·수비 레슬링, 타격 정확성을 시험하고 싶었다.

"준비한 게 아까워서라도 싸우고 싶었다. 그냥 올라갈 건지, 대체 선수와 싸울 건지 UFC에서 물어봤을 때 무조건 한다고 했는데…."

결국 김민우는 상대 없이 나 홀로 감량에 성공했다. 135.5파운드를 맞추고 준결승에 자동 진출했다.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원래는 기본 파이트머니만 받는다고 했는데 UFC가 승리 수당까지 챙겨 줬다. 위안을 얻었다"며 웃었다.

김민우는 전 로드FC 밴텀급 챔피언. 브라질리안 주짓수 검은 띠에 무에타이 경기도 뛰었다. 타격과 그래플링을 모두 갖춘 전천후 파이터로 총 전적 10승 2패를 기록 중이다.

'로드 투 UFC'는 아시아 유망주들이 경쟁하는 토너먼트다. 우승자는 UFC와 계약해 옥타곤에서 싸운다.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플라이급·밴텀급·페더급·라이트급 8강전을 치렀다. 다음 달 23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준결승전을 펼친다. 결승전은 내년 초 예정돼 있다.

다른 참가자들과 달리 김민우는 '로드 투 UFC'를 이제 '진짜' 시작한다. 3년 갈고닦은 실력을 터트릴 생각에 들떠 있다.

일본 선수 3명과 자신이 남은 4강 구도까지 아주 마음에 든다. 김민우 자신을 위한 판이라고 믿고 있다.

"8강전 보니까 '좀 잘한다'고 느낀 선수들도 있었는데, 상대가 '떡밥(약한 상대)'이니까 그렇게 멋있게 이겼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3명 다 자신 있다." 

상대가 노세 쇼헤이에서 갑자기 카자마 토시오미로 바뀐 것에 대해서도 크게 개의치 않고 있다.

"카자마는 그래플링만 하는 선수 같다. 스탠딩에서 유도 베이스가 살짝 있다. 그래플링 싸움은 원래 자신 있는 영역이다. 카자마가 그라운드로 날 끌고 내려가도 거기서 박살 낼 수 있다. 내려가지 못 하면 나한테 더 죽지 않을까."

"카자마가 제일 머리 아플 것이다. 마음이 복잡할 것이다. 어떤 작전을 들고 올지 궁금하다."

김민우는 혹시나 팬들이 자신을 '노잼 파이터'로 기억하고 있지 않을까 걱정한다. 오른손 부상을 숨기고 왼손 잽을 활용해 포인트 싸움을 펼친, 자신의 로드FC 마지막 경기를 이번 기회에 지우겠다고 했다.

"악플을 다 본다. '그냥 개노잼'이라는 댓글이 기억난다. 나도 재미없게 싸우는 걸 안 좋아한다. 이번엔 피 터지게 싸우고 싶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김민우는 원기옥을 모은다. "한일전인 만큼 더 격하게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 응원들 보면 진짜 힘이 난다. 경기로 보답하겠다"는 간절한 메시지를 팬들에게 띄웠다.

■ 로드 투 UFC 준결승 대진

-에피소드 5-
10월 23일 일요일 오후 8시(한국시간)

[페더급] 이자 vs 마츠시마 코요미
[플라이급] 치우루언 vs 최승국
[라이트급] 기원빈 vs 제카 사라기
[밴텀급] 카자마 토시오미 vs 김민우

-에피소드 6-
10월 23일 일요일 오후 10시(한국시간)

[페더급] 이정영 vs 뤼카이
[밴텀급] 나카무라 린야 vs 노세 쇼헤이
[플라이급] 톱노이 키우람 vs 박현성
[라이트급] 안슐 주블리 vs 김경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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