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용 ⓒ곽혜미 기자
▲ 이정용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신원철 기자] LG 이정용이 통산 162번째 경기에서 꿈 하나를 이뤘다. 프로에서 세이브를 올려보고 싶다는 꿈인데, 지금까지는 마무리 고우석 때문에(?) 못 이루고 있다가 고우석의 휴식으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이정용은 28일 대전 한화전에서 4-1로 앞선 9회 2사 2, 3루 위기를 막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아웃카운트 하나면 세이브가 되는 상황이기는 했지만 한화가 거포 김인환을 대타로 내세운 뒤라 그라운드에 긴장감이 가득했다. 이정용은 강점인 직구 4개로 김인환을 삼진 처리하고 세이브를 올렸다. 

경기 후 이정용은 "세이브가 버킷리스트 가운데 하나였다. 그것도 좋지만 일단 팀이 이긴 게 더 의미있다. 언젠가 승리 홀드 세이브는 다 하나씩 해보고 싶었다. 지금까지는 고우석 때문에 세이브만 없었다"며 웃었다. 

이정용은 등판할 때를 돌아보며 "긴장됐다. 한 방이 있는 타자고 큰 게 나오면 분위기가 바뀔 수 있어서 그런 점을 신경 썼다. 결정구로는 높은 스트라이크를 던지고 싶었다. 직구에 자신이 있었고 직구로 결과를 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실 이정용은 데뷔와 함께 LG의 마무리 후보로 언급됐던 선수다. 2019년 당시 마무리였던 정찬헌(키움)은 허리 수술 여파로 풀타임을 보장할 수 없는 상태였다(결국 시간을 두고 경기를 준비할 수 있는 선발로 보직을 바꿨다). 류중일 전 감독은 대체 마무리 후보로 여러 선수를 꼽으면서 이정용의 직구를 높게 평가했다. 스프링캠프를 방문한 베테랑 해설위원들도 놀랄 만큼 구위가 대단했다.

▲ 이정용 유강남 ⓒ곽혜미 기자
▲ 이정용 유강남 ⓒ곽혜미 기자

그러나 이정용은 데뷔전도 치르기 전에 팔꿈치 수술을 받아야 했다. 결국 2019년 LG 마무리는 정찬헌도 이정용도 아닌 고우석이 맡았다. 반전이라면 그때 류중일 감독이 꼽은 대체 마무리 후보에 고우석은 없었다는 것이다. 

올해는 고우석이 LG의 세이브를 독점하고 있었다. 그가 40세이브로 구원왕을 확정하는 동안 다른 LG 투수수들은 세이브 기회에서 등판할 일이 없었다. 그런데 류지현 감독은 28일 경기를 앞두고 사흘 동안 2이닝 37구, 1이닝 29구를 던진 고우석에게 휴식을 준다고 했다. 여기에 9회말을 3점 리드로 시작했다. 고우석 아닌 선수가 세이브를 올릴 수 있는 상황이 생겼다. 이정용이 고우석 다음으로 올 시즌 LG의 두 번째 세이브 기록 투수가 됐다. 

단 앞으로도 세이브를 올릴 기회가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정용이 미래 선발 자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정용은 "어차피 고우석이 있으니까 세이브 올릴 일이 많지 않다. 하나 했으니까 이제 상관 없을 것 같다"며 "선발 경험을 쌓아보고 잘 되면 나라는 선수의 활용도가 넓어지니까 더 좋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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