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는 아시아 역대 최고 투수로도 평가되는 다르빗슈 유
▲ 이제는 아시아 역대 최고 투수로도 평가되는 다르빗슈 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박찬호와 노모 히데오는 한‧일 야구의 영웅이자 아시아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문을 연 선구자로 뽑힌다.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통산 124승, 노모는 123승을 기록하며 모두 성공적인 미국 생활을 했다.

노모와 박찬호가 닦아 놓은 길을 후배들이 올라탔고, 이후 아시아 투수들은 메이저리그에서 무시할 수 없는 세력으로 성장했다. “한국이나 일본에서 성공한 투수들은 메이저리그에서도 기본은 한다”는 인식도 자리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미국에 갈 가능성이 있는 한‧일 투수들을 추적하고 있다.

수많은 선수들이 박찬호와 노모의 길을 동경하며 그 길에 들어섰고, 이중 가장 돋보이는 후발주자는 역시 다르빗슈 유(36‧샌디에이고)다. 일본 무대를 평정한 다르빗슈는 2012년 텍사스에 입단하며 메이저리그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올해까지 총 10시즌을 뛰며 1488이닝을 던졌고, 통산 95승75패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 중이다. 사이영상 투표에서 상위 10위 내에만 세 번을 들었다.

내년까지 샌디에이고와 계약이 되어 있는 다르빗슈는 큰 부상만 없다면 메이저리그 통산 100승 고지 점령은 확실시된다. 박찬호의 124승까지는 아직 거리가 많이 남아 있지만, 전반적인 팀 공헌도만 따지면 다르빗슈가 아시아 역대 최고 투수 대열에 올라섰다는 주장도 나온다. 임팩트, 꾸준함을 모두 포함하면 이는 꼭 틀린 말이라 할 수 없다.

실제 다르빗슈는 두 선수에 비해 메이저리그 데뷔가 늦었음에도 30대 중반의 나이까지 자기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노모는 30대 이후 226경기에서 80승80패 평균자책점 4.62를 기록했고, 박찬호는 30대 이후 230경기(선발 86경기)에서 35승36패 평균자책점 5.04에 머물렀다. 그러나 다르빗슈는 30대 이후 159경기에서 56승50패 평균자책점 3.64로 두 선수보다 기록이 더 좋다.

역대 아시아 선수 단일시즌 최다승은 왕첸밍의 19승, 그 다음은 박찬호와 마쓰자카 다이스케의 18승이다. 다르빗슈는 올해까지 16승 두 번에 그쳤다. 하지만 30대로만 한정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모든 선수들이 20대에 기록을 달성한 것에 비해, 다르빗슈는 만 36세인 올해 16승을 거뒀다.

선수들의 공헌도를 직관적으로 비교해 참고자료가 되는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는 이미 다르빗슈가 아시아 역대 1위다.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다르빗슈의 통산 WAR은 30.6이다. 노모의 통산 WAR 21.8과 박찬호의 18.1은 이미 뛰어넘었다. 

또한 텍사스 소속이었던 2013년 성적(13승9패 평균자책점 2.83, 277탈삼진)은 류현진(토론토)의 2019년 성적과 더불어 단일 시즌 최고 임팩트를 준 시기로 뽑히기도 한다. 당시 다르빗슈는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를 기록했고,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보기 드물게 ‘닥터K’로의 이미지를 확고하게 굳혔다. 다르빗슈를 넘어설 아시아 선수가 다시 나올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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