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균안은 욕심보다는 회복부터 철저히 진행해야 한다는 조언이 많다 ⓒ곽혜미 기자
▲ 나균안은 욕심보다는 회복부터 철저히 진행해야 한다는 조언이 많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롯데는 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경기에서 지면서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비극이 확정됐다. 팀의 방향성과 전력 구축에 있어 많은 고민거리와 과제를 남긴 시즌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몇몇 가능성은 위안이었다.

마운드에서의 대표적 선수가 바로 3일 선발로 나섰으나 아쉽게 패전을 안은 우완 나균안(24)이었다. 프로 초창기 우여곡절이 많았던 이 선수는 올해 롯데 마운드에서 가장 많이 고생한 선수이자, 그래서 팬들의 가장 큰 격려의 박수를 받은 선수였다. 투수로서 성공할 수 있다는 뚜렷한 가능성을 남기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포수로 입단했으나 투수로 보직을 변경한 나균안은 지난해 23경기에 나가 평균자책점 6.41을 기록했다. 기대치는 있었지만 상수는 아니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활약 여부에 설왕설래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9경기에서 117⅔이닝을 던지며 3승8패2홀드 평균자책점 3.98로 분전했다. 팀이 필요한 지점에 항상 있었고, 잦은 등판도 마다하지 않으며 공헌도를 쌓았다.

롯데 팀 선배이기도 한 김성배 ‘스포츠타임 베이스볼’ 위원 및 야구 아카데미 LBS 대표는 “가볍게 던지는 투구폼이다. 오히려 선발로 계속 던지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일단 컨트롤이 괜찮고, 투구폼도 나쁘지 않다. 다양한 구종을 던지는데 선발로 가서는 힘 조절도 하는 것 같다. 투수로서의 재능을 어느 정도 타고 났다고 봐야 한다. 4‧5선발로 시즌 8~9승은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역량을 보여줬다”며 나균안의 올 시즌에 대해 높은 점수를 줬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나균안이 앞으로 투수로 롱런할 수 있을지는 올 겨울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많은 관계자들은 “어깨의 피로도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 피로도를 잘 풀고, 다음 시즌 얼마나 상쾌한 기분에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느냐가 나균안의 향후 투수 운명을 쥐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고비를 넘기지 못하면 또 오랜 시간을 돌아가야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아마추어 시절부터 전문 투수가 아니었다. 현재 프로에 있는 모든 투수들은 어렸을 때부터 전문 투수로 활약한다. 통증을 이겨내는 법, 피로도를 풀어내는 법 등을 배우고 또 스스로 터득한다. 하지만 나균안은 그런 노하우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런 상황에서 지난해보다 이닝이 크게 늘어났다. 나균안은 지난해 1군과 2군을 통틀어 76⅓이닝을 던졌다. 올해는 40이닝 이상이 늘어났고 인생 처음으로 100이닝을 돌파했다.

이를 잘 관리하면 내년에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진짜 선발투수가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몸이 이곳저곳 고장나고 최악의 경우에는 지금까지의 성장 과정을 모두 잃을 수도 있다. 김 위원도 “나균안의 올해 오프시즌 최대 과제는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회복이다. 지금 쓰는 근육을 모두에 피로가 쌓인 상태일 것이다. 본인이 아닌 것처럼 느껴도 간과하고 넘어가면 안 된다”고 애정 어린 조언을 남겼다.

김 위원은 “시즌 동안 경기를 많이 소화한 선수다. 내년에도 이를 이어 가겠다고 욕심을 부리는 순간 오버 트레이닝이 된다. 훈련을 열심히 하면서 자기만족이 있을 수는 있어도 오버 트레이닝은 독이 된다. 오히려 한 달 정도는 쉬면서 회복하고, 몸의 밸런스를 맞추는 운동이나 가벼운 운동 위주로 하는 게 낫다”면서 “나균안은 이제 캠프 때부터 당장 보여줘야 하는 선수가 아니다. 다음 시즌까지 시간이 있으니 회복 운동을 충분히 해야 한다. 나균안이 그런 루틴이 없을 수도 있으니 구단 트레이닝파트에서 더 세심하게 가르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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