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이후 KIA 타선의 핵심으로 자리하고 있는 박동원 ⓒ곽혜미 기자
▲ 9월 이후 KIA 타선의 핵심으로 자리하고 있는 박동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지난해 9위까지 처진 KIA는 명가 재건의 기치를 걸고 오프시즌 과감한 전력 보강을 단행했다. 에이스 양현종의 컴백은 물론, 프리에이전트(FA) 시장 최대어였던 외야수 나성범에 6년 총액 150억 원을 주고 영입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은 KIA는 5월 키움과 트레이드로 포수 박동원(32)까지 영입했다.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 김태진, 그리고 현금 10억 원을 보낼 정도로 큰마음을 먹었다. 팀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강팀이 되려면 포수 보강이 필요했는데 박동원을 점찍은 셈이다. 올 시즌 뒤 FA 자격을 얻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큰 지출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 박동원의 영입이 KIA의 대박으로 이어질지는 올 시즌 마지막에서의 평가, 그리고 겨울 FA 시장까지 모두 다 거쳐봐야 정확한 계산이 나올 전망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활약은 KIA의 선택이 적어도 틀리지는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그래프는 오름세를 타고 있고 그에 발 맞춰 FA 몸값도 올라가는 정황이 여기저기서 보인다.

4일 잠실 LG전은 박동원의 진가를 엿볼 수 있는 경기였다. 우선 투수 리드에서 선발 이의리를 잘 이끌었다. 이날 이의리는 5이닝 동안 안타 6개와 4사구 3개를 허용하면서 다소 흔들리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고비마다 박동원의 영리한 투수리드와 블로킹이 빛났다. 프레이밍 등 전반적인 수비력에서는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이전 KIA 포수진보다는 확실히 좋은 수비수라는 점을 증명했다.

여기에 타석에서도 한 방의 클러치 능력이 빛났다. 이날 8번 포수로 출전한 박동원은 팀이 4-2로 앞선 6회 무사 만루에서 좌익수 옆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렸다. 이날 경기에서 KIA가 여유를 찾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4일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팀이 득점이 필요할 때 박동원 타순에서 뭔가의 실마리가 풀리는 일이 제법 있었다. 양의지가 아닌 이상 포수에게 특급 공격력을 바라지 않는다고 가정할 때, 박동원은 평균 이상의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음은 분명하다.

KIA 이적 이후 체력이 떨어지는 등 다소간 부침이 있기는 했으나 전반적인 공격력은 나쁘지 않고 후반기는 더 좋다. 박동원은 이적 후 108경기에 나가 타율 0.246, 16홈런, 5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70을 기록했다. 포수임을 고려하면 충분히 훌륭한 공격 생산력이다.

절대적인 수치뿐만 아니라 박동원을 영입하지 않았을 때를 가정하면 가치가 조금 더 빛난다. 트레이드로 떠난 김민식(SSG)의 KIA 22경기 OPS는 0.644였다. 비록 출전 시간 문제로 타격감 유지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나 박동원의 백업으로 뛰고 있는 한승택의 올해 OPS는 0.477이다.

갈수록 좋아지는 그래프도 긍정적이다. 박동원은 후반기 51경기에서는 타율 0.263, OPS 0.798을 기록했다. 9월 이후로는 26경기에서 타율 0.298, OPS 0.908이다. OPS 0.908은 포수라는 포지션을 생각하지 않아도 굉장히 뛰어난 성적이다. 이 기세를 몰아 포스트시즌에서 중요할 때 장타를 터뜨려줄 수 있다면 인상은 더 강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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