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내야수 역사상 최고 WAR 시즌을 달성한 김하성
▲ 아시아 내야수 역사상 최고 WAR 시즌을 달성한 김하성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세이버매트릭스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가 선수의 모든 가치를 직접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는 없다. 어느 기록이나 허점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간접적으로 순위를 매겨볼 수는 있다.

그렇다면 김하성(27‧샌디에이고)은 생각보다 더 위대한 2022년을 보냈을지 모른다. 팀 선배이자 아시아 야수 중에서 가장 강력한 임팩트를 남긴 선수인 강정호를 넘어, 아시아 역대 야수로서는 최고의 WAR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6일(한국시간) 2022년 정규시즌 최종전을 가진 김하성은 시즌 150경기에 나가 타율 0.251, 11홈런, 59타점, 12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08의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평가됐던 김하성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부상 및 약물복용 이탈에 주전 유격수로 풀타임을 소화했고, 지난해보다 훨씬 더 나아진 성적을 남기며 성공시대를 열었다.

사실 시작부터 순항은 아니었다. 타티스 주니어는 복귀가 예정되어 있었고, 샌디에이고는 CJ 에이브럼스라는 팀 내 최고 유망주를 김하성의 보험으로 붙여놨다. 시즌 초반에는 플래툰이 이어졌다. 하지만 김하성은 이제 메이저리그 정상급으로 평가받는 확고한 수비력, 그리고 지난해보다 더 향상된 공격력을 바탕으로 기어이 자신의 자리를 지켜냈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의 집계에 따르면 김하성의 지난해 조정득점생산력(wRC+)은 70으로 리그 평균보다 30%나 아래였다. 한 팀의 주전 선수로 발돋움하기에는 부족한 수치였다. 하지만 올해는 105라는 리그 평균 이상의 수치를 기록했다.

그 결과 WAR도 확 뛰었다. ‘팬그래프’가 집계한 올해 김하성의 WAR은 3.7로, 이는 강정호가 가장 좋았던 2015년과 동급(3.7)이다.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집계에 따르면 김하성의 WAR은 무려 4.9에 이른다. 이는 강정호의 최고치인 2015년 3.9를 크게 웃돈다. 

아시아 내야수로서도 역대 최고 수치다.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집계에 따르면 아시아 선수 단일시즌 역대 최고 WAR은 2004년 스즈키 이치로의 9.2였다. 이는 아직도 깨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치로는 외야수였고, 내야수만 따지면 강정호의 2015년과 마쓰이 가즈오의 2007년이 최고였다. 마쓰이는 당시 3.4를 기록했다. 베이스볼 레퍼런스 집계에서는 김하성이 아시아 내야수 중에서는 역대 최고로 올라선 셈이다.

이제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부동의 유격수로 포스트시즌에 나간다. 샌디에이고는 8일부터 뉴욕 메츠와 3전 2선승제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임한다. 메츠는 맥스 슈어저와 제이콥 디그롬이라는 리그 최고의 원투펀치를 보유하고 있다. 김하성이 가을 무대에서 결정적인 장면까지 남기며 완벽한 2년차 시즌을 남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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