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다이노스 손아섭 ⓒ 연합뉴스
▲ NC 다이노스 손아섭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그 어떤 투수가 나와도 뼈가 부러지지 않는 한 경기에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심어준 선배다."

한국 최고 교타자 손아섭(34, NC 다이노스)은 선배 이대호(40, 롯데 자이언츠)의 정신을 본받아 탄생했다. '뼈가 부러지지 않는 한 선수는 경기에 나가서 뛰어야 한다'는 정신력을 가르쳐 준 게 이대호였다. 덕분에 손아섭은 꾸준히 건강하게 많은 경기에 나가 뛰어야 달성할 수 있는 7년 연속 150안타 대기록을 작성했다. 

손아섭은 6일 창원 SSG 랜더스전에 2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하며 6-1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전까지 시즌 148안타를 친 손아섭은 이날 3개를 더해 151안타를 기록했다. 롯데 시절인 2016년 186안타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7년째 해마다 150안타 이상을 생산했다. 프로야구 40년 역사에서 박용택(2012~2018년)에 이어 2번째 기록일 정도로 달성하기 쉽지 않은 대기록이다.  

손아섭은 "(역대) 2번째니까 첫 번째로 가기 위한 과정이라 생각한다. 모든 기록은 나중에 돌아왔을 때 한국 프로야구사에 남을 수 있기 때문에 내 이름 석자가 맨 위에 있을 수 있는 기록이라면 다 뿌듯할 것 같다. 내 이름을 한국 프로야구사에 남기고 싶기도 하고, 아직 젊으니까(웃음). 그래서 과정이라 생각한다"고 당찬 소감을 밝혔다. 다음 시즌 KBO 최초 8년 연속 150안타를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롯데 시절 함께 강타선을 구축했던 이대호가 있었기에 해마다 150안타 이상 생산하는 악바리 손아섭도 있었다. 손아섭은 "경기에 뛰는 욕심을 갖게 하고, 그 어떤 투수가 나와도 뼈가 부러지지 않는 한 경기에 나가야 된다는 생각을 심어준 선배다. 기술적으로나 야구하는 스타일은 나와 전혀 다르지만, 야구를 대하는 자세나 뼈가 부러지지 않는 한 경기에 나가야 한다는 정신을 나한테 심어주고 몸소 보여줬던 선배다. 그런 선배 밑에서 야구를 배웠기에 그 어떤 상황에서도 안 빠지고 경기를 뛰는 내 야구를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2015년에 부상으로 141안타(116경기)에 그치지 않았더라면, 손아섭은 2012년(158안타)부터 올해까지 11년 연속 150안타 대기록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었다. 

손아섭은 이와 관련해 "2015년 당시 손목을 크게 다쳤다. 내 나름대로 시즌마다 큰 부상 없이, 144경기로 늘어난 이후에도 거의 해마다 140경기 이상 뛰고 있는 게 뿌듯한 점이다. 그 시즌은 부상으로 경기 수가 가장 적었는데, 그때 부상을 경험하면서 몸 관리의 중요성을 느꼈다. 그런 경험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올해도 150안타 생산에 성공했지만, NC로 FA 이적한 첫해인 만큼 만족하기는 어렵다. 손아섭은 "많이 아쉽다. 슬럼프가 길었던 게 가장 아쉽다. 솔직히 (이적해) 부담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성적이 안 나올 때는 스트레스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받았다. 중간에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했고, 갈비뼈에 나도 모르게 금이 가면서 스윙 메커니즘이 무너져 슬럼프가 길어졌다 생각한다. 이제는 적응도 많이 됐고, 마음도 많이 편안해져 내년에는 올 시즌보다 한결 더 편한 마음으로 보낼 수 있는 자신감을 얻은 뜻깊은 한 시즌이었다"고 되돌아봤다. 

지금의 손아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큰 힘을 준 이대호는 8일 사직 LG 트윈스전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는다. 한 달 넘게 진행한 은퇴 투어의 마지막 여정이 될 예정이다.

손아섭은 지난 5일 창원 롯데전을 앞두고 이대호를 따로 만나 잠시 대화를 나눴다. 손아섭은 "마지막까지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잘 마무리하라고 이야기했다. 포옹하면서 '고생 많으셨다'로 말씀드렸다. (이)대호 형도 '고마웠다'는 이야기를 짧게 주고받았다. 다른 구장 은퇴 투어도 영상으로 봤지만 정말 멋있었다. 선수가 정말 저렇게 은퇴할 수 있다고 하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은퇴이지 않을까 싶었다"며 떠나는 이대호에게 마지막 인사를 보내면서 그의 정신은 끝까지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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