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이 된 이규형…뮤지컬 '사랑의 불시착', 이 배우들 없었다면[리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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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글로벌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메가히트한 원작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원작의 매력과 배우들의 호연이 마음에 남는 조금의 흠마저도 상쇄시킨다.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은 어느날 돌풍과 함께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 상속녀 윤세리와 그를 숨기고 지키다 사랑하게 되는 북한 장교 리정혁의 특급 러브스토리를 그린 작품이다.
현빈과 손예진이라는 세기의 부부를 탄생시킨 동명의 메가히트 원작을 무대로 옮겼다. 러닝타임을 다 합치면 하루 꼬박인 16부작 드라마가 2시간 50분짜리 뮤지컬로 변신한 만큼 드라마에서도 비중 있게 다뤄진 주요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극이 구성됐다. 드라마 마지막회에 등장했던 에델바이스가 극 전반부터 장치로 사용되는 변화도 있다.
드라마를 보지 않은 관객이라면 다소 내용 이해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그러나 드라마 버전 '사랑의 불시착'을 사랑한 관객이라면 작품이 주는 감동을 새로운 방식으로 다시 한 번 느껴보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원작이 워낙 큰 인기를 얻은 덕에 중장년층 관객들도 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 드라마에서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던 원작의 '깨알 개그'는 이규형, 이이경 등 극강의 생활형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들의 애드리브까지 더해져 놀라온 웃음 타율을 보여준다.
드라마의 감동을 배가시켰던 인기 OST가 뮤지컬 넘버로 재탄생된 것 역시 눈길을 끈다. 십센치가 부른 '운명인 듯 우연', 크러쉬가 부른 '둘만의 세상으로 가', 다비치의 '노을' 등이 적재적소에 사용됐다.
창작 넘버 중에서는 '한 걸음만 더'가 깊은 인상을 남긴다. 분단 현실에서는 아무것도 약속할 수도, 함께하는 미래를 꿈꿔볼 수도 없는 윤세리, 리정혁의 안타까운 사랑에 남북 현실을 투영한 듯한 가사와 아름다운 멜로디가 극의 절정을 담당한다.
하이라이트를 담은 2막이 오히려 1막보다 늘어지는 느낌을 주고, 드라마의 내용을 압축한 것에 그친 뮤지컬화는 분명히 아쉬운 포인트다. 액션신 등의 구성과 완성도 역시 옥에 티다. 반면 이런 아쉬움마저 지우는 것은 배우들의 매력적인 연기와 캐릭터 소화력이다.
현빈이 연기한 리정혁을 연기하는 이규형은 "역시!"라는 감탄사를 이끌어낸다. 현빈이 남긴 그림자마저 말끔하게 지워낸 이규형은 원칙주의자 대위가 남쪽에서 온 말썽꾸러기 사고뭉치 재벌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 판타지적 내용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며 놀라운 몰입감을 선사한다. 손예진이 연기했던 윤세리가 된 김려원 역시 훌륭한 감정 연기와 노래의 밸런스로 애틋한 로맨스에 힘을 더한다.
구승준을 연기하는 이이경, 서단이 된 김이후의 활약도 반갑다. 6년 만에 뮤지컬 무대로 돌아온 이이경은 능청스러운 바람둥이 구승준을 훌륭하게 소화하며 싱크로율 200% 찰떡 연기를 선보인다. 노래 부분에서 분명한 아쉬움은 있지만, 이이경이 배우로서 가진 매력과 강점이 그마저도 완벽히 덮는다. 김이후 역시 '차도녀' 서단 역시 캐릭터에 생동감을 더한다.
장점만큼이나 여러 단점도 눈에 띄는 작품이지만, 하나의 IP를 여러 방식으로 풀어내려는 용감한 도전만큼은 칭찬할만하다. 공연의 기획 단계부터 일본 등 원작을 사랑한 국가로 해외 진출이라는 야심찬 의도가 읽히는데, '사랑의 불시착'이라는 원작을 드라마로만 남겨두기에 아까운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오는 11월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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