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한 번의 따뜻한 겨울이 기다리는 양의지 ⓒNC다이노스
▲ 또 한 번의 따뜻한 겨울이 기다리는 양의지 ⓒNC다이노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양의지(35‧NC)가 시즌 초반 부진한 출발을 보일 때, 일각에서는 양의지도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느냐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실제 양의지는 전반기 74경기에서 타율 0.256, 9홈런, 45타점에 머물렀다.

다른 포수였다면 충분히 훌륭한 공격 성적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대상은 리그 최고 포수인 양의지였다. 이름값을 생각하면 걱정할 만한 성적이 맞았다. 그러나 양의지는 양의지였다. 후반기 54경기에서 타율 0.313, 11홈런, 4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42를 기록하며 어느덧 자신의 원래 위치로 돌아왔다. 

성적을 놓고 보면 양의지의 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양의지는 시즌 128경기에서 타율 0.281, 20홈런, 93타점, OPS 0.855를 기록했다. 여기에 수비 능력도 녹슬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선수의 가치를 간접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는 여전히 포수 최고다. 통계전문사이트 ‘스탯티즈’의 집계에 따르면 양의지의 WAR은 4.49로 2위권과 격차가 큰 여전한 1위다.

소속팀 NC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가운데 이제 관심을 모으는 건 양의지의 거취다. 2019년 NC와 4년 총액 125억 원이라는 역대 포수 최고액에 계약한 양의지는 성공적인 4년을 보냈다. NC는 원금을 회수하고도 남을 만한 투자 성과를 얻었다. 양의지는 4년간 517경기에서 타율 0.321, 103홈런, 396타점, OPS 0.968이라는 어마어마한 성적과 함께 4년 계약을 모두 마쳤다.

원 소속팀 NC가 양의지 잔류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에 경쟁자가 없을 것이라 상상하기는 어렵다. 샐러리캡에 여유가 있고, 팀 성적 향상에 사활을 기울이고 있는 2~3개 팀 정도가 양의지에 관심을 보인다는 루머는 시즌 중반부터 야구판에 파다하게 돌았다. 양의지의 몸값이 예상보다 더 높을 것으로 보여 남은 포수들도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이렇게 되면 양의지가 역대 FA 계약 규모에서 강민호(37‧삼성)을 뛰어넘을 가능성 또한 기정사실화되는 양상이다. 강민호는 2014년 첫 번째 FA 당시 원 소속팀 롯데와 4년 총액 75억 원에 계약했다. 2018년 두 번째 FA 당시에는 4년 총액 80억 원을 받고 삼성으로 이적했다. 그리고 올해를 앞두고 삼성과 3년 총액 36억 원에 다시 계약했다.

강민호가 세 번의 FA 계약으로 기록한 금액은 인센티브를 모두 수령한다는 전제 하에 최대 총 191억 원이다. 양의지가 총액 66억 원 이상의 계약을 체결한다면 강민호를 뛰어넘는다.야구계에서는 강민호의 기록을 무난하게 경신하고, 양의지가 4년이 넘는 다년 계약을 원할 경우 이 부문 최대어인 김현수(LG)의 총액 FA 230억 원까지 넘어설 수 있다고 본다. 

한편으로 양의지의 계약은 타 포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눈치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이 많다. 이번 FA 시장에는 양의지를 비롯, 유강남(LG), 박세혁(두산), 박동원(KIA), 이재원(SSG) 등이 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역대 최대 포수 FA 시장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저마다 장점과 매력이 있어 선수들 사이에서의 자존심 싸움 또한 벌써부터 치열하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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