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봉주의 딥쓰리] 너도나도 빠르게, 빠르게…대세가 된 '속공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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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빨리 넘어와!"
지난 8일 통영에서 막을 내린 KBL 컵대회. 우승팀 수원 KT 서동철 감독은 결승전 시작부터 선수들에게 빠른 공격 전개를 주문했다. KT 경기 외에도 이번 컵대회 기간 내내 코트 안에서 가장 많이 들린 말은 "빨리, 빨리"였다.
10개 팀 중 거의 모든 감독들이 속공을 강조했다. 한국농구에서 런앤건은 이제 대세가 됐다.
현장에선 서울 SK의 영향이 컸다고 말한다. SK는 지난 시즌 통합 우승 팀이다. 김선형, 최준용을 중심으로 빠른 농구를 구사했다. 두 선수가 공을 잡고 템포를 올리면 순식간에 점수 차가 크게 벌어졌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MVP 김선형도 달라진 프로농구 분위기를 감지했다. "템포가 빨라졌다. 이제 빠른 농구는 프로농구의 트렌드가 됐다. 모든 팀들이 공격 횟수를 더 많이 가져가려 하는 느낌이다. 실점을 해도 빨리 코트를 넘어온다"고 말했다.
그렇다. 예전엔 상대의 공격이 실패하면, 또는 상대 수비가 정돈되지 않은 상황에서 속공이 나왔다. 지금은 실점을 하든, 수비가 성공하든 무조건 공을 잡고 빨리 상대 코트로 넘어오려 한다.
이유는 득점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갈수록 전력분석, 수비전술이 발달되며 5대5 상황에서 득점이 어려워졌다.
반면 속공은 자유투와 함께 가장 쉽게 점수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이다. 우리 팀 선수의 숫자가 더 많을 때, 또는 숫자가 같아도 2대2, 3대3 상황이 득점하기 훨씬 수월하다.
골밑에 있는 빅맨 외국선수에게 공을 주고 나머지 4명이 공간을 벌려주는 포스트업 위주의 공격은 파괴력이 예전만 못하다. 울산 현대모비스 조동현 감독은 "요즘 한국농구에서 포스트업 플레이는 위력적이지 않다. 10개 팀 모두 포스트업에 대한 수비가 갖춰져 있다. 세깅 수비가 발달 됐고, 앞 선 선수들의 키가 커졌다. 옛날처럼 높이를 활용한 골밑 공격이 효과적이지 않다"고 설명한다.
그렇다고 수비가 등한시되는 건 아니다. 감독들이 말하는 속공엔 하나의 전제가 깔린다. 바로 수비와 리바운드다.
창원 LG 조상현 감독은 "시즌 내내 속공 농구를 계속할 거다. 그게 가능하려면 리바운드에서 우위를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형도 "지난 시즌 우리가 잘 나갈 때를 보면, '공격부터 해야겠다' 생각하고 경기를 하진 않았다. 수비와 리바운드에 먼저 신경 썼다. 그게 속공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개인기가 좋고 스피드가 뛰어난 필리핀 가드들의 합류도 빠른 농구를 촉발시켰다. 스킬 트레이닝 붐으로 국내선수들의 개인기가 좋아진 점도 한몫한다.
무엇보다 지난 시즌 SK가 빠른 농구로 우승을 하면서 나머지 9개 팀들에게 자극을 줬다. 올 시즌 프로농구에서 속공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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