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36승 했는데 PS에서는 계륵… 마법의 이닝이터, 이대로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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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10월 13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당시 kt 불펜에는 두 명의 투수가 몸을 풀고 있었다. 선발 소형준이 아무리 잘 던져도 경기 전체를 다 책임질 수는 없었다. 두 번째 투수가 누가 되느냐, 그리고 언제 투입되느냐가 관심거리이자 경기의 승부수이기도 했다.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5)는 일찌감치 몸을 풀기 시작했다. 언제라도 투입할 수 있는 준비를 모두 마쳤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날 데스파이네의 등판은 없었다. 이강철 kt 감독은 소형준이 6회 1사까지 경기를 책임지자 두 번째 카드로 불펜에서 가장 믿을 만한 선수였던 우완 김민수를 선택했다. 웨스 벤자민의 1이닝 투혼을 거쳐, 마무리 김재윤이 경기의 문을 닫았다.
데스파이네의 애매한 쓰임새를 확인할 수 있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지난 3년간 kt 마운드의 주축으로 활약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투입하기에는 벤치의 확신이 없다는 것을 시사하는 듯했다.
2020년 kt에 입단한 데스파이네는 리그를 대표하는 이닝이터로 손꼽혔다. 4일 휴식 후 등판이라는 자신의 확실한 루틴이 있었고, 자연스레 더 많은 경기에 나갔다. 입단 당시까지만 해도 마운드가 확실하게 정비되지는 않은 kt였다. 그래서 이런 데스파이네의 이닝소화능력은 큰 도움이 됐다. 데스파이네가 4일 휴식 후 등판을 하니 국내 선수들의 체력을 아끼고 관리를 할 수 있는 여지가 넓어졌다. 이는 보이지 않는 큰 공헌이었다.
그렇게 데스파이네는 두 번의 재계약을 했고, 3년간 정규시즌 98경기에 나가 36승30패 평균자책점 4.07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수가 3년간 36승을 했다면 나름대로 혁혁한 성과였다. 그러나 올해 성적이 떨어지면서 결국 시즌 막판 선발 로테이션에서 밀려났고, 포스트시즌에서도 불펜에서 뛰고 있다. 그 불펜의 임무도 필승조가 아닌 추격조다.
선발이 일찍 무너졌을 때 바로 붙어 실점을 최소화하고 다음 투수들이 준비할 수 있을 때까지 시간과 이닝을 벌어주는 게 지금 데스파이네의 보직이다. 하지만 19일 홈에서 열린 키움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그마저도 못했다.
선발 고영표가 1회부터 푸이그에게 3점 홈런을 맞자 데스파이네는 서둘러 몸을 풀기 시작했다. 그리고 0-4로 뒤진 3회 1사 3루에서 데스파이네는 호출 신호를 받았다. 하지만 푸이그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추가 실점했다.
3회 실점은 어쩔 수 없어도 4회가 문제였다. 1-5로 뒤진 4회 이지영에게 우익수 옆 2루타를 맞은 것을 시작으로 대타 김웅빈에게 우전안타, 그리고 송성문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에 몰렸다. 팀이 데스파이네에게 기대했던 투구가 전혀 아니었다. 결국 심재민으로 교체됐고, 남긴 주자들이 모두 홈을 밟으며 이날 기록지는 ⅔이닝 3실점으로 크게 망가졌다.
3차전에서 추격조로서도 확실한 역량을 보여주지 못한 데스파이네는 남은 시리즈에서의 활용이 부담스러워졌다. 그간의 팀 공헌도는 누구나 인정하지만, 결과적으로 작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누구나 실감할 수 있다. 남은 일정에서 대반전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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