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성환 코치(가운데) ⓒ곽혜미 기자
▲ 조성환 코치(가운데)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이천, 김민경 기자] "형들이 왔을 때 '어서 오세요'하고 자리를 비켜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주인이 정해진 것처럼."

조성환 두산 베어스 수비코치가 야수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조 코치는 올 시즌을 마친 뒤 2년간 몸담았던 한화 이글스를 떠나 두산으로 돌아왔다. 2년 전 두산에서도 수비코치로 지내면서 가르쳤던 어린 선수들이 조금씩은 성장해 있어 반가우면서도 다음 시즌부터는 포지션 경쟁에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었으면 하는 바람을 표현했다. 

조 코치는 24일 이천베어스파크에서 팀 합류 후 처음으로 수비 훈련을 이끌었다. 특히 내야수들을 전담해 집중적으로 가르쳤다. 두산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2루수 오재원이 은퇴하고, 유격수 김재호도 선수 생활 막바지를 향하고 있는 만큼 구단은 다음 세대가 빠르게 성장하길 기다리고 있다. 조 코치와 함께 골든글러브 3루수 출신인 김한수 수석코치도 내야수들의 훈련을 이끌며 기본기 강화에 주력했다.  

조 코치는 "잘하는 것보다는 정확하게 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외야수들은 연습하는 것을 보면 기존 코치님들께서도 잘 끌고 오셨지만, 준비가 안 됐는데 빨리 던지겠다는 생각만 있더라. 서두르는 것을 자제하고 준비가 된 상태에서 공을 던지게 하고 정확히 하다 보면 야구를 잘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려 한다"고 이야기했다. 

마무리캠프 동안은 무엇보다 기본을 강조하려 한다. 조 코치는 "수비 파트만 이야기하자면, 오버 페이스를 할 수도 있고 허슬플레이도 좋은데 기본을 망각한 실책이 나오면 안 된다. 실책을 할 수는 있는데, 연습이 안 된 내용으로 서두르다 실책하면 팀과 개인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타격은 운이 많이 작용하지만, 수비는 운이 작용하지 않는다. 집중하지 않으면 실책이 빈번하게 나온다. 타격은 3할만 쳐도 잘한다는 말을 듣지만, 수비는 9할을 잘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김재호를 닮으려는 수비가 아닌 김재호만큼 안정적인 수비를 위해 노력하길 기대했다. 조 코치는 "내가 한화에 있을 때도 다들 '김재호처럼 하려면 어떻게 하냐'고 물어봤다. 그럴 때마다 '김재호보다 펑고를 더 열심히 받지 않는다'고 답했다. 선배보다 더 집중하지 못하고 연습도 열심히 하지 않는데, 김재호를 뛰어넘을 수 있나. 내가 김재호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이 공을 아끼고 있나, 이 공을 어떻게 하면 건실하게 잘 잡아낼 수 있을까 고민하다 보면 그 정도 수준의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차기 유격수로 꼽히는 안재석을 향한 조언도 이어졌다. 조 코치는 "(안)재석이는 좋은 선수고 좋은 것을 많이 갖고 있는데, 내가 봤을 때 재석이는 화려하다. (유격수는) 안정감이 보이면 훨씬 더 좋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 포지션이다. 화려함을 낮추고 안정감을 배가하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무리캠프 동안 반복 훈련으로 수비에 안정감을 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조 코치는 "수비는 사실 지겹다. 얼마나 보다는 어떻게가 중요하다. 연습 시간은 똑같이 주어지는데, 어떤 선수가 내 것으로 만들려 하는지에 성패가 달렸다고 본다. 연습이나 경기할 때 뒤로 빠지면 앞으로 밀어주겠지만, 앞으로 튀어나오는 선수는 다 받아줄 준비가 됐다"며 눈도장을 찍는 야수 유망주들이 여럿 나오길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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