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리블하는 강성진. ⓒ대한축구협회
▲ 드리블하는 강성진.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상암, 김건일 기자] 공을 잡았을 때 무언가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드는 선수들이 있다.

토트넘 홋스퍼와 한국 국가대표팀 간판 손흥민을 비롯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이상 파리생제르맹), 그리고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등이다.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FA컵 파이널 1차전 FC서울과 전북 현대 경기에선 FC서울 강성진이 그 선수였다.

오른쪽 측면에 배치된 강성진이 터치라인 부근에서 공을 잡고 드리블 할 때마다 상암월드컵경기장 관중석이 들썩였다.

맞은 편에 국가대표 수비수 김진수가 있었으나, 강성진은 계속해서 전진 기어를 당겼다. 대담하고 저돌적인 개인기와 드리블 돌파에 전북 수비진은 경기 내내 흔들렸다.

백미는 전반 막판 김진수와 일대일. 터치라인에서 공을 건네받은 강성진은 단숨에 페널티박스 안으로 진입했다. 김진수는 재빠르게 강성진에게 달라붙은 뒤 공을 향해 몸을 날렸다.

그런데 강성진은 순식간에 왼발에 있던 공을 반대발로 옮겨 김진수의 태클을 무력화했다.

김진수가 수비에 실패하자 전북 수비형 미드필더 박진섭이 달려들었다. 강성진의 몸은 여전히 터치라인 부근에 있는 상황. 하지만 강성진은 이 좁은 공간에서도 발재간을 부렸다. 박진섭마저 제쳐낸 뒤 오른발 크로스를 골대 앞으로 보냈다. 전북 수비진이 이를 가까스로 걷어 냈다.

골로 이어지지 않았으나, 강성진이 보여 준 이 장면에 상암월드컵경기장 관중들은 일제히 박수갈채를 보냈다.

곧이어 김진수와 강성진이 다시 만났다. 강성진이 다시 드리블을 시도했고, 이번엔 김진수가 강성진을 넘어뜨리면서 상황을 멈췄다. 김진수는 웃으며 강성진을 일으켜세웠다.

강성진은 오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난 시즌 서울과 준프로 계약을 맺고 데뷔했다.

오산고 시절부터 정평이 나 있던 특급 드리블러인 강성진은 기술은 물론이고 어느 때나 개인기와 드리블을 시도하는 담대한 정신력이 높게 평가받는다.

강성진은 "살라가 롤 모델이다. 영상을 많이 본다. 개인 훈련할 때도 그것을 머릿 속에 구상한다"고 말했다.

강성진은 국가 대표에서도 양현준과 함께 주목받는 선수.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 지난 7월 동아시안컵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마침 이날 벤투 감독이 경기장을 찾아 강성진의 폭풍 같은 드리블을 눈에 담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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