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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 가능할 것 같은데요” 후회 없이 던졌다, 오원석이 약속을 지켰다

작성일: 2022.11.05 05:1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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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원석 ⓒ곽혜미 기자
▲ 오원석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태우 기자] 한국시리즈 첫 등판을 앞두고 “긴장한 것 같다”고 농담을 던졌더니, 오원석(21‧SSG)은 “인터뷰가 더 긴장된다”고 농담으로 받아쳤다. 

첫 포스트시즌, 그것도 첫 경기를 한국시리즈에서 던져야 하는 상황이었다. 사실 부담감이 없다고 할 수는 없었다. 오원석도 인정했다. 부담감도 반, 설렘도 반이라고 했다. 그러나 하나는 약속했다. 후회 없이, 공격적으로, 재밌게 던지겠다고 했다.

전력 투구를 예고하고 있었다. 3차전 선발을 앞두고 이닝은 신경 쓰지 않겠다고 했다. 어차피 뒤에 선배들이 모두 대기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뒷일은 선배들에게 맡기고, 자신은 한 타자 한 타자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고 했다. 

오원석의 구속은 데뷔 이후 꾸준히 오르고 있지만, 아직까지 파이어볼러의 이미지는 아니다. 올해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은 시속 143.1㎞ 남짓. 대부분 공이 140~145㎞ 사이에 형성된다. 그래서 “구속이 147㎞ 이상 나올 수 있을까”라고 물었더니, 오원석은 “가능할 것 같은데요”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처음부터 전력을 다해 던지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 오원석은 약속을 지켰다. 구속은 구속이고, 무엇보다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승부가 돋보였다. 자신의 첫 포스트시즌, 첫 한국시리즈 등판에서 떨지 않고 던졌다. 비록 승리투수 요건은 없었지만, 오원석은 팬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는 경험으로 첫 가을의 기억을 아로새겼다.

오원석은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 5⅔이닝 동안 88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잘 버티며 팀의 대등한 승부를 이끈 끝에 승리의 주역이 됐다. 상대 외국인 에이스 에릭 요키시와 투수전을 벌이면서 팀이 경기 후반을 도모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결국 SSG는 경기 막판 타격이 폭발하며 8-2로 역전승했다.

올 시즌 키움전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무려 8.14에 이르렀고, 고척에서의 성적도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94로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원형 SSG 감독은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 당시 일찌감치 누가 올라오든 오원석을 4선발로 낙점했다. 다른 후보들에 비해 주자 견제에 장점이 있고,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연습경기에서의 컨디션도 기대대로 좋았다.

시작부터 전력 투구를 한 오원석은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했다. 1회 선두타자 김준완을 3구 삼진으로 잡아내며 경기를 깔끔하게 시작했다. 3구 모두 패스트볼이었고, 모두 그냥 한복판으로 ‘칠 테면 치라’ 식의 공격적 승부였다. 중간중간 공이 날리는 경우가 있기는 했지만 오원석은 그런 방식으로 5회까지 투구를 이어 갔다. 투구 템포도 평소보다 빨랐다. 키움 타자들이 간혹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타석에 임하는 경우가 있었을 정도였다. 

공에 힘도 있었고 적극적인 승부에 정규시즌 오원석에게 ‘저승사자’와 같았던 키움 타자들도 꽤 고전했다. 4회 ‘오원석 킬러’ 푸이그의 2루타와 김태진의 적시타로 1점을 뽑기는 했지만 오원석은 흔들리지 않고 추가 실점을 억제하며 5회까지 1실점으로 버텼다.

이날 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9㎞. 1회 구속은 140㎞대 중후반에 이르렀다. 경기 후 오원석은 "구속을 보지 못했다. 그 정도 나왔나"라고 되묻더니 살며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 구속을 찍어서 그런 게 아니라, 자신과 약속을 잘 지킨 것 같아 나오는 뿌듯함이 묻어 나왔다.

힘이 다소 떨어진 3회 이후부터는 변화구도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푸이그에게 2루타 2개를 맞은 것을 제외하면 장타도 잘 억제하면서 키움 타선을 상대했다. 이 정도 투구 내용이라면 시리즈가 막판으로 갔을 때 언제든 활용할 여지를 남길 수 있다. 이 젊은 선수가 이번 등판으로 자신감을 얻어 더 성장한다면 더할 나위가 없는 경기였다. SSG도 오원석과 함께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해 한걸음 더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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