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이형종과 고형욱 단장. ⓒ 키움 히어로즈
▲ 키움 이형종과 고형욱 단장. ⓒ 키움 히어로즈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키움이 한밤의 역전 드라마를 썼다. 퓨처스 FA 이형종을 놓고 벌였던 한화와 영입 경쟁에서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전액 보장이라는 '진심' 카드에, 서울 구단이라는 지리적 이점이 더해진 결과다. 

키움 히어로즈는 24일 퓨처스 FA 이형종과 4년 20억 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퓨처스 FA 규약에 따라 내년 연봉은 올해와 같은 1억 2000만 원이지만 2024시즌 6억 8000만 원, 2025~2026년은 6억 원으로 연봉이 오르는 다년 계약이다. 퓨처스 FA  규약의 빈틈을 이형종 측 에이전시가 잘 찾아냈고, 다년 계약에 문제가 없다는 KBO 유권해석을 받으면서 계약 규모가 커졌다. 

사실 이형종은 23일 낮까지만 해도 한화 이적이 유력한 상태였다. 한화는 장시환 잔류에 이어 채은성에게 6년 최대 90억 원, 이태양에게 4년 25억 원을 투자하면서 전력 보강 의지를 보이고 있었다. 이형종도 영입 후보에 포함됐다.

출전 기회가 많은 팀을 원하는 이형종에게 어울리는 곳이기도 했다. 한화는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선수층이 얇은 상태인데다 주장 하주석이 음주운전 적발로 7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으면서 라인업을 채우기 위한 야수 보강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특히 이형종의 포지션인 외야는 무주공산에 가까웠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도 외야수들의 더딘 성장에 은근한 우려를 표할 정도였다.

마침 23일은 이형종과 같은 에이전시 소속인 이태양이 한화와 계약한 날이었다. 자연스럽게 이날 대전에서 이형종에 대한 협상도 이뤄졌다. 이형종의 한화행이 임박한 것으로 보였다. 

▲ 키움 이형종 ⓒ 키움 히어로즈
▲ 키움 이형종 ⓒ 키움 히어로즈

그러던 23일 밤, 키움이 이형종 영입전에 끼어들었다. 키움 고형욱 단장은 24일 오전 "좋은 흐름으로 갈 것 같다. 우리가 진심을 보여줬으니 판단은 이형종 선수의 몫이다"라고 얘기했다. 그리고 오전 11시 담판을 지었다. 

키움의 진심은 전액 보장이었다. 인센티브 비중이 상당히 컸던 한화와 달리 4년 20억 원을 전액 보장해주겠다며 성의를 보였다. 여기서 이형종의 마음이 흔들렸다.

생활 환경이 바뀌지 않는다는 점 또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형종은 서울에서 나고 자라 서울 팀인 LG 트윈스에서 뛰었다. 대전에서 새출발하는 것보다 서울 팀에 남는 쪽을 선택했다.

계약을 마친 이형종은 "먼저 저의 가치를 인정해주시고, 높게 평가해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 키움은 열정이 가득하고 파이팅이 넘치는 팀이다. 올 시즌 선수단 전체가 하나로 뭉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새로운 팀에 온 만큼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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