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와 FA 계약을 하며 KIA를 떠난 박동원 ⓒLG트윈스
▲ LG와 FA 계약을 하며 KIA를 떠난 박동원 ⓒLG트윈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포스트시즌 복귀라는 대명제 속에 야심차게 오프시즌 전력 보강에 나선 KIA는 지난 4월 24일, 키움과 트레이드로 그 발걸음을 이어 갔다. 확실한 포수를 찾고 있었던 KIA는 박동원(32)을 영입하며 안방의 무게감을 높였다.

어느 팀이나 주전급 포수를 내주는 건 부담스러운 일이다. 이지영이라는 또 하나의 좋은 포수가 있는 키움으로서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런 키움이 박동원 카드를 포기할 정도로 KIA의 조건은 비교적 매력적이었다는 평가였다. KIA는 내야 멀티 자원인 김태진, 현금 10억 원, 그리고 2023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박동원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했다. 

트레이드가 성사된 배경에는 박동원이 2022년 시즌을 끝으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는 사실 또한 중요하게 작용했다. 키움은 금전적으로 박동원 레이스에 뛰어들기는 쉽지 않았다. 현금 10억 원은 2군 선수들의 연봉을 상당 부분 책임질 수 있는 꽤 큰 금액이기도 했다. 결국 선수, 지명권, 그리고 현금이 모두 포함된 KIA의 조건에 키움은 박동원을 보냈다.

KIA로서도 다소간 모험이었다. 지출한 대가가 적지 않았을뿐더러 FA 자격을 얻을 박동원이 자칫 잘못하면 ‘반 시즌 렌탈’이 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KIA가 연장 다년 계약이든 FA 계약이든 박동원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결론적으로 박동원이 KIA의 제안을 뿌리치고 LG와 4년 65억 원에 계약하면서 우려는 현실이 됐다.

KIA는 27일 박동원의 보상선수로 좌완 김대유(31)를 지명했다. A등급인 박동원의 올해 연봉(3억1000만 원)의 200%인 6억2000만 원을 보상금으로 받는다. 물론 박동원 트레이드가 파생시킨 후속 트레이드도 생각해야 하지만, 일단 박동원이 직접적으로 연관된 트레이드 및 FA 계약의 손익 계산서는 이제 작성할 수 있는 단계다.

결론적으로 KIA가 잃은 건 박동원이라는 주전 포수 그 자체, 김태진, 10억 원과 2023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이다. 결론적으로 KIA가 얻은 건 김대유와 보상금 6억2000만 원 수준이다. 현금을 빼면 신인드래프트 지명권과 김태진을 김대유로 맞바꾼 셈이 됐다. 

무형적인 부분에서 반론이 있을 수는 있다. 김태진은 당시 KIA 전력에서 중용되던 선수는 아니었고, 신인드래프트 지명권의 성패는 먼 미래에 판가름이 난다. 김대유는 우완에 비해 좌완 불펜이 다소 약했던 KIA에 단비를 뿌려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임을 지난 2년간 증명했다. 

여기에 4월에 박동원을 영입했기에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했다는 시각도 있다. 후반기 박동원의 장타력을 고려할 때 마냥 틀린 이야기라고는 볼 수 없다. 포스트시즌 진출은 KIA의 2022년 최종적인 목표이기도 했다. 

다만 어쨌든 KIA가 적든 크든 잃은 게임이라는 시각이 많다. 기본적으로 박동원을 놓쳤기에 성공했다고 볼 수는 없는 트레이드라는 평가다. KIA 포수진은 당장 지난해 주전 포수가 확실하지 않은 이맘때의 고민으로 되돌아왔다. 최근 또 한 번 키움과 트레이드로 주효상을 영입했지만 이번에도 신인드래프트 지명권을 잃었다. 결과적으로 박동원 없이도 한국시리즈에 가는 동시에 대가를 두둑하게 챙긴 키움이 최종 승자가 된 반면 KIA는 못내 아쉬움을 삼키며 판을 떠났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