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아나운서→피트니스 선수…"꿈을 간직하면 기적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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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포, 박대현 기자 / 김성철 영상 기자] 한창 부산하게 뛰놀 예닐곱 살. 병원은 소아마비를 진단했다. 소년은 약 1년을 못 걸었다. 그때부터였다. 김동민(38)은 '기권'하지 않았다. 부모와 바지런히 병원 문턱을 드나들며 치료에 몰두했다. 기권을 않으니 기적이 찾아왔다. 새해 선물처럼 다시 걷게 됐다.
"여섯일곱 살 때 한 1년을 못 걸었다. 대학병원에선 소아마비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각고의 노력 끝에 건강을 회복했고 제 힘으로 (다시) 걷을 수 있게 됐다. 다들 기적이라며 놀라워했다."
"어릴 때 걸을 수 없음을 경험하니 약간의 강박이나 불안 같은 게 몸에 새겨진 듯했다. '건강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전공으로 체육교육과를 택하는 데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다. 실제 체육 교사 생활을 3년 정도 했다. 방송계 입문을 스포츠 중계로 시작한 것도, 현재 트레이너로서 누군가 몸을 아름답게 빚어 주는 일을 하는 것도 옛 기억의 영향이 적지 않은 것 같다."
김동민은 팔방미인이다. 스포츠 캐스터와 MC, 피트니스 선수, 체육관 대표를 겸한다. 재능이 풍부해서가 아니다. '작은 꿈'을 잊지 않고 간직했다. 대학 1학년 때 방문한 방송국 PD 특강을 잊지 않았다. 안정적인 교사직을 내려놓고 정글에 가까운 아나운서 지망생 길을 디딘 이유다.
"대학 1학년 때 방송국 PD께서 강연을 오셨다. 모교 선배님이기도 한 그 분의 말에 마음이 반응했다. 하필 특강날이 생일이었다. 그래서 더 특별히 다가왔는지도 모른다(웃음). ROTC로 군입대하고 교사 임용 뒤에도 그때 강연을 잊지 못하겠더라. 결국 도전의 길을 택했다."
"스포츠 캐스터로서 롤모델은 송재익 선배다. 얼마나 좋아한지 모른다. 팬카페 가입은 말할 것도 없다. 송재익 선배께서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중계한 18경기 전부를 다운 받아 대본화 했다. 중계 A to Z를 다 받아 적고 연습했다. 그 분 농담까지 외울 정도였다. 송 선배처럼 눈을 감고 들어도 그림이 그려지는, 축구가 훤히 보이는 중계를 하고 싶었다. 지금도 부족하지만 열심히 연습 중이다."
지난해 피트니스 선수에도 도전해 화제를 모았다. 김동민의 5번째 직업. 첫발은 특별하지 않다. 체대 시절부터 벗삼은 웨이트트레이닝에 보디빌딩식을 가미하자 효과를 실감했다. 몸으로 깨친 걸 강도를 높여 실천했다. 김동민의 방식이다.
"보디빌딩식 웨이트트레이닝을 한 지는 7~8년 됐다. 체대 시절부터 꾸준히 운동을 해왔다. (보디빌딩식이) 상당히 큰 도움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다 보니 관심을 쏟게 되고 공부하게 되고(웃음). 결국 좋아하게 됐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대회 참가를 결심했다."
김동민은 선수이면서 지도자다. 현직 트레이너다. 그가 꼽는 추천 일순위 운동이 궁금했다. 벤치프레스, 데드리프트가 나올 줄 알았다. 아니었다. 김동민이 강조한 건 '걷기'였다. 기초를 부각했다.
"추천 운동으로 바르게 걷기, 바르게 달리기를 꼽고 싶다. '바르게'란 표현이 생소하실 수 있다. 하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어려서부터 우린 부모의 기대와 박수 속에 서고 걷기를 시작한다. 다만 내가 잘 걷는 건지, 잘 뛰는 건지에 대한 점검은 단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 (12년을 보내는) 학교서도 그렇다."
"잘 뛰고 잘 걷는 게 너무 당연하고 쉬운 것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신발 밑창을 보면 알 수 있다. 어디가 불균형하게 닳아 있거나 무릎·허리 통증을 느끼는 게 그 예다. 발을 살피면 많은 걸 인지할 수 있다. (통증의) 시작점, 즉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잘 걸으면 통증 케어는 물론 체중 관리까지 가능하다. 그래서 회원 분들이 체육관에 오시면 가장 먼저 체형 측정하고 걷기와 뛰기를 점검해 드린다. (많은 이가 간과하지만) 정말 중요한 대목"이라며 거듭 힘줘 말했다.
아내인 정애리(38)와 피트니스 커플로 유명하다. 같은 피트니스 선수이자 트레이너로서 삶의 희비를 공유하는 동반자다. '아내 정애리'와 '선수 정애리'의 장점을 구분해 달라 부탁하자 달변인 그도 쑥스러워했다.
"아내로서 정애리는 가족을 사랑하고 헌신하는 모습이 가장 큰 장점이다. 선수 정애리는 스스로를 믿고 (장단점을) 인정하는 면이 존경스럽다. 운동을 향한 사랑 역시 남다르다. 여러 면에서 긍정적인 영감을 주고받는 사이"라며 수줍게 귀띔했다.
김동민은 다독가다. 고전(古典) 애독자다. 삶의 원서를 가까이 해 더 좋은 선택을 꾀한다. 다양한 직업적 선택에도 흔들리지 않는 힘을 그는 고전에서 찾았다.
"논어와 한비자, 손자병법과 성경. 이 네 권은 반드시 읽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네 권 모두 사람에 대한 이야길 다룬다. 사람을 상대하는 법, 전투에서 사람과 싸우는 법,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두루 전하고 있다."
"고리타분하게 들리실 수도 있다(웃음). 그럼에도 클래식한 고전, 어찌 보면 원서라 볼 수 있는 책을 곁에 두고 자주 읽는 편이다. 딱 한 권만 꼽으라면 (종교를 떠나) 성경을 권유 드리고 싶다. 개중에서도 잠언편은 꼭 일독을 권해드린다. 제일 좋아하는 성경 구절은 여호수아 1장 9절 말씀이다. '강하고 담대하라'. 내 좌우명이기도 하다."
고전은 본질이다. 개별보다 바탕을 얘기한다. 고전 숙독을 권하는 '인간 김동민'의 최종 꿈이 궁금했다. 여섯 번째 직업이 아닌 삶의 마지막 상(像)으로 어떤 그림을 그리는지 궁금했다. 그간의 삶을 되짚는, 본질을 닮은 현답을 입에 올렸다.
"20대 때 정말 치열히 살았다. 독하게 꿈꿨다. '장교로 군생활 해야지' 곱씹으며 특전사 가고 '선생님이 돼야 해' 맘먹어 선생님이 되고. 아나운서는 또 어떤가. 너무 이루기 어려운 꿈이지 않나. (힘든 목표였지만) 많은 고통을 참으며 결국은 꿈을 이뤄냈다."
"그런데 30대가 되면서 삶이 다소 바뀌었다. 꿈이라는 걸 뒤로하고 아빠 혹은 남편으로서 역할을 먼저 고려하게 됐다. 흔히 말하는 (가장의) 희생이나 헌신을 선두에 배치하게 된 것이다. 이전에는 전혀 경험한 적 없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그래서일까. 마흔을 바라보는 30대 후반의 남자로서 (최종적인 꿈은) 사실 잘 모르겠다. 어떤 것을 꿈꾸기에 앞서 내가 좀 지녀야 할 마음들, 또는 확고한 철칙들을 지키는 게 우선이지 않나 싶다. 일단은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해 살고 싶다. 그뿐이다."
꿈이 꼭 명사일 필요는 없다. 김동민의 꿈은 나이를 먹고 가장이 되면서 '동사'로 바뀐 듯했다. 장교, 체육 교사, 아나운서, 피트니스 선수, 체육관 대표가 아닌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 38살 김동민의 공진화한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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