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날 보러 먹튀랬나… 분노의 98마일 부활, 역대급 ‘K머신’이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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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크리스 세일(34‧보스턴)은 메이저리그 역사를 대표하는 탈삼진 머신이다. 세일의 통산 9이닝당 탈삼진 개수는 무려 11.1개. 메이저리그 역사상 1500이닝 이상을 던진 선수 중에서는 역대 최고 기록이다.
그러나 근래 3년은 그런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 부상이 잦았다. 그 때문인지 구위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한 살씩 나이는 더 먹었다. 이제는 모두가 “세일이 예전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2020년 시즌을 앞두고 한 5년 1억4500만 달러(약 1909억 원)의 계약을 두고 ‘먹튀’라는 오명만 잔뜩 진해졌다.
세일은 2019년부터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평균자책점 4.40을 기록했다. '팔꿈치가 아파서'라는 가정은 현실화됐다. 항상 강한 공을 지탱했던 그의 팔꿈치 인대는 이미 손상이 컸다. 2020년 팔꿈치인대재건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아야 했다. 2020년 한 시즌을 모두 날렸고, 한 번 아팠던 몸은 계속 아팠다. 2021년부터 2022년까지 두 시즌 동안 11경기 출전이 고작이었다.
모처럼 건강하게 시즌을 준비한 올해는 시즌 출발이 너무 좋지 않았다. 첫 3경기 평균자책점은 11.25였다. 구속도, 구위도 떨어진 게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였다. 하지만 세일은 반등을 이뤄내고 있다. 예전만한 위압감은 아니더라도, 기록들이 상당수 정상으로 돌아왔다. 보스턴의 반등에 한 몫을 보태고 있다.
세일은 최근 4경기에서 27⅓이닝을 던지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30으로 순항하고 있다. 이 기간 피안타율은 0.163, 피출루율은 0.212에 불과하다. 장타도 많이 허용하지 않았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무려 70%에 이를 정도로 거침 없고 공격적인 투구가 이어지고 있다.
구위에 자신감이 붙었다. 21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와 경기에서는 7이닝 동안 3피안타(2피홈런) 8탈삼진 2실점 호투로 시즌 네 번째 승리를 거뒀다. 홈런 두 방을 맞기는 했지만 오히려 압도당한 쪽은 샌디에이고 타선이었다. 세일은 이날 헛스윙만 16차례를 유도했다. 최고 구속은 97.6마일(약 157.1㎞)까지 나왔다. 평균 구속도 94.7마일(약 152.4㎞)로 올 시즌 평균보다 좋았다.
특유의 포심-슬라이더 콤보로 많은 헛스윙을 유도했다. 사실 전성기 세일은 두 가지 구종만으로도 상대 타자 압도가 가능한 선수였다. 알고도 못 쳤다. 21일 경기에서 그런 느낌이 다시 났다. 이날 포심의 헛스윙 비율은 29%, 슬라이더는 33%였다. 샌디에이고 타자들은 존에 들어오는 공도 제대로 콘택트하지 못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8개의 삼진을, 그것도 중요한 순간 잡아냈던 원동력이었다.
세일의 올해 9이닝당 탈삼진 개수는 11.1개. 자신의 경력 통산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지난해는 7.9개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세일의 올라오는 구위를 실감할 수 있다. 최악의 출발, 아직 여전히 높은 시즌 평균자책점(5.01)에도 불구하고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이유다. 지난 3년은 연봉값을 전혀 해내지 못했지만, 마지막 2년에 이를 어느 정도 만회하며 ‘최악 계약’ 후보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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