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완-강민호-양의지밖에 못했던 그것… 이 선수가 도전한다, 65억이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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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그래도 덩치가 좀 있는 포지션인 만큼, 포수들은 일발 장타를 기대 받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수비가 좋고 타율까지 높으면 말 그대로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공‧수 겸장 포수에 대한 목마름은 어느 시대나, 어느 무대에나 있었다.
그래도 수비가 중요한 포지션이라 홈런에 대한 기대치까지 높은 건 아니다. 그리고 그런 포수도 역사를 통틀어서 그렇게 많지 않다. KBO리그 역사상 단일 시즌 30홈런 고지를 밟은 선수는 단 세 명뿐이라는 점이 이 명제를 재확인한다.
2000년 현대 소속이었던 박경완 현 LG 배터리코치가 40홈런 고지를 밟으며 리그 역사를 새로 썼다. KBO리그 포수에 대한 정의를 바꿔놓은 일대 사건으로 기억된다. 박경완은 SK 유니폼을 입은 뒤 2004년 34홈런을 치며 다시 30홈런 시즌을 만들었다. KBO리그 역사상 30홈런을 두 차례 이상 기록한 포수는 여전히 박경완 뿐이다.
공격력을 갖춘 후배들이 뒤를 이었다. 2015년 롯데 소속이었던 강민호(현 삼성)가 35홈런을 기록하며 박경완 이후 처음으로 포수 30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이어 양의지(현 두산)가 NC 소속이었던 2020년 33홈런을 기록하며 세 번째로 포수 30홈런 클럽에 가입했다. 천하의 강민호나 양의지도 한 번밖에 못한 대업이다.
그런데 이 대업에 도전할 만한 강력한 후보자가 2023년 나타났다. LG의 주전 포수 박동원(33)이 그 주인공이다. 시즌 초반 홈런을 쌓을 때까지만 해도 아무래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박동원은 아직 30홈런 근처에 가보지 못한 선수고, 20홈런 이상 시즌도 단 한 번뿐이다. ‘포수’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어서 더 그랬을지 모른다. 그런데 지금은 이야기가 조금 달라졌다. 진지하게 후보로 떠올랐다.
24일까지 홈런 10개를 쳐 리그 홈런 부문 선두에 올라 있었던 박동원은 25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서 홈런 두 방을 터뜨리며 자신의 11‧12호 홈런을 기록했다. 말 그대로 박동원이 승리의 문을 열고, 승리를 확정지으며 문을 닫았다. 선발 케이시 켈리 및 투수들까지 잘 리드하며 이날 경기 승리의 주역이 됐다.
2-0으로 앞선 1회 상대 선발 송영진을 상대로 경기 분위기를 주도하는 3점 홈런을 터뜨린 것에 이어, 6-3의 고착 상태가 이어진 8회에는 문승원을 상대로 다시 좌측 담장을 넘기는 큼지막한 대형 홈런을 쳐 팀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두 번째 홈런은 타구 속도가 무려 181㎞가 넘었다.
박동원은 원래부터 힘이 좋은 풀히터다. 언제든지 홈런으로 이어질 수 있는 타구 속도를 만들 수 있다. 다만 예전에는 발사각이 낮아 땅볼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3년 전부터 꾸준히 발사각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고, 그 노력은 지금도 적정한 발사각을 유지하려는 훈련으로 이어지고 있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에 따르면, 전체 타구 중 집계된 타구의 평균 발사각은 2021년 7.6도였다. 그러나 지난해는 14.1도, 올해는 이날 경기 전까지 17.6도로 높아졌다. 홈런을 만들기 적절한 발사각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박동원은 오른 손목을 최대한 덜 이용하며 공을 띄우고 있다.
현재 박동원이 건강하게 시즌을 완주한다고 가정하면, 현재 박동원은 시즌 39홈런 페이스다. 포수라 체력 조절 문제로 여름에 쉬는 경기가 더 많아진다고 해도 30홈런을 기대할 수 있다. 3년간 체계적인 훈련으로 발사각이 만들어진 만큼 갑자기 흔들릴 가능성도 낮다. 꾸준한 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FA 투자 금액(4년 총액 65억 원)이 갑자기 헐값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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