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한국시간)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타구를 담장 위에서 잡는 애런 저지.
▲ 30일(한국시간)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타구를 담장 위에서 잡는 애런 저지.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장신 외야수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시애틀 매리너스)의 홈런을 빼앗았다.

에르난데스는 30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전에서 4-9로 뒤진 8회말 2사 후 알버트 아브레유를 상대로 큰 타구를 날렸다.

타구는 쭉쭉 뻗어 담장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 자리에는 키 201cm의 장신 외야수 저지가 있었다. 저지는 훌쩍 뛰어 담장 위 노란 홈런선을 넘어가던 타구를 잡아내고 이닝을 끝냈다.

저지는 타석에서도 1-1로 맞선 3회 무사 1루에서 시즌 16호 홈런을 친 데 이어 5회에는 무사 1루에서 2루타를 날렸고 6회에는 1사 후 시즌 17호 홈런을 추가하는 등 총 4타수 3안타(2홈런) 3타점 3득점 1볼넷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저지가 3번 담장을 넘었다. 두 번은 홈런으로, 한 번은 (타구를) 훔쳐서"라며 저지의 활약을 보도했다. 애런 분 감독은 "홈런 2개, 3루타, 볼넷까지 완벽한 활약이었다"고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 홈런 치는 저지.
▲ 홈런 치는 저지.

 

위 홈페이지는 "STATS에 따르면 저지는 지난해 7월 30일 이후 처음 한 경기에서 2개 이상 홈런을 치고 1개의 홈런을 훔친 선수다. 그리고 지난해 주인공도 저지였다. 최근 30년 동안 그같은 활약은 2번이나 선보인 것은 저지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저지는 "나는 그저 팀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플레이를 했다. 오늘이 최고의 수비였는지는 모르겠다. 만약 근소한 점수차였거나 경기를 끝내는 플레이였다면 최고의 캐치였을 수도 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한편 경기 후 에르난데스는 색다른 방법으로 홈런을 뺏긴 억울함을 드러냈다. 자신의 SNS에 애런 저지의 계정을 태그하며 "Why(왜)" 한 마디를 남긴 것. 에르난데스의 '귀여운' 항의는1시간 만에 20만 명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저지는 "형제여, 올해 내 머리 위로 날아가는 홈런 타구가 수없이 많았다! 그저 하나를 잡았을 뿐"이라며 에르난데스에게 해명 답글을 남겼다.

 

하지만 그의 말이 반은 사실이 아니다. 저지는 전날(29일) 샌디에이고전에서도 1회 홈런을 친 뒤 2회 루그네드 오도어의 홈런성 타구를 점프 캐치로 잡아내는 호수비를 선보인 바 있다. 

에르난데스가 빼앗긴 타구에 정말로 화가 났다면 저지에게 글을 남기지도 않았을 터. 짧은 글로 저지의 호수비를 오히려 칭찬한 에르난데스와 이를 유쾌하게 받아친 저지의 '티키타카'가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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