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9월 부산고를 찾은 추신수(오른쪽)가 모교 후배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부산고 제공
▲ 지난해 9월 부산고를 찾은 추신수(오른쪽)가 모교 후배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부산고 제공
▲ 지난해 봉황대기에 이어 황금사자기 우승까지 차지한 부산고등학교 ⓒ부산고 제공
▲ 지난해 봉황대기에 이어 황금사자기 우승까지 차지한 부산고등학교 ⓒ부산고 제공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필요한 곳에 활발한 기부 활동을 벌이고 있는 추신수(41‧SSG)는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자신의 뿌리를 찾았다. 자신이 이렇게 야구로 성공할 수 있었던 기틀을 만들어 준 모교에 거액을 쾌척했다.

추신수는 2021년 SSG 입단 이후 수영초등학교, 부산중학교, 그리고 부산고등학교까지 자신의 모교에 총 6억 원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이중 부산고등학교에 3억 원이 돌아갔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22년에는 총 1억2000만 원 상당의 야구 용품을 기부하는 등 유소년 및 아마추어 야구의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물론 이 금액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이렇게 아마추어 야구에 물을 뿌린 추신수의 노력은 금세 성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산고등학교는 추신수의 기부금을 받아 아낌없이 시설 개선에 나섰고, 그 시설에서 훈련을 한 후배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선배를 웃게 만들었다.

부산고등학교는 추신수의 기부금으로 야구장 구형 전구탑을 LED 조명등으로 새롭게 설치했다. 그리고 비가 와도, 날이 더워도 선수들이 쾌적하게 훈련을 할 수 있게끔 실내 연습장도 신축했다. 이 연습장은 당연히 추신수의 업적과 마음 씀씀이를 기리기 위해 ‘추신수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추신수는 지난해에도 약 5000만 원 상당의 야구 용품을 추가로 부산고에 후원하는 등 모교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이어 갔다.

박계원 부산고 감독은 이런 지원이 선수들의 훈련 여건에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한다. 박 감독은 “모교를 위해 기부를 실천한다는 게 쉽지 않은데 모교를 위해 선뜻 지원을 결정해준 추신수 선수에게 감사하다”면서 “덕분에 선수들이 폭염, 장마 등 훈련이 어려운 날씨에도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고마워했다.

그런 부산고는 근래 들어 전국 단위 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봉황대기 우승에 이어, 29일 끝난 올해 황금사자기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자긍심을 고취했다. 경남고 등과 더불어 부산 지역을 대표하는 야구 명문이기는 하지만, 근래 들어 전국대회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했던 부산고가 자존심을 세운 것이다. 봉황대기 우승은 29년 만이었고, 황금사자기 우승은 추신수가 재학하던 당시에도 해보지 못한 첫 영광이었다. 

▲ 경기장 안팎에서 활발한 기부 활동을 이어 가고 있는 추신수 ⓒSSG랜더스
▲ 경기장 안팎에서 활발한 기부 활동을 이어 가고 있는 추신수 ⓒSSG랜더스
▲ 부산고등학교는 후원금을 활용해 실내 연습장을 신축했고, '추신수관'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부산고 제공
▲ 부산고등학교는 후원금을 활용해 실내 연습장을 신축했고, '추신수관'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부산고 제공

후배들의 우승을 바라본 추신수는 “기부 당시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어 학교와 어떻게 기부금을 활용할지 상의했었다. 실내 운동장과 라이트 여건을 지원해 주고 싶었던 이유는 야구부 선수들이 해가 질 때까지 3, 4시간 동안 공을 던지고 치는 기본적인 훈련밖에 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적었다”고 떠올리면서 “이에 훈련 여건이 갖춰지면 기술적인 훈련은 물론, 기량을 발전시키기 위한 기초체력도 잘 말들 수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렇게 2년간 좋은 성적을 내줘 후배들에게 감사하지만, 미안한 마음이 더 크다. 나도 학생시절 선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야구를 할 수 있었고, 주위 선수들도 프로에서까지 많은 활약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나 역시 모교를 위한 도움을 일찍 시작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하다. 지금 후배들도 있지만, 그 전 후배들에게 신경을 쓰지 못했다는 생각에 더 안타깝다”고 오히려 미안해했다. 

후배들의 성과는 기부를 떠나 선배에게는 굉장히 기분이 좋은 일이다. 추신수는 “꼭 나의 지원 때문이 아닌 감독님을 비롯 모든 선수단이 함께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하고 축하한다”면서 “이렇게 후배들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 줬는데 배푼 입장에서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되레 후배들에게 고마워했다. 

▲ 29일 황금사자기 우승 트로피와 인연을 맺은 부산고등학교 ⓒ부산고 제공
▲ 29일 황금사자기 우승 트로피와 인연을 맺은 부산고등학교 ⓒ부산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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