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스틴 벌랜더는 시즌 첫 5경기에서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겼다
▲ 저스틴 벌랜더는 시즌 첫 5경기에서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겼다
▲ 벌랜더는 지난해보다 잘 맞은 타구가 늘어났다는 게 불안 요소로 뽑힌다
▲ 벌랜더는 지난해보다 잘 맞은 타구가 늘어났다는 게 불안 요소로 뽑힌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시장에 거액을 뿌려대고 있는 뉴욕 메츠는 2022-2023 자유계약선수(FA) 시장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선발 보강을 위해 저스틴 벌랜더(40)와 계약했다.

제이콥 디그롬(텍사스)과 계약 과정이 심상치 않았고, 디그롬이 3년 이상의 장기 계약을 원하자 메츠는 플랜B로 선회하려 했다. 우승을 위해 수준급 투수가 필요한 건 분명했다. 그런 메츠에 벌랜더는 알맞은 카드였다. 나이가 많았지만 지난해 보여준 활약이 워낙 좋았다. 누구나 탐을 낼 만한 선수였다.

2020년 팔꿈치인대재건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은 벌랜더는 2021년 전체를 건너뛰고 지난해 복귀했다. 복귀 시즌 성적은 너무 좋았다. 30대 후반에 받은 부담스러운 팔꿈치 수술에도 불구하고 28경기에서 175이닝을 던지며 18승4패 평균자책점 1.75의 성적으로 개인 통산 세 번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메츠는 확신이 있었고, 벌랜더에게 2년 보장 8660만 달러를 줬다. 연 평균 금액은 같은 팀의 맥스 슈어저와 더불어 메이저리그 투수 역사상 1위였다. 2024년 벌랜더가 140이닝 이상을 던질 경우 2025년 3500만 달러 옵션까지 넣었다.

하지만 그런 벌랜더의 시즌 초반 출발이 좋지 않다. 시즌 전 오른팔 근육 부상으로 개막 로스터에 들지 못하더니, 복귀 후 성적도 고개가 갸우뚱거린다.

벌랜더는 시즌 첫 5경기에서 30이닝을 던지며 2승2패 평균자책점 4.80을 기록 중이다. 역대 최고액 투수에게 어울리는 성적은 아니다. 벌랜더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단 한 번도 이닝당출루허용수(WHIP)가 1.00 이상으로 올라간 적이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이 수치가 1.10으로 올라갔고, 피안타율도 0.237로 지난해(.186)보다 높다.

▲ 현재 구위라면 포스트시즌 에이스의 몫도 하기 쉽지 않다
▲ 현재 구위라면 포스트시즌 에이스의 몫도 하기 쉽지 않다

무엇보다 지난해보다 9이닝당 피홈런 개수가 두 배 이상(0.62개→1.50개) 늘어나며 고전하고 있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홈런을 맞다보니 복구가 불가능한 피해를 받는 경우가 늘어났다. 

아직 5경기 성적이기는 하지만 구속도 떨어졌고, 타구 속도 관리에 실패하고 있다는 점도 불안하다. 지난해에 비해 평균 타구 속도와 하드히트 비율이 모두 높아졌다. 벌랜더의 평균 타구 속도는 메이저리그 하위 30%에 불과하고, 탈삼진 비율은 하위 21%다. 이전의 벌랜더를 생각하면 첫 5경기 성적은 분명 이상하다. 지난해의 경우 타구 속도는 상위 35%, 탈삼진 비율은 상위 20%였다.

벌랜더가 안정을 찾아야 메츠도 로테이션이 강력함을 유지할 수 있다. 메츠가 벌랜더를 영입한 건 단순히 정규시즌 뿐만이 아니라, 포스트시즌에서의 에이스 몫도 기대한 부분이 있다. 지금 구위로는 강자들이 맞붙는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도 기대하기 쉽지 않다. 40세의 베테랑이 노련하게 페이스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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