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타격기계가 5743일 만에 배트를 내렸다…오지환도 염경엽도 느꼈다, 어떤 마음이었는지

작성일: 2023.06.14 06:20 신원철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LG 김현수는 13일 삼성전에서 2007년 9월 22일 이후 처음으로 희생번트에 성공했다. ⓒ 연합뉴스
▲ LG 김현수는 13일 삼성전에서 2007년 9월 22일 이후 처음으로 희생번트에 성공했다. ⓒ 연합뉴스
▲ 김현수 ⓒ곽혜미 기자
▲ 김현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LG 김현수가 무려 5743일 만에 희생번트를 기록했다. 19살 이후로는 보여준 적 없던 장면. 감독도 후배 주장도 그가 어떤 마음으로 풀스윙이 아닌 번트를 댔는지 공감했다. 

LG 트윈스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5회 먼저 점수를 주면서 6회까지 끌려갔지만 7회 동점을 만들더니 8회 리드를 빼앗았다. 9회 마무리 고우석을 앞세워 1점을 지키고 승리를 챙겼다. 이 과정에서 김현수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희생번트를 대며 오지환에게 결승타 기회를 넘겨줬다. 

김현수의 희생번트는 19살이던 2007년 9월 22일 삼성전 이후 16년, 5743일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만으로는 15년 8개월 21일. 

불운하다면 불운한 하루였다. 김현수는 이날 깜짝 희생번트를 대기 전까지 3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있었다. 1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중견수 뜬공으로 잡혔다. 3회에는 2사 1, 2루에서 1루수 땅볼로 아웃됐다. 6회에는 밀어친 타구가 안타가 될 뻔했지만 3루수 김영웅이 역동작에 걸리면서도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공을 잡았다. 

이런 가운데 LG는 7회 가까스로 동점을 만들고, 8회에는 역전 기회를 잡았다. 2번타자 김민성이 볼넷을 골라낸 뒤 김현수가 희생번트로 끝내기 기회를 만들었다. 

▲ 김현수 ⓒ곽혜미 기자
▲ 김현수 ⓒ곽혜미 기자

결승점이 나오기까지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4번타자 오스틴 딘이 유격수 쪽 깊숙한 타구를 쳤지만 삼성 이재현이 강한 어깨로 땅볼 처리에 성공했다. 삼성은 박동원을 자동 고의4구로 거르고 오지환과 승부를 택했다. 좌완 이승현을 상대한 오지환은 초구를 밀어쳐 유격수를 뚫고 내야를 빠져나가는 적시타를 터트렸다. 

여기서 결승점이 나오지 않았더라면 김현수의 희생도 의미가 퇴색됐을 수 있다. 강공이 더 나은 결과를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김현수의 희생번트 하나는 LG에 1승 그 이상의 것을 남긴 듯했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김현수가 이기려는 의지를 플레이로 보여준 것"이라고 칭찬했다. 

결승타의 주인공 오지환은 "(김)현수 형이 어떤 마음으로 그렇게 (번트를)댔을지 아니까 꼭 살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좋은 기회를 살리려고 했다. 신경이 많이 쓰였던 것이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김현수는 5월부터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 매일 선발 라인업에 들어가다 경기를 지켜보기만 하는 낯선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출전 욕심을 부린다'는 비난까지 나왔다. 조용히 감내하던 김현수는 예상 못 한 방법으로 이렇게 팀에 1승을 안겼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