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의 언중유향]도전 의식 심은 김은중호, 지속 성장 가능성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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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잔치는 끝났다. 이제는 어떻게 육성해 한국 축구의 미래로 확실하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간이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을 4위로 마쳤다. 결승 진출에 아깝게 실패하고 3~4위전에서도 이스라엘에 패했지만, 가진 모든 것을 보여주며 아름다운 마무리를 했다.
선수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잠재력을 뽐냈다. 그 잠재력을 꺼내는 것은 김은중 감독과 김태민 코치, 이창현 코치, 차상광 골키퍼 코치가 해냈다. 이들 모두 현역 시절 K리그 경험이 풍부했고 연령별 대표팀을 꾸준히 경험하며 올라온 지도자들이다.
실패에서 교훈 삼아 성장해 성공을 보여준 김은중 감독과 코칭스태프
김 감독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김학범 감독을 보좌했다. 당시 대표팀은 8강에서 멕시코의 역습에 경기 주도권을 내주며 3-6으로 무너졌다. 이동경이 1-1을 만드는 동점골을 넣은 뒤 조금 더 과감한 공격을 시도했다가 멕시코의 빠른 패스와 공간 침투에 무너지며 주도권을 잃었다.
당시 수석코치 역할을 했던 김 감독은 국제대회 조별리그와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어떻게 승부해야 하는지를 확실하게 배웠다. 김학범 감독은 김 감독에게 이런 경기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며 신중하면서 상대에 맞는 전략을 풀어가야 한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을 잘 아는 한 축구인은 익명을 전제로 "김 감독의 축구를 평가하는 것이 조심스럽다"라면서도 "평소에 김 감독은 자신을 스스로 제어해 왔다. 그런 것들이 선수들에게도 그대로 전달이 된 것 같다. 지도자를 위해, 부상을 당해 이탈한 동료를 위해 뛰자는 분위기가 알아서 만들어진 것을 보면서 조직력이 좋구나 싶더라"라고 말했다.
또, "김 감독은 과거 대표팀 사례도 철두철미하게 연구했다. 상대와 상황에 따라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온갖 시나리오를 코치진과도 명확하게 공유했다. 3-2로 이긴 16강 에콰도르전에서 그런 모습이 보였다. 막판에 에콰도르가 골을 넣고 추격하자 수비의 틀이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줬다. 지도자가 침착하니 그라운드 위의 선수들 집중력도 좋아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대학 리그(U리그) 등 전국 대회와 K리그 곳곳을 빠짐없이 누비며 선수들의 경기력을 확인해 기록을 쌓아 놓은 것도 효과를 봤다. 개인 신상이나 경기력 변화 등 모든 변수를 다 확인하는 수고를 마다치 않았다. 선수들이 경기를 잘 나오지 못하면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도록 이런저런 조언도 잊지 않았다.
스스로도 성장했다는 김 감독이다.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해 온갖 방법을 구상하면서 배운 것이 많았다고 한다. 다시는 연령별 대표팀 지도자를 하지 못할 정도로 치열하게 싸우고 깨우쳤다고 한다. 김 감독은 "자기 자신이 얼마나 잠재력이 있는지 몰랐던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잠재된 능력을 알 수 있었다"라며 소기의 성과가 있었음을 강조했다.
전임지도자로는 대회 종료와 함께 계약이 끝난 김 감독이다. 다시 김 감독이 연령별 팀을 맡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17세 이하(U-17) 대표팀은 변성환 감독이 끌고 올라오고 있다. 24세 이하(U-24) 대표팀은 황선홍 감독이 이끌고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내년 파리 하계 올림픽을 이원화로 준비 중이다.
김 감독의 거취와는 별개로 전임 지도자에 대한 처우 개선은 숙제로 남았다. 축구협회 나름대로 전임 지도자를 육성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선수를 확인하고 옥석을 가리는 과정을 온전히 지도자 몫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이런저런 추천에도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과학적인 분석에 기반을 두면서 외부 영향을 받지 않는, 철저한 독립성을 더 보장받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잠재력은 꺼냈고…A대표팀-유럽 도전 가능한 수준의 성장을 보여주느냐가 중요
지도자에서 선수로 시선을 돌리면 원석들을 보석으로 만드는 과정에 개인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숙제가 던져졌다. 2019년 폴란드 대회 준우승 선수 중 A대표팀까지 올라온 수준은 이강인(마요르카)이 전부다.
물론 새로 발탁된 김주성(FC서울)도 서서히 자리 잡아 가고 있고 U-24 대표팀으로 교통 정리된 엄원상(울산 현대)도 날개를 펴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지속적인 출전과 확실한 주전 확보로 입지를 구축하며 K리그는 물론 유럽에도 도전 가능한 자원이라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다.
많은 선수를 살피고 키웠던 한 축구계 관계자는 "국제 무대에서 한국의 축구는 보통 조직력을 앞세운다. 이럴 경우 개인기가 출중하게 드러나지 않으면 유럽에 가기는 어렵다. 2019년 준우승 선수들을 이강인 빼고 누가 유럽에 갔는가"라고 주장했다.
당연하게 반론을 제기한 김 감독이다. 그는 "조직력이 좋으려면 그만큼 선수들의 개인 능력이 갖춰져야 한다"라며 이전은 물론 이번 대표팀 선수들 모두 충분히 축구 지능은 있음을 강조했다. 또래에서 개인 능력이 출중해도 모든 연령이 섞이는 소속팀에서 A대표팀이나 유럽에 갈 수 있는 수준을 투쟁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은 물론 조직력 만드는 시간이 많이 부족했기에 4강까지 간 성과라면 충분히 선수들의 실력이 일품이 있다는 뜻이다.
이번 대표팀에서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를 직접 경험하고 있는 김용학(포르티모넨세)은 아직 성인팀 데뷔도 하지 못했다. U-23 팀만 누비는 중이다. 나머지 선수 중에서는 배준호(대전 하나시티즌)가 올해 본격적인 주전을 확보했다. 김지수(성남FC)는 지난해 주전이었지만, 올해 교체 카드로 밀렸다. 강성진(FC서울), 강상윤(전북 현대) 등은 U-22 의무 출전 규정에 따른 카드로 활용되는 수준이다.
이들이 얼마나 활용되느냐는 소속팀 감독들의 몫이다. 아직 실패도 성공도 해보지 않아 어떤 경험을 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유럽에서 활동하는 한 대리인은 "독일이나 포르투갈, 벨기에 리그 팀들 스카우트나 대리인들이 연락이 오긴 했다. 배준호, 이승원을 많이 궁금해했다"라면서도 "다만, 실제 영입까지 이어질 것인지는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확실한 유럽 도전 의사가 있다면 준비하고 나가야 한다. 무작정 관심을 준다고 나가면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도 "선수들이 돌아와서도 꾸준히 뛰며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K리그1, 2 상관 없이 꾸준히 출전해야 한다. 지난 U-20 월드컵에서도 A대표팀급으로 성장한 선수는 이강인이 전부다"라며 냉정한 시각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어린 선수들이 기회를 받고 뛰기 위해서라도 U-22 의무 출전 규정을 폐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모든 팀이 U-22 규정으로 인해 해당 연령대 선수들을 시간 소진용으로 억지로 데리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K리그2(2부리그) 등으로 임대를 보내서 경험을 쌓게 하는 과정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어린 선수들을 전략적으로 육성한 팀은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적어도 억지스러운 시간 활용으로 선수들의 경기 리듬을 뺏지는 말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국제 경쟁력을 확인한 선수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육성해 성인 무대에서 세계와 더 격차를 줄이느냐는 고민이 한국 축구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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