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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이 보는 타자 vs 가장 볼넷 없는 투수 만나면 손에 땀이…고영표가 돌아본 권희동 21구 승부

작성일: 2023.11.03 09:40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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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영표는 완벽한 투구로 NC 다이노스 타선을 제압했다. ⓒ연합뉴스
▲ 고영표는 완벽한 투구로 NC 다이노스 타선을 제압했다. ⓒ연합뉴스
▲ 권희동 ⓒ곽혜미 기자
▲ 권희동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창원, 신원철 기자] 가장 공을 많이 보는 타자와, 가장 빨리 승부하는 투수가 만났다. 어느 누구도 쉽게 질 생각이 없는 듯 단 두 타석에서 21구 승부가 펼쳐졌다. 결과는 1승 1패였다. 

kt 위즈는 2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3-0 승리를 거두고 벼랑 끝에서 버텼다. 2패 뒤 1승을 이끈 주역은 선발투수 고영표. 6이닝 동안 105구를 던지면서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투구로 가을 야구 9연승을 달리던 NC에 제동을 걸었다. 

▲ 고영표 ⓒ곽혜미 기자
▲ 고영표 ⓒ곽혜미 기자

올해 174⅔이닝을 던지면서 볼넷이 19개 밖에 없었던 고영표다. 28경기 가운데 2개 이상의 볼넷이 나온 경우는 단 4번. 볼넷 없이 마친 경기가 14번이나 있다. 7월 2일 NC전부터 8월 1일 SSG전까지 5경기 연속 무볼넷을 기록하기도 했다.

타석당 투구 수는 100이닝 이상 던진 투수 가운데 최소 1위인 3.48개. 9이닝당 볼넷은 1개에 조금 못 미치는 0.98개다. 그만큼 제구에 자신이 있는 고영표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2회 권희동, 6회 박민우에게 볼넷을 줬다. 

권희동과 승부가 특히 치열했다. 2회 무사 1루에서 권희동을 상대로 볼카운트 3-1까지 몰린 고영표. 그러나 쉽게 주자를 내보낼 생각은 없었다. 5구째를 스트라이크존에 넣어 풀카운트를 만들었다. 

▲ 권희동 ⓒ곽혜미 기자
▲ 권희동 ⓒ곽혜미 기자

하지만 상대 권희동 역시 만만한 타자가 아니다. 고영표와 정확히 반대 성향을 가졌다. 올해 373타석에서 1641구를 던지게 한, 타석당 투구 수 4.40개로 이 부문 최다 1위에 오른 선수다(350타석 이상 기준). 이번 포스트시즌에는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타석당 4.54구를 끌어냈다. 3차전까지 포함하면 무려 4.90구다. 

가장 많은 공을 끌어내는 타자답게 4연속 파울로 응수했다. 고영표는 결국 10구째에 볼을 던지면서 3차전 첫 볼넷을 허용했다.  

다음 타석도 긴 승부였다. 단 과정은 2회와 반대였다. 이번에는 고영표가 권희동을 초반부터 압박하고 들어갔다. 초구 스트라이크 뒤 3연속 파울로 볼카운트 0-2가 이어졌다. 5구째가 볼이 됐고, 권희동은 6구와 7구를 걷어내며 계속 버텼다. 고영표의 8구와 9구는 볼 판정을 받았다. 다시 풀카운트. 

2사 주자 없는 상황이었지만 2-0으로 점수 차가 크지 않았다. 여기서 볼넷을 또 내주면 상황이 어떻게 달라질지 알 수 없는 만큼 고영표는 다시 정면승부를 걸었다. 권희동이 10구째를 커트했다. 고영표는 11구째 직구로 중견수 뜬공을 유도하며 4회를 마무리했다.

▲ 고영표(왼쪽)와 기뻐하는 이강철 kt 감독. ⓒkt 위즈
▲ 고영표(왼쪽)와 기뻐하는 이강철 kt 감독. ⓒkt 위즈

4회까지 75구를 던졌는데 이 가운데 21구를 권희동과 두 차례 승부에 쏟아부었다. 고영표는 경기 후 권희동과 승부에 대해 "까다로웠다. 컨디션이 좋은 상태로 보였다. (타석이)풀카운트에서 길게 이어졌는데 볼넷은 절대 주지 말자는 생각으로 던졌다"고 돌아봤다. 

또 "(첫 타석은)마지막 공이 아쉽게 볼 판정 받아서 볼넷을 줬다. 다음 타석에서도 집중력이 좋더라. 또 볼넷을 주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상대를 칭찬했다. 

시리즈 전적 2패로 탈락 위기에 몰려 있던 만큼 유독 신중한 투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고영표는 NC가 자랑하는 1~3번 타순 손아섭-박민우-박건우에게 올해만 37타수 21안타(타율 0.568)로 약했다.

고영표는 "어려운 타자들인 만큼 어렵게 상대했다. 또 팀이 어려운 상황이고, 여러모로 내가 신인처럼 쉽게 들어가다가는 맞는 상황을 의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가능한 약점을 공략하려다 보니 볼이 많았다. NC 타선이 뜨거운 상태기 때문에 어렵게 승부하려고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 이강철 감독 ⓒ곽혜미 기자
▲ 이강철 감독 ⓒ곽혜미 기자

이강철 감독은 경기 후 "마지막이 될 수 있었는데 고영표가 힘들었을 텐데도 잘 던져줬다", "2패 뒤에 나가는 거라 힘들었을 거다. 고영표답게 좋은 투구를 해줘서 우리가 4차전을 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2패 뒤 1승을 올린 kt는 이제 시리즈 전적 2승 2패 타이를 바라본다. 이강철 감독은 4차전 선발로 윌리엄 쿠에바스를 예고하며 "쿠에바스가 1차전에서도 구위는 나쁘지 않았다. 몇 가지 체크를 했고 얘기했다. 좋은 투수니까, 송명기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기록상 우리가 우위를 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고영표의 호투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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