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1억 잭팟' 이정후 비싸다?…왜 前 ML 단장은 "계약 마음에 든다"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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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샌프란시스코에 알맞은 선수다. 이 계약이 마음에 든다."
'MLB네트워크'는 19일(한국시간) 뉴욕 메츠 단장 출신인 스티브 필립스가 이정후(25)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계약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영상을 공개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15일 '이정후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471억원)에 계약했다. 2027년 시즌 뒤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됐다'고 발표했다.
이정후의 계약 규모가 알려지면서 미국 언론에서는 '오버페이'라는 단어를 꺼내기 시작했다. 아시아 야수 최고액 역사를 썼기 때문. 종전 기록은 일본인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30)가 올 시즌을 앞두고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한 5년 9000만 달러였다. 이정후가 2022년 KBO MVP 출신이라고 해도, 1억 달러가 넘는 큰 금액을 안겨도 되는 선수인지 의견이 분분했다. 미국 언론은 이정후의 몸값이 5000만 달러 선이라 봤기 때문. 일각에서는 샌프란시스코가 이번 FA 최대어 오타니 쇼헤이(29)를 LA 다저스에 빼앗긴 충격에 이정후에게 괜히 돈을 더 썼다는 말도 나왔다. 샌프란시스코는 다저스와 동일하게 10년 7억 달러(약 9110억원) 조건을 내걸고도 오타니 영입전에서 패한 충격이 컸다는 후문이다.
필립스는 오버페이가 아니라고 봤다. 그는 "이정후는 진짜 공격적인 선수다. 한국에서 통산 타율 0.340에 출루율 0.4000을 넘겼다. 그가 엄청난 콘택트 능력을 갖췄다고 생각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지난해 32차례 삼진을 당하면서 볼넷 66개를 얻었다"고 설명하며 정교한 타격과 출루 능력을 모두 갖춘 선수라고 평가했다.
중견수로 갖춘 수비력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 필립스는 "이정후는 엄청난 외야 수비 범위를 자랑한다. 그는 그렇게 발이 빠르지 않고, 도루하는 선수가 아니긴 하나 모두가 도루하는 선수일 필요는 없다. 지난해는 20홈런 이상을 치기도 했다. 나는 이정후가 정말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샌프란시스코에 알맞은 선수다. 나는 이 계약이 마음에 든다"고 호평했다.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사장은 지난 16일 입단식에서 이정후에게 직접 유니폼을 입혀주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자이디 사장은 "우리는 이정후가 팀에 완벽히 딱 맞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이번 비시즌을 시작하면서 우리 목표는 조금 더 업계 트렌드에 맞춰서 야구할 수 있는, 공격 쪽에서는 조금 더 콘택트를 끌어올리고 그런 것을 원했다. 솔직히 이번 시즌 우리의 옵션을 살펴봤을 때 이정후보다 더 우리가 원하는 요건에 딱 맞는 선수, 타깃은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에 바로 적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자이디 사장은 "우리 스카우트들은 숫자로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이정후의 투구 인식 능력이 정말 좋다고 판단했다. 이정후는 공이 던져졌을 때 정말 빨리 인식하는 능력이 있다.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 와서도 콘택트 능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엄청난 자신감을 우리가 보일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미국 야구 통계사이트 '팬그래프스'는 ZiPS(SZymborski Projection System, 댄 짐보스키가 고안한 야구 예측 시스템)를 근거로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에게 적정가를 제시했다고 봤다. ZiPS는 이정후가 2024년 타율 0.288를 기록한다고 바라봤다. 올 시즌 성적을 기준으로 0.288는 빅리그 전체 14위에 해당한다. 빅리그 첫해부터 이정후가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고 바라본 것.
팬그래프스는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에게 오버페이를 한 게 아니라는 점도 짚었다. 팬그래프스는 '거액 계약을 한 선수답게 이정후는 스카우팅과 데이터를 기반으로한 예측 모두 상당히 강력했다. ZiPS 예상 수치는 주전 중견수 중에서도 평균을 뛰어넘는다. 이 정도 수준이면 ZiPS는 6년 1억3200만 달러 계약을 권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정후는 6년 계약에서 4년 뒤 29살일 때 옵트아웃을 신청할 수 있는 조항을 포함했다. 그가 계약 마지막 2시즌 연봉 1900만 달러보다 더 벌 수 있다는 판단이 들 정도로 잘한다면, 그는 옵트아웃을 신청해 돈을 더 벌어들일 수 있다. ZiPS는 1억1300만 달러 계약에서 4년 뒤 옵트아웃 신청 조항이 포함돼 6년 1억3400만 달러 계약과 가치가 같다고 평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MLB.com은 중견수로 이정후를 뽑으면서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는 아직 모르고, 샌프란시스코가 그에게 6년 1억1300만 달러 계약을 안겼지만, 한국 야구 스타는 타석에서 몇 가지 불안한 요소를 보여줬다. 땅볼 비율이 거의 60%에 이르고, 올해 발목 부상으로 공백이 있었으나 2022년에서 올해로 오면서 그의 장타율은 0.125(2022년 0.575→2023년 0.455)나 떨어졌다'고 먼저 지적했다.
이어 '이정후는 매우 높은 콘택트 비율과 훌륭한 스피드를 자랑한다. 게다가 그에게 '바람의 손자'라는 별명을 안겨준 야구 혈통도 있다. 야구장 모든 곳에 가리지 않고 타구를 보내고, 나이도 아직 25살이다. 또 중견수로 훌륭한 수비 능력도 갖췄다'고 덧붙이며 성공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봤다.
MLB.com은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그가 입단식에서 개막일부터 내 타격에 팬들이 강한 인상을 받을 것이라고 한 말에 부응하는 것을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다'며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이정후 스스로도 빅리그에서 보여 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하다. 그는 입단식에서 "(발목 부상 부위는) 100% 완전히 회복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나를 위해 재활 기간에 도와준 분들이 많이 있다. 그 분들을 위해서라도 내년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건강을 자신했다.
또 "나는 어리다. 나도 아직 전성기가 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이곳에 와서 더 많은 기량을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항상 우리 팀에 승리를 안기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우리 팀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내 모든 것을 쏟아 부을 준비가 됐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 내년 개막전부터 보여드리고 팬들께서 평가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정후는 휘문고를 졸업하고 2017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1차지명으로 입단했다. 올해까지 KBO리그에서 7시즌을 뛰면서 통산 타율 0.340(3476타수 1181안타)을 기록했다. 국내타자 역대 1위 성적이다. 골든글러브를 5차례(2018~2022년) 수상했고, KBO 신인상(2017년)을 받았다. 마지막 풀타임 시즌인 2022년에는 MVP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내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했다.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서 우려를 딛고 자신을 증명할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한편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계약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19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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