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사상 초유' 뒷돈으로 단장·감독 다 옷 벗었다…위기의 KIA, 어떻게 쇄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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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프로야구 사상 초유의 일이 KIA 타이거즈에 벌어졌다. KIA는 지난해 장정석 전 단장에 이어 올해 김종국 전 감독까지 모두 뒷돈을 이유로 옷을 벗기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놓였다.
KIA는 지난 28일과 29일 김종국 전 감독의 금품수수 문제로 이슈의 중심에 섰다.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이일규 부장검사)는 29일 '지난 24일 배임수재 등 혐의로 김종국 감독과 장 전 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배임수재는 업무에 관한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산상 이득을 취했을 때 적용되는 죄목이다.
KIA는 28일 김 감독을 직무정지 조치했고,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로 죄목이 구체적으로 알려지자 29일 오후 김 감독과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김종국 감독은 무등중-광주일고-고려대를 졸업한 뒤 1996년 해태의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해 프로 경력의 전체를 타이거즈에 바친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이다. 은퇴한 뒤로는 KIA에서 지도자 코스를 밟았다. 2011년 2군 수비 코치를 시작으로 2군 작전‧주루 코치, 이어 2012년부터는 1군 작전‧주루 코치를 오랜 기간 수행했다. 2021년에는 1군 수석 코치로 승격해 감독 코스를 밟았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맷 윌리엄스 감독의 후임으로 2022년 3년 계약을 하고 KIA 사령탑에 올랐다. 선수와 지도자로 무려 28년 동안 타이거즈맨으로 지낸 진짜 프랜차이즈 스타였는데, 충격적인 결말과 마주하게 됐다.
결국 장 전 단장에서 시작된 일이었다. 장 전 단장은 키움 히어로즈에 몸담았을 때 주전 포수로 기용했던 박동원을 2022년 트레이드로 KIA에 데려오면서 큰 성과를 냈다. 박동원은 2022년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KIA가 가장 골머리를 앓았던 안방마님 부재 문제를 단번에 해결해 줬고, KIA는 2022년 시즌 막바지 예비 FA였던 박동원과 다년계약 논의까지 했을 정도로 만족했다.
그런데 다년계약 협상 과정에서 장 전 단장이 박동원에게 뒷돈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구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박동원은 해당 내용을 녹취해 증거로 남겼고, 고심 끝에 KBO에 녹취 파일을 제공하면서 문제를 공론화시키기로 마음을 먹었다. KIA는 해당 사실을 파악하자마자 구단 자체 조사에 들어갔고, 조사 과정에서 장 전 단장과 박동원의 의견 차이는 있었으나 덮을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KIA는 자체 조사를 마친 뒤 이미 사의를 표명한 장 전 단장을 전격 해임했다. 박동원은 폭로 당시 LG 트윈스와 4년 총액 65억원에 FA 계약을 마쳐 KIA를 떠난 뒤였지만,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행동했다.
KIA는 장 전 단장을 해임하면서 사태를 매듭지은 줄 알았지만, 결과적으로 이번 김종국 감독 계약 해지 사태까지 뿌리는 뽑히지 않고 남아 있었다.
검찰은 KBO가 수사 의뢰한 장 전 단장의 '선수 뒷돈 요구'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김 전 감독에게도 뒷돈이 흘러간 내역을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30일 장 전 단장의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서 장 전 단장과 김 감독이 후원업체에서 금품을 받은 추가 혐의를 포착하고 구속영장 청구서에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조사 결과 김 전 감독과 장 전 단장은 KIA의 후원사였던 한 커피업체로부터 각각 억대와 수천만 원이 넘는 금품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커피엄체는 2022년 8월 KIA와 후원계약을 했다. 김 전 감독은 27일 구단 자체조사 과정에서는 결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에는 김 전 감독이 돈을 받은 사실은 있지만, 대가성은 아니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KIA는 한국시리즈에 11차례 진출해 모두 우승하는 역사를 쓴 명문 구단이지만,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뒷돈'으로 얼룩진 구단이라는 오점을 남기게 됐다. 프로야구 현직 감독에게 개인 비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로야구와 KIA 모두 사상 초유의 사태에 직면하면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KIA는 김 전 감독과 계약해지를 발표한 직후 사과문을 내면서 쇄신을 약속했다. 구단 수뇌부 모두 뒷돈 파문으로 물러난 건 명백한 사실이고, 더는 구단이 부정한 금품을 문제로 이슈의 중심에 서는 일이 없도록 처신을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KIA는 "KIA는 김종국 감독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로 KIA 팬과 KBO리그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야구 팬, 그리고 KBO리그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관계자들께 걱정과 심려를 끼쳤다. 깊은 사과의 말씀 전한다"고 했다.
이어 "구단은 해당 사실을 인지한 즉시 김종국 감독과 면담을 통해 즉시 사실 관계를 빠르게 파악하고자 했다. 또한, 수사 결과와 관계 없이 금품 수수 의혹이 제기된 이상 정상적인 시즌 운영이 불가하다고 판단해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다"고 덧붙였다.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KIA는 "KIA는 이번 사안에 대해 큰 책임을 통감하며 과오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감독 및 코칭스태프 인선 프로세스 개선, 구단 구성원들의 준법 교육 등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 또한, 향후 구단 운영이 빠르게 정상화 될 수 있도록 후속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IA는 마지막으로 "프로야구 개막을 손꼽아 기다리시는 팬 여러분께 불미스러운 일을 전해드리게 되어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고 했다. KIA는 일단 심재학 단장 체제로 움직이고 있고, 조만간 새 감독도 선임해야 한다. 쇄신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청렴결백한 인물 영입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김 전 감독과 장 전 단장은 3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을 앞두고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을 예정이다. 더는 KIA와 관계없는 인물들이지만, KIA에서 지내면서 있었던 일인 만큼 피의자 심문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KIA는 당장 다음 달 1일부터 호주 캔버라에서 진행할 스프링캠프는 진갑용 수석코치에게 맡기기로 했다. 진 코치는 선수단의 분위기를 수습하고, 2024년 시즌 준비를 정상적으로 할 수 있도록 선수들을 이끄는 임무를 맡았다.
진 코치는 옆에서 보좌했던 감독의 이탈에 눈물을 보이면서도 "갑자기 이런 상황이 닥쳤다. 아직 마음의 준비는 안 돼 있다. 이제 호주로 전지훈련 가서 코치들과 대화를 나누고, 잘 준비할 생각"이라며 "선수단 미팅은 가서 당연히 해야 한다. 아마 선수들이 많이 놀랐을 것이다. 내가 가서 따로 할 얘기는 '너무 동요하지 말고, 항상 우리 운동하는 방식대로 준비하자'고 얘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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