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적으로 변했다" 천하의 김현수가 이런 고민을…시프트 제한으로 제2의 전성기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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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안타라고 생각했던 게 잡힐 때 소극적으로 변하는 것을 느꼈다."
타율 1위(2008년, 2018년)와 최다 안타(2008년, 2009년) 기록을 각각 두 차례 보유한 '타격 기계' 김현수의 고백이다. 김현수는 당겨치는 왼손타자의 숙명이기도 한 수비 시프트 탓에 타석에서 예전처럼 대범하게 타격하지 못했다고 돌아보면서 '시프트 제한 규정'이 생길 올해는 한결 편한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설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김현수는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로 출발했다. 출국에 앞서 인터뷰에서는 홀쭉해진 얼굴로 새 시즌을 향한 굳은 다짐을 보여줬다. 한편으로는 메이저리그의 영향으로 달라질 리그 환경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메이저리그는 지난 시즌부터 수비 시프트에 제한을 뒀다. 투구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내야수 4명이 내야 흙 위에 있어야 하고, 2루 베이스를 기준으로 각각 2명이 배치된 상태여야 한다. 덕분에 왼손타자들이 살길을 찾았다.
시즌 전 시프트 제한의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받았던 코리 시거(텍사스 레인저스)는 2022년 타율 0.245로 부진했다가 지난해 0.327의 높은 타율을 기록하며 부활했다. 리그 전체를 봐도 왼손타자들의 땅볼타구 타율이 2022년 0.226에서 2023년 0.239로 올랐다. 왼손타자가 친 라인드라이브타구의 경우 2022년에도 0.628로 높은 타율이었는데 2023년에는 0.651로 더 올랐다.
이제는 KBO리그에서도 시프트 제한이 생긴다. 김현수 같은 왼손 거포들이 부활을 기대할 수 있다. 김현수는 지난해 타율 0.293 출루율 0.364, 장타율 0.383을 기록했다. LG 이적 후 타율은 뒤에서 두 번째, 출루율과 장타율은 가장 낮은 시즌이었다. 스스로도 캠프에 앞서 "작년에 가장 아쉬웠던 점들이 장타이기 때문에 더 정확하게 치고, 야구장 이곳저곳으로 멀리 보낼 수 있는 그런 훈련을 하려고 한다"고 얘기했다.
시프트 제한이 날개가 되지는 않을까. 김현수는 "심적으로 좀 편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안타라고 생각했던 타구가 잡힐 때 조금 소극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스스로 느꼈다. 타석에서 예전에 치던 공도 치지 않고 지켜보고, 더 좋은 공을 치려고 하다 보니까 불리한 카운트 몰리고 이런 경우가 있었는데 아마도 그런 면에 있어서 심적으로 편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단 '타율도 더 오를까'라는 질문에는 "봐야할 것 같다"며 여지를 뒀다.
'MLB식' 수비 시프트 제한이란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 시즌 개막과 함께 경기에 역동성을 부여하기 위한 세 가지 새 규칙을 도입했다. 첫 번째는 피치클락이고 두 번째는 시프트 제한, 세 번째가 베이스 크기 확대다. 피치클락은 단순히 '경기 속도를 빠르게 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타석과 타석 사이, 투구와 투구 사이의 '죽은 시간'을 줄이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일각에서는 투수들이 빠른 시간에 투구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경기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지만, 규칙이 도입된 이유가 '경기에 역동성을 부여한다'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는 부수적인 문제다. 인플레이 상황이 늘어나는 것은 오히려 사무국이 장려하는 일이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리그 전체 타율 출루율 장타율은 2022년 0.243 / 0.312 / 0.395에서 2023년 0.248 / 0.320 / 0.414로 피치클락 도입 후 타자들이 상대적으로 우세해졌다. 그래도 경기 시간이 24분이나 단축됐다. '투수들이 불리하면 경기 시간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주장은 기우라는 얘기다.
시프트 제한 역시 경기를 역동적으로 만든다. 한동안 메이저리그는 타자들의 타구 분포도를 바탕으로 한 수비 시프트가 당연하게 이뤄졌다. 드물게는 외야에 4명이 서는 시프트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이런 전략은 야수들의 움직임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타구가 갈 확률이 높은 곳에 미리 서서 수비하면서 생긴 일이다. 이런 상황을 줄이고, 또 한편으로는 수비 위치 재설정을 위해 야수들이 시간을 허비하는 일을 막기 위해 시프트 제한 규칙이 생겼다.
여기서 시프트 금지가 아닌 제한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수비 시프트를 금지하지 않았다. 원칙만 지키면 나머지는 팀의 선택이다.
아래는 시프트 제한에 걸리는 두 가지 경우와 규칙이 허락하는 시프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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