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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인데 왜 2R 뽑았겠나, 끝내준다"…진짜 5툴 플레이어 기대해도 될까

작성일: 2024.02.19 07:5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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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여동건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여동건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키가 173㎝인데 왜 2라운드에 뽑았겠나. 이 구단이 어떤 구단인데."

두산 베어스 신인 내야수 여동건(19)은 냉정히 지명 당시 스포트라이트를 받진 못했다. 최근 프로 선수들을 대거 배출한 서울고 출신이고, 두산이 2라운드 전체 12순위로 지명하며 기대감을 보였는데 작은 체구가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지명 당시 키는 173㎝. 올해 두산이 KBO에 등록선수로 여동건을 적어 넣을 때 쓴 프로필에는 키 175㎝, 몸무게 75㎏으로 적혀 있다. 

프로야구선수에게 체격 조건은 잠재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 가운데 하나다. 한 야구인은 "그 선수의 체격이 곧 생존 기간을 말해주기도 한다. 한 시즌에 144경기를 치르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체격 조건은 풀타임을 버틸 체력을 결정하기도 하고, 야구도 투수든 타자든 순간적으로 힘을 쓰는 운동이기에 어느 정도 체격이 있어야 한다. 예외도 있지만, 보통 체격 조건이 좋을수록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이야기하곤 했다.

두산은 선수를 선발할 때 체격 조건을 우선시하는 구단이다. 부모, 특히 선수 어머니의 신장을 꼭 확인한다. 아들은 보통 어머니의 체격 조건을 물려받기 때문. 2021년 신인 드래프트 때는 키 190㎝ 이상 선수들을 대거 뽑기도 했다. 그해 1라운드 지명 투수 김동주는 입단 당시 "나도 큰 키라고 생각했는데, 동기들을 만나보니 작은 편이었다"고 이야기했다. 김동주의 키는 190㎝다. 

여동건은 원래 두산이라면 뽑지 않을 체격 조건을 가진 선수인 건 분명하다. 그런데도 여동건을 선택한 건 체격 조건을 뛰어넘는 재능이 있다고 판단해서였다. 두산은 지명 당시 "여동건은 5툴 플레이어의 자질을 갖추고 있다. 빠르고 어깨가 좋고 타격의 정확성도 빼어나다"고 평가했다. 

지금도 그 평가는 달라지지 않았다. 키는 작아도 배짱 두둑한 플레이를 한다는 게 구단의 설명이다. 두산 관계자는 "키가 173㎝인데 왜 2라운드에 뽑았겠나. 이 구단이 어떤 구단인데. 서울고 출신 선수들 보면 스타일이 다 안 쫄지 않나. 여동건도 그렇다. 경기장에서 하는 거 보면 쫄지도 않고 끝내준다. 그라운드에서는 '내가 야구 제일 잘해' 이런 마인드가 느껴지는데, 야구를 정말 열심히 한다"고 이야기했다. 

▲ 두산 베어스 김재호(왼쪽)와 신인 여동건 ⓒ 두산 베어스/김민경 기자
▲ 두산 베어스 김재호(왼쪽)와 신인 여동건 ⓒ 두산 베어스/김민경 기자

두산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는 여동건이 과거 '악마의 2루수'로 활약했던 정근우(키 172㎝)처럼 단신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잘 살리면 충분히 좋은 선수가 될 것으로 바라봤다. 김재호는 여동건의 롤모델이다. 

김재호는 여동건이 막 입단했을 때 "작은 키가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악바리 같은 면모를 보여주면 오히려 선수가 더 부각돼 보인다. 그러면 정근우 선배처럼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팀에 현재 그런 악바리 같은 캐릭터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라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여동건은 체격은 작아 파워는 부족하더라도 방망이는 야무지게 잘 돌린다. 이천에서 신인 선수들과 훈련하면서 타격 재능도 인정받았다. 2019년 1차지명 외야수 김대한도 여동건의 타격을 지켜본 뒤 엄지를 들었다고. 

두산 관계자는 "여동건은 방망이를 야무지게 잘 친다. (김)대한이가 신인들이랑 섞여서 같이 연습했을 때 (여)동건이랑 같은 조에서 훈련했다. 대한이가 나한테 오더니 '동건이 잘 뽑으신 것 같다. 방망이를 진짜 잘 친다'고 귀띔하더라. 그래서 대한이한테 '너부터 잘 치자'고 했다"고 뒷이야기를 들려주며 웃었다.    
   
여동건은 호주 시드니에서 진행한 1차 스프링캠프 명단에는 들지 못했다. 지금은 박준영, 박지훈, 오명진, 박계범, 이유찬 등 나이 20대 초중반 선수들 위주로 꾸려 경쟁을 붙여놨다. 주전 유격수 경쟁에서는 박준영이 가장 앞서 있지만,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백업 내야수도 필요하기에 이승엽 감독은 계속해서 젊은 내야수들을 확인하고 점검할 예정이다. 

여동건은 현재 일본 미야코지마 2군 스프링캠프에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당장은 1군과 멀어 보일지 몰라도, 언제 주어질지 모르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묵묵히 훈련을 이어 가고 있다. 

여동건은 입단 당시 "마음 같아서는 당장 내년(2024년)에라도 뛰고 싶은데, 가장 적절한 때를 기다리려 한다. 최고가 될 때의 시기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크고 아름답게 피는 게 더 중요하다"며 조급해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구단도 서두를 생각은 없다. 5툴 플레이어의 잠재력을 여동건의 말처럼 크고 아름답게 꽃피울 수 있도록 지켜보려 한다. 

▲ 왼쪽부터 두산 베어스 2024년 신인 전다민, 여동건, 김택연 ⓒ 두산 베어스
▲ 왼쪽부터 두산 베어스 2024년 신인 전다민, 여동건, 김택연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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