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 킹’ 인증, 김하성 시범경기 첫 대포 폭발… 2억 달러 증명 중, 고우석은 첫 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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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 경기에서 아쉽게 안타를 때리지 못한 김하성(29‧샌디에이고)이 시범경기 첫 대포로 그 아쉬움을 깨끗하게 지웠다. 전날 한국인 선수들(이정후 고우석)과 바비큐 파티로 기분을 전환한 김하성은 경기 초반 불운도 이겨내면서 올 시즌 준비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알렸다. 시범경기 첫 홈런을 치며 장타력도 과시했다. 시범경기 성적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유격수 최대어임을 입증하며 총액 2억 달러를 향한 증명 시동에 나섰다.
김하성은 이날 첫 두 타석에서는 안타를 치지 못했으나 세 번째 타석에서는 기어이 장타를 만들어내며 기분 좋게 경기를 마쳤다. 이날 최종 성적은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이었다. 경기 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는 김하성의 홈런 영상을 올리며 ‘하성 킹이 하는 것들’이라고 재치있게 표현했다.
김하성은 첫 번째 타석에서는 3루수 땅볼, 두 번째 타석에서는 유격수 직선타에 머물렀다. 하지만 5회 무사 1루에서 맞이한 세 번째 타석에서는 3B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좌측 담장을 넘기는 시원한 홈런을 터뜨렸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장쾌한 홈런이었다. 김하성은 이 타석 이후 경기에서 빠지며 이날 하루 일과를 마감했다. 김하성은 지난해 시범경기에서는 홈런이 없었고, 2022년 하나의 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개인 통산 시범경기 48경기에서 두 번째로 나오는 홈런이었다.
김하성의 시범경기 타율은 종전 0.444에서 0.417로, 시범경기 출루율은 0.615에서 0.563으로 살짝 내려왔으나 첫 홈런 덕에 장타율은 0.566에서 0.750으로 올라 시범경기 OPS(출루율+장타율) 1.313을 기록했다. 올해 출전한 시범경기 6경기에서 모두 출루하며 절정의 감각을 이어 가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공격 쪽의 업그레이드에 많은 투자를 했다고 말한 김하성의 자신감이 시범경기 시작부터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현재까지 시범경기 성적 공격 결과는 데뷔 이후 가장 좋다.
이날 샌디에이고는 김하성과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모두 홈런의 맛을 봤고, 루이스 캄푸사노도 대포 행렬에 동참했다. 타일러 웨이드는 2안타, 잭슨 메릴은 2안타, 팀 로카스트로는 3안타 3타점 대활약을 펼치며 하위 타선의 폭발력도 어마어마한 끝에 넉넉한 득점을 뽑아낼 수 있었다. 선발 다르빗슈는 2회 투런포를 맞았으나 3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2실점으로 비교적 순조로운 개막 시리즈 준비를 알렸다. 고우석은 7회 올라 1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시범경기 두 번째 등판을 마쳤다.
◆ 바비큐 파티의 힘? 김하성, 불운 날린 장쾌한 투런포
김하성은 시범경기 격일 출근제를 유지하고 있다. 매 경기 안타를 때리거나 최소 출루는 한 차례 이상 하면서 좋은 감각을 이어 가고 있었다. 2월 23일 LA 다저스전에서는 1안타 1볼넷, 2월 25일 밀워키전에서도 1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첫 두 경기에서는 100% 출루했다. 2월 27일 클리블랜드전은 2타수 1안타 1볼넷, 2월 29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은 3타수 1안타였다.
그런 김하성의 연속 안타 행진은 직전 시범경기 출전이었던 3월 2일 LA 에인절스전에서 깨졌다. 이날 세 타석을 소화했는데 안타가 없었다. 다만 볼넷 하나를 기록했고, 이 볼넷으로 나간 기회에서 연거푸 베이스를 두 번이나 훔치며 발로 득점을 만들었다. 2루 도루에 성공한 것에 이어 3루 도루까지 감행했고, 급했던 포수 송구가 뒤로 빠진 것을 틈타 홈을 밟았다. 김하성이 원맨쇼로 득점을 만든 셈이었다.
김하성은 2일 샌프란시스코와 경기에는 나서지 않아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와 경기장에서 만나지는 못했다. 하지만 2일에는 자신의 집으로 이정후와 고우석(26‧샌디에이고)을 초대해 바비큐 파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3일 시애틀전에 다시 선발 5번 유격수로 나갔다. 김하성은 시범경기 들어 6경기 모두를 선발 5번 유격수로 나가고 있다. 마이크 실트 신임 샌디에이고 감독이 생각하는 김하성의 올해 타순을 대략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미 스프링트레이닝이 시작하기 전 김하성의 올해 포지션은 2루수가 아닌 유격수로 못 막은 상태다.
이날 샌디에이고는 비교적 정예 멤버로 라인업을 꾸렸다. 개막전 선발로 거론되는 다르빗슈 유가 선발로 나섰다. 타선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잰더 보가츠(2루수)-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매니 마차도(지명타자)-김하성(유격수)-루이스 캄푸사노(포수)-잭슨 메릴(중견수)-타일러 웨이드(3루수)-팀 로카스트로(좌익수)가 위치했다. 로카스트로가 라인업에 들어왔고, 메릴이 중견수 자리를 지켰다. 아직 팔꿈치 수술 여파가 남아있는 마차도는 계속 지명타자를 봤고, 타일러 웨이드가 3루에서 한 차례 실험을 거쳤다.
시애틀 선발 투수는 올스타 투수인 루이스 카스티요였다. 샌디에이고 타자들로서는 이보다 더 좋은 스파링 파트너가 없었다. 카스티요는 2017년 신시내티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메이저리그 통산 181경기에 선발로 나가 62승64패 평균자책점 3.54를 기록 중인 투수다. 세 차례나 올스타를 지냈다. 특히 지난해에는 33경기에 나가 197이닝을 던지며 14승9패 평균자책점 3.54의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올스타와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5위를 기록하는 경력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빠른 싱커를 잘 던지는 투수로 변형 패스트볼 적응에 있어 이만한 상대는 없었다.
선발 다르빗슈가 1회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정리한 가운데 샌디에이고는 1회 득점하지 못했다. 2사 후 크로넨워스가 볼넷을 골랐으나 마차도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1회가 좋았던 다르빗슈는 2회 흔들렸다. 주자가 나갔을 때 흔들리는 문제가 되풀이됐다. 테일러 트렘멜에게 안타, 조시 로하스에게도 안타를 맞더니 2사 후 케이드 말로위에게 투런포를 맞으며 선취점을 뺏겼다.
2회에는 김하성의 불운도 있었다. 선두 트렘멜의 타구가 유격수와 중견수 사이의 애매한 위치에 떴다. 하지만 체공 시간이 꽤 길어 김하성이 뒷걸음질로도 따라갈 수 있었다. 그런데 마지막 순간 공이 해에 들어갔고, 김하성이 공을 놓쳐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이어졌다. 다만 주자가 살지는 못했다. 트렘멜이 2루에 욕심을 냈으나 중견수 메릴이 재빠르게 2루로 던져 트렘멜이 2루에서 아웃됐다.
샌디에이고는 0-2로 뒤진 2회도 득점하지 못했다. 선두타자로 나선 김하성을 잘 맞은 타구를 날렸으나 3루수 정면으로 가는 땅볼에 머물렀다. 카스티요의 초구 스트라이크를 본 김하성은 2구에 체크 스윙으로 2S에 몰렸다. 3구째 패스트볼에는 방망이를 냈으나 파울에 그쳤고, 4구째 91마일짜리 싱커를 받아쳤지만 3루수 정면이었다. 타구 속도는 빨랐으나 코스가 썩 좋지 않았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는 3회 역전에 성공했다. 타일러 웨이드가 볼넷을 고른 것에 이어 도루로 2루까지 갔고, 팀 로카스트로가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적시 2루타를 때려 1점을 만회했다. 이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카스티요를 강판시키는 좌중월 역전 투런포를 쳐 3-2로 역전했다. 타티스 주니어의 방망이에 제대로 걸린 한 방이었고, 카스티요의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샌디에이고는 3-2로 앞선 4회 2점을 추가했다. 4회에도 선두 타자로 나선 김하성은 범타로 물러났다. 운이 따르지 않았다. 공이 빠른 유망주인 우완 카를로스 바르가스를 상대한 김하성은 초구 몸쪽 볼을 골라냈다. 깊은 코스에 김하성이 움찔했다. 이어 2구째 바깥쪽 스트라이크는 그냥 지켜봤다. 3구 볼을 본 김하성은 4구째 한가운데 95마일 패스트볼을 타격해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만들었다. 그냥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아닌 카메라가 쫓아가지 못할 정도의 하드히트였다. 그런데 이게 유격수 정면으로 갔다. 상대 유격수 라이언 빌리스가 가까스로 처리할 정도로 강한 타구였다.
이후 샌디에이고는 루이스 캄푸사노가 몸에 맞는 공, 잭슨 메릴이 안타를 치며 1,2루 기회를 만들었고 타일러 웨이드가 적시 2루타, 팀 로카스트로가 적시타를 치며 2점을 더 보태 5-2로 앞서 나갔다. 시애틀이 5회 1점을 만회했으나 김하성의 5회가 기다리고 있었다.
샌디에이고는 5-3으로 앞선 5회 새 투수 콜린 스나이더를 상대로 선두 매니 마차도가 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김하성이 타석에 들어섰다. 김하성은 초구 바깥쪽 볼을 지켜봤다. 2구째 바깥쪽 공은 타자의 방망이를 유도할 수 있을 정도로 정교했으나 역시 볼 판정을 받았다. 3구째 한가운데로 떨어지는 공도 볼이었다. 주심은 낮다고 판단했지만, 스나이더는 흔들릴 수밖에 없었고 김하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3B에서 스나이더가 선택할 수 있는 여지는 별로 없었다. 무사 1루에서 볼넷은 내주기 싫었고, 카운트를 잡아야 했다. 이를 김하성이 놓치지 않았다. 보통 3B 타격은 잘 안 하는 스타일이지만, 4구째 한가운데 공이 몰리자 이를 지체 없이 받아 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로 연결했다. 경기 내내 ‘하성 킴’을 외치며 그에 대한 사랑을 보여준 팬들에게 보답하는 홈런이기도 했다.
김하성의 홈런은 샌디에이고 타선도 깨웠다. 7-3으로 앞선 상황에서 1사 후 잭슨 메릴의 안타, 타일러 웨이드의 안타, 팀 로카스트로의 안타가 연이어 터지며 1점을 더 보탰다. 김하성의 홈런도 홈런이지만, 이날 메릴-웨이드-로카스트로의 하위타선 응집력은 실로 대단했다. 주자를 쌓은 샌디에이고는 대타 오스카 메르카도의 적시 2루타 때 두 명의 주자가 홈을 밟아 10-3까지 달아났다. 경기가 샌디에이고로 기우는 순간이었다. 샌디에이고는 6회 루이스 캄푸사노의 투런포까지 터지며 화력쇼를 이어 갔다.
◆ 고우석은 아쉬운 실점, 하지만 위기관리능력 과시했다
샌디에이고가 12-3으로 크게 앞선 7회 '고 타임'이 시작됐다. 그런데 첫 투구를 시작하기 전 잠시 경기가 중단됐다. 사인 교환 장비 피치컴에 문제가 있는 듯 잠시 장비를 확인하는 시간이 있었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시작된 투구, 고우석은 첫 타자 조니 파멜로에게 1루쪽 선상을 타고 흐르는 3루타를 맞았다. 강한 타구는 아니었으나 코스가 까다로웠다. 결국 주자가 3루까지 나갔다.
맷 셰플러에게는 볼넷을 내줬다. 풀카운트에서 던진 공이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났다. 고우석의 제구가 말을 듣지 않고 있었다. 좀처럼 스트라이크를 넣지 못하자 샌디에이고 팬들이 "우석 고! 우석 고!"를 외치며 격려하기도 했다. 계속된 무사 1, 3루에서는 콜 영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고우석이 자세를 낮춰 타구를 막아보려 했으나 타구가 빨랐다. 2루 베이스 옆으로 빠져나가는 안타가 됐고, 파멜로가 홈을 밟았다.
고우석은 더 이상의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타일러 라클리어를 상대로 풀카운트에서 과감하게 90마일 직구를 던졌고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으면서 삼진으로 이어졌다. 마이클 아로요는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2사 1, 3루에서 나온 대타 라자로 몬테스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 이닝을 마무리했다. 투구 수는 26구였다. 고우석은 시범경기 첫 번째 등판에서는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으나 두 번째 등판에서는 아쉽게 실점했다.
◆ 김하성 쾌조의 스타트, 최고의 시범경기 성적 노린다
김하성의 시범경기 성적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김하성은 2021년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 시범경기에서 19경기에 나가 타율 0.167, 출루율 0.314, 장타율 0.167, OPS 0.481에 머물렀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조금은 필요했다. 한 시즌을 치르고 나니 그 다음부터는 한결 나았다. 2022년 13경기에서 타율 0.367, 출루율 0.472, 장타율 0.600, OPS 1.072를 기록했다. 실제 김하성은 2022년부터 공격력이 향상되기 시작했다.
2023년에는 10경기에서 타율 0.241, 출루율 0.267, 장타율 0.310, OPS 0.577로 성적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으나 이미 메이저리그에 적응한 상태로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었다. 그리고 FA 자격을 앞둔 올해는 6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타율 0.417, 출루율 0.563, 장타율 0.750, OPS 1.313의 대활약을 이어 가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지난 2월 18일(한국시간) 2024년 시즌이 끝난 뒤의 FA 시장 프리뷰에서 각 포지션별 최고 선수를 뽑았는데 김하성은 유틸리티 부문에서 1위 자리에 올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2025년 김하성과 계약하는 팀이 그를 어디에 배치시킬지 알 수 없기에 일단 김하성을 2루나 유격수가 아닌 유틸리티로 구분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김하성은 2루수나 유격수 부문에도 이름을 올릴 수 있고, 어느 포지션에서도 훌륭한 수비가 가능한 선수다. 3루수로도 뛸 수 있다. 그는 지난해 2루수로 전향한 뒤 개인 첫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며 가치를 인정하면서 ‘김하성의 타격은 메이저리그에서 발전했다. 삼진 비율을 낮추고 볼넷 비율을 높여 평균 이상의 공격력을 보여줬다. 또한 새로운 규칙(피치클락, 베이스 크기 물리적 확대)을 활용해 지난해 38개의 도루를 기록했다’고 김하성의 다재다능함을 인정했다. 1억 달러 중반대를 넘어 2억 달러까지 갈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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