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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일의 NBA액션] 신인들, 이렇게 살아남아라

작성일: 2015.03.10 10:58 조현일 해설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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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V NEWS=조현일 해설위원]촉망받는 유망주가 NBA 입단 첫 해부터 두각을 나타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대학 시절보다 늘어난 3점슛 거리에 적응해야 할 뿐만 아니라 5일 간 4경기를 치르는 터프한 일정도 신인들을 괴롭히는 요소다. 규모가 다른 팬 서비스, 각종 행사도 루키들에겐 적잖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 탓에 모든 이들이 성공적인 경력을 이어가는 건 아니다. 이내 리그에서 사라지거나 평범한 선수로 전락하는 장면을 수차례 봐왔다. 선수 본인 뿐만 아니라 팬, 구단 모두에게 아쉬운 일일 터. 하지만 신인들이 NBA 무대에 빨리 적응하기 위한 해결책은 분명 존재한다. 

◆기본기를 충실히 하라

신인들이 프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여러가지를 들 수 있다. 갖가지 사연이 있겠지만 부족한 기본기 탓이 크다. 신체조건과 운동능력이 월등해지면서 기본적인 기술은 점점 등한시되는 분위기다. 

뛰어난 공격력에도 불구하고 수비력이 형편없다면 NBA 경력을 길게 가져가기 힘들다. 그 어떤 감독도 반쪽짜리 선수를 경기 당 35분이상 출전시키지 않는다. 반대로 수비력이 뛰어나다면 얼마든지 장수할 수 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에서 영구결번의 영예를 안은 브루스 보웬이 대표적이다. NBA에서 13년을 누빈 그의 평균 득점은 6.1점. 하지만 그 누구보다 행복한 경력을 보냈다. 3개의 챔피언 반지를 갖고 있는 보웬은 스퍼스 소속으로 7년 연속 한 경기도 빠짐없이 주전으로 나섰다. 

수비는 공격에 비해 주목을 덜 받을 뿐만 아니라 수행의 과정에서 나오는 흥미도도 떨어진다. 수비와 관련한 기록 역시 썩 많지 않다. 어린 선수들이 수비 훈련을 등한시 하는 이유다. 지금에야 최고의 수비수로 거듭났지만 르브론 제임스나 코비 브라이언트도 데뷔 초창기엔 훌륭한 수비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수비는 대부분의 팀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출발점이다. 선수들이 당연히 갖춰야 할 기본적인 의무이기도 하다. 르브론이나 코비 같은 슈퍼스타들은 하나 같이 눈치가 빠르다. 수비력을 갖춰야 팀이 승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얼른 알아차린다. 앞서 언급했듯, 공격력이 다소 부족해도 수비력이 뛰어나다면 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확률은 훨씬 높아진다. NBA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외곽슛은 어떨까. 신장이 작은 포인트가드의 경우, 신체조건의 약점을 상쇄할 수 있는 정확한 3점 능력이 필수다. 하지만 1번으로서 뛰어난 자질을 내보였던 로드 스트릭랜드나 브레빈 나이트, 현역으로 뛰고 있는 안드레 밀러(새크라멘토 킹스)는 그렇지 못했다. 

이들이 2류 포인트가드 이상의 평가를 받지 못한 건 전무하다시피 한 외곽슛의 영향이 컸다. 댈러스 매버릭스로 이적한 라존 론도 역시 매 시즌 위력이 급감하고 있다. 론도를 막는 상대는 아예 3점을 버리는 새깅 디펜스를 펼치기도 한다. 4번, 5번 포지션까지 3점을 쏘는 시대에서 3점 능력이 없는 날개 공격수는 생존의 길을 찾기 힘들다. 

토론토 랩터스 시절, 찰스 오클리가 화려한 돌파와 덩크만을 고집했던 빈스 카터에게 “외곽슛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한 것도, 래리 버드가 카터에게 “외곽슛을 장착한다면 더 위력적인 선수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 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었다. 

카터가 덩크머신 이미지에서 탈피해 리그 최고의 스윙맨으로 올라선 데는 본인의 노력이 가장 컸다. 선배들의 진심어린 충고를 받아들이고 오프시즌 동안 줄기차게 외곽슛을 연습한 노력 덕분에 16년째 코트를 누빌 수 있었다. 멤피스 그리즐리스 유니폼을 입고 활약 중인 올 시즌 현재, 카터는 통산 2,000개의 3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1,853개). 

데뷔 초반 형편없는 자유투 성공률로 승부처 때마다 집중 공략 대상이 되었던 칼 말론, 크리스 웨버도 노력형 선수였다. 둘 모두 피나는 연습과 마인드 컨트롤을 통해 뛰어난 ‘파워포워드 자유투 슈터’로 거듭날 수 있었다. 

코비 역시 ‘연습벌레’, ‘JYM RAT’이라는 칭호에서 알 수 있듯 끊임없는 연습과 수비에 대한 애착으로 20대 초중반, 일찌감치 리그 최고의 공수겸장으로 자리매김했다. 농구선수로서 ‘노인’이 된 지금이야 수비력은 크게 무뎌졌지만 레이커스 경기가 있는 날, 코비가 가장 먼저 행하는 동작은 가상의 공격수를 따라다니는 사이드 스텝과 자유투 연습이다. 

타고난 신체조건이나 장점만을 믿고 NBA에서 살아남을 것이라 생각한다면 이는 큰 오산이다. 기본기는 연습을 통해 충분히 키울 수 있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NBA 선수들이라면 기본기를 갖추고자 하는 열정, 끊임없는 노력은 필수조건이다. 

끊임없이 연구하라

2005-06시즌 마이애미 히트와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정규시즌 대결. 이 경기 해설을 맡은 레지 밀러는 데니 그레인저(당시 인디애나)에 대해 칭찬을 연발했다. 그레인저의 준비된 자세를 높게 평가하면서 말이다. 실제, 그레인저는 이타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팀 승리에 공헌했다.

하지만 신인 티를 완전히 벗진 못했다. 3쿼터 중반에 나온 그레인저의 어이없는 슛을 본 후 밀러는 “영락없는 루키 샷이다”라며 “신인들의 경우, 저런 슛을 종종 던지곤 한다. 경험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는 말로 페이서스 후배를 향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이렇듯 루키들은 베테랑들에 비해 순간적인 대처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패스, 돌파, 슈팅에 대한 판단을 재빨리 내리지 못한다 팀 던컨이나 르브론처럼 압도적인 기량과 베테랑 못지않은 노련미를 발휘하는 신인은 그리 많지 않다. 루키의 미숙함을 실력으로 덮어버리지 못하는 이상, 줄기차게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만큼 좋은 해답지도 없다. 

상대 수비수가 어떤 움직임에 약점을 보이는지, 상대 공격수가 어느 방향을 선호하는지, 상대가 승부처에 주로 어떤 전술을 들고 나오는 지 미리 알고 들어가는 것만큼 큰 무기가 또 있을까. 베테랑들도 이런 자세를 잃지 않을진대 이제 갓 리그에 입문한 루키라면 더더욱 노력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 

‘악동’으로 이름을 날리긴 했지만 데니스 로드맨이 203cm의 신장으로 7년 연속 리바운드 1위를 달릴 수 있었던 데엔 상대 움직임을 끊임없이 파악하고 연구한 덕분이 컸다. 경기 시작 전, 로드맨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상대 공격수가 실패하는 볼의 방향을 숙지하는 것이었다. 

많은 선수들이 행하고 있는 이미지 트레이닝도 신인들이 할 수 있는 ‘공부’의 한 종류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 앞서 구 소련 선수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몬트리올 시와 게임을 치를 체육관 사진을 보면서 머릿속으로 경기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상상하고 고민했다. 사진 속 경기장에서 대결을 펼치는 장면을 미리 그려보았던 것.

당시, 구 소련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블라디미르 지글리는 훗날 “몬트리올 경기장에 도착했을 때 마치 자주 들렀던 곳 같은 편안함을 느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회에서 구 소련은 동메달을 차지했다. 

낯선 경기장에서 큰 부담감과 싸워야 할 NBA 신인들에게 이러한 이미지 트레이닝은 필수다. 완벽하진 않더라도 긴장감, 희열, 만족감, 창피함 등 다양한 감정을 간접적으로나마 총괄할 수 있으니 말이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서 에이스로 활약 중인 카이리 어빙의 경우, 선수 출신이자 NBA 기술 코치를 담당했던 마이카 랜캐스터와의 협업을 통해 농구에 필요한 잔기술은 물론, 트레이닝 과정에서 교차하는 갖가지 감정을 미리 맛볼 수 있었다. 

듀크 대학 시절부터 비시즌마다 랜캐스터를 찾았던 어빙은 “극한까지 몰아붙이는 과정을 통해 내 자신이 심리적, 신체적으로 모두 강해지는 것을 느낀다”며 그 효과를 설명했다. 랜캐스터는 어빙뿐만 아니라 드웨인 웨이드, 에반 터너 등 15명의 NBA 선수를 거느리며 최고의 기술 & 심리 트레이너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실수하게 마련이다’라는 유명한 구절이 있다. 루키 프로그램 도중, 호텔방에 여자를 들여 쫓겨나고 만 샤바즈 무하메드(미네소타 팀버울브스)나 마리화나 소지 건으로 첫 시즌을 맞이하기 전부터 말썽을 일으킨 마리오 챌머스(마이애미 히트), 대럴 아서(덴버 너게츠)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있다. 절제하려는 마음 덕분이다. 이렇듯 절제심도 신인들이 가져야 할 덕목 가운데 하나다. 

올해 2월, 포틀랜드 현지에서 데미안 릴라드에게 “신인 때와 지금의 가장 큰 차이점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던졌다. 릴라드는 조금의 고민도 없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신인 때만 해도 내 기량이 통할 수 있을지, 몇 분을 뛸 수 있을지, 얼마나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었다. 지금은 그런 걱정에서 자유로워졌다. 기술의 발전이나 성장에만 초점을 맞출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 

릴라드는 무명 고등학교를 다닐 때부터 한 번도 주목받은 적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늘 언더독이었던 그였기에 6순위로 NBA 드래프트 지명을 받은 이후에도 매일 연습을 빼놓지 않았다. 이러한 노력이 있었기에 벌써 자신의 이름 앞에 신인왕-2년 연속 올스타라는 멋진 훈장을 새길 수 있지 않았을까.

많은 신인들이 자신의 존재를 어필하는 동시에 지금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보다 더 높은 목표를 향해 젊음을 불태우고 있는 파릇파릇한 루키들의 앞날에 행운이 깃들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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