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하성은 서울 시리즈의 주인공이었다. 호쾌한 홈런은 나오지 않았지만 김하성이 등장하기만 해도 팬들의 함성이 고척돔을 꽉 채웠다. ⓒ 연합뉴스
▲ 김하성은 서울 시리즈의 주인공이었다. 호쾌한 홈런은 나오지 않았지만 김하성이 등장하기만 해도 팬들의 함성이 고척돔을 꽉 채웠다. ⓒ 연합뉴스
▲ LA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다저스 데뷔전을 치렀다.
▲ LA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다저스 데뷔전을 치렀다.

[스포티비뉴스=고척, 신원철 기자] "한 가지만 더 말할게요. 한국, 그리고 서울에 감사합니다."

21일 33안타 26득점 난타전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15-11 승리로 끝난 뒤, 샌디에이고 마이크 실트 감독은 기자회견을 마치면서 잠시 시간을 더 달라고 했다. 그리고 "한 가지만 더 말하고 싶은 게 있다. 한국, 그리고 서울에 감사드린다. 한국에서 정말 좋은 경험을 하고 간다. 아주 흥미진진한 시간들이었다. 또 이 경기가 열릴 수 있도록 해준 물류 담당자 분들은 숨은 영웅이다. 이분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다. 또 원정 담당자에게도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클럽하우스 팀원들 덕분에 야구 밖에 모르는 우리가 여기서 무사히 경기할 수 있었다. 다시 한번 서울에서 만난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샌디에이고와 LA 다저스 선수단은 '2024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의 단 2경기를 위해 일주일 전 12시간 넘는 비행을 감수하고 한국에 날아왔다. 15일 입국 첫 날부터 훈련을 쉬지 않았고 그 사이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 팀 코리아와 스페셜게임까지 치렀다. 낯선 환경에서 펼치는 장거리 원정 경기가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도 있었을텐데 그 누구도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지 않았다. 한국에서 받은 환대만 마음에 남긴 듯했다. 

▲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은 아주 훌륭하고, 경쟁력 있는 선수다. 아주 준비가 잘 되어 있는 선수고, 내가 봤던 여러 명의 투수 중 가장 침착한 투수 중 한 명이기도 했다”고 칭찬했다. ⓒ연합뉴스
▲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은 아주 훌륭하고, 경쟁력 있는 선수다. 아주 준비가 잘 되어 있는 선수고, 내가 봤던 여러 명의 투수 중 가장 침착한 투수 중 한 명이기도 했다”고 칭찬했다. ⓒ연합뉴스
▲ 한국 방문은 처음이지만, 한국을 좋아하는 나라로 꼽은 다르빗슈. ⓒ연합뉴스
▲ 한국 방문은 처음이지만, 한국을 좋아하는 나라로 꼽은 다르빗슈. ⓒ연합뉴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시리즈 내내 한국식 응원 문화를 극찬했다. 앞서 스페셜게임에서 치어리딩에 익숙해진 로버츠 감독은 "1루수와 3루수에게는 응원 소리가 정말 크게 들렸을 것 같다. 이런 응원 문화가 정말 신선하게 느껴졌다. 한국 팬들의 열정과 에너지가 얼마나 대단한지 느꼈다"고 밝혔다. 

일본인 선수들도 한국에 대한 호감을 숨기지 않았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는 16일 기자회견에서 한국 취재진을 깜짝놀라게 했다. 오타니는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해 "한국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나라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20일 경기에서는 김하성과 마주치자 "안녕하세요"하고 한국말로 인사하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또한 "이번에 처음 왔지만 한국은 정말 좋아하는 나라다. 한국에서 등판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는 준비성이 철저했다. 한국에서 치른 4경기를 위해 커스텀 야구화를 두 켤레나 준비해 하루씩 번갈아 신었다. 조던1 농구화를 커스텀한 신발인데 한 켤레는 태극기, 한 켤레는 무궁화를 콘셉트로 만들었다. 태극기 색깔을 딴 신발에는 '잘가요'와 '감사합니다'라는 문장이 써있다. 무궁화 콘셉트 신발에는 등번호를 딴 '이십삼'이라는 글자와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해안이 보이지 않는 것을 이겨낼 용기가 없다면 절대로 바다를 건널 수 없다'는 문장이 적혀있다. 

매니 마차도(샌디에이고)는 21일 쐐기 3점 홈런을 터트린 뒤 베이스를 돌면서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을 모으는 '코리안 하트' 포즈를 취했다. 

고척돔에서 열린 서울 시리즈가 누구보다 각별했을 김하성(샌디에이고)은 21일 경기 후 기자회견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김하성은 대신 인스타그램을 통해 "너무 감사했던 서울시리즈였다. 많은 팬들께서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비록 안타를 기록하지 못해 아쉽지만 과분한 사랑을 받고 돌아가는 것 같다. 미국으로 돌아가서 좋은 경기력 보일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며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는 서울 시리즈 경기만을 위해 새 야구화를 준비했다. ⓒ 인스타그램 캡처
▲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는 서울 시리즈 경기만을 위해 새 야구화를 준비했다. ⓒ 인스타그램 캡처
▲ 김하성은 3억 2500만 달러의 사나이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상대로 시즌 1호 타점을 올렸다. ⓒ 연합뉴스
▲ 김하성은 3억 2500만 달러의 사나이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상대로 시즌 1호 타점을 올렸다. ⓒ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 야구는 서울 시리즈를 계기로 한발짝 가까워졌다. 

KBO는 15일과 19일 두 차례에 걸쳐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교류 세미나를 열었다. 15일(금)에는 MLB 온필드 오퍼레이션 부문 수석 부사장인 마이클 힐과 MLB 리플레이 오퍼레이션 부사장이자 서울 시리즈 심판을 총괄하는 저스틴 클렘이 KBO 심판위원장, 비디오판독센터장 등과 만나 규정·규칙 등 경기 운영에 대해 간담회를 가졌다. 이후 MLB 부사장이자 국제 비즈니스 운영을 담당하는 켈렘 살터가 ‘MLB의 글로벌 성장 전략’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19일에는 ‘MLB 구단에서의 데이터 분석 활용 트렌드’를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부총괄 매니저 조시 스틴이 구단이 현재 활용하는 데이터 분석 방식을 공유하고, KBO 리그 관계자들과 활발하게 의견을 나눴다.

▲ 메이저리그 사무국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
▲ 메이저리그 사무국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

20일에는 허구연 총재와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가 만났다. 허구연 총재는 만프레드 커미셔너에게 한국 야구팬들과 야구 세계화를 위해 메이저리그 개막전 개최를 결정하고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을 결정한 것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KBO와 서울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이번 MLB 개막전이 성공리에 추진되고 있으며 사무국 임직원과 샌디에이고, 다저스 선수단 모두 이번 방문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며 화답했다.

허구연 총재와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또한 피치클락,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 등 여러 야구계 현안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ABS, 피치클락 등 제도 및 규칙 변경과 관련 양 리그 간 데이터 분석자료나 아이디어, 개선점 등에 대해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공유해나가기로 했다.

프로야구 선수협회(이하 선수협)와 메이저리그 선수노조(이하 선수노조) 관계자도 교류의 기회를 가졌다. 장동철 선수협 사무총장은 "이번 미팅에서 선수노조는 KBO에서 먼저 시행되고 있는 ABS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메이저리그에서는 ABS 도입이 어떻게 준비되고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선수협회와 선수노조는 성격이 매우 다른 조직이지만 새로운 제도의 시행에 앞서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함께 고민하며 프로야구를 발전시키려 하는 면은 한국 프로야구가 분명 배워야 할 점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고척스카이돔에는 20일과 21일 3만 1880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 고척스카이돔에는 20일과 21일 3만 1880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 김하성이 1회 희생플라이 타점 후 벤치에서 환영을 받고 있다.
▲ 김하성이 1회 희생플라이 타점 후 벤치에서 환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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