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버텼는데 야마모토는 멘붕… 위기론 등장, 야마모토 자신감 근거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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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LA 다저스라는 스타 군단에서 자신의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선발로 치른다는 것 자체가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하물며 팀의 시즌 첫 두 경기 중 한 경기를 자신의 등판으로 장식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다. 실제 역사적으로도 그런 사례가 별로 없다.
다저스 구단 역사상 팀의 첫 시즌 두 번째 경기 이내에 자신의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선발 등판으로 시작한 선수는 지난해까지 총 5명이 있었다. 1901년 진 맥캔, 1903년 헨리 슈미트, 1907년 냅 루커, 1946년 행크 버먼, 그리고 2013년 류현진이 그 주인공이다. 류현진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은 다 메이저리그 초창기거나, 혹은 2차 대전 여파를 받은 시기였다. 21세기에서는 류현진 하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다음 바턴을 야마모토 요시노부(26‧LA 다저스)가 이어 받았다. 야마모토는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12년 총액 3억2500만 달러라는 예상 이상의 금액을 받고 입단했다. 지난 3년간 일본프로야구에서 사와무라상과 퍼시픽리그 최우수선수(MVP)를 모두 싹쓸이했다. 명실상부한 일본프로야구 최고 투수였다. 2023-2024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 시장 선발 최대어라는 평가와 함께 게릿 콜(뉴욕 양키스)이 가지고 있었던 메이저리그 투수 역대 최고 계약(9년 3억2400만 달러)를 경신했다. 화려한 등장이었다.
다저스는 3월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개막전에 타일러 글래스나우를 선발로 내세웠고, 21일 야마모토가 선발 등판했다. 류현진의 뒤를 이어 다저스 구단 역사에서는 희귀한 케이스가 되는 순간이었다.
류현진은 잘 버텼다. 류현진의 역사적인 메이저리그 데뷔전은 2013년 4월 3일(한국시간)에 있었다. 당시 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에서 데뷔전을 가졌다. 류현진은 6⅓이닝 동안 80개의 공을 던졌다. 당시 10개의 안타를 맞기는 했으나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주며 버텼다. 삼진 5개를 잡아냈고, 3실점으로 막았다. 그것도 수비 실책이 끼어 있어 자책점은 단 1점이었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류현진에 대한 현지 언론의 반응은 기대 반, 의심 반이었다. KBO리그라는 무대 자체가 그들에게는 미지의 영역이었다. 한참 낮은 레벨의 리그라고 생각했고, 그 리그의 왕이라고는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통할지는 미지수였다. 그러나 류현진은 첫 등판에서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줬다. 류현진은 2013년 4월 총 6번의 등판에서 37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35의 좋은 출발을 알려 심리적인 부담을 덜었다.
야마모토는 그렇지 못했다. 류현진처럼 못 버텼다. 야마모토는 21일 샌디에이고와 경기에 큰 기대 속에 등판했으나 1이닝 동안 무려 43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5실점했다. 4사구도 2개가 있었다. 삼진 2개를 잡아내기는 했지만 그것이 강렬한 인상을 주지는 못했을 정도로 투구 내용이 너무 좋지 않았다.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것조차 힘들었다. 이날 전체 43개의 공 중 스트라이크는 단 23개로 절반을 살짝 넘기는 수준이었다. 스트라이크는 타격도 포함된다. 야마모토가 이날 ‘볼만 던졌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다저스는 2회부터 마이크 그로브를 올려 버티기에 들어갔다. 야마모토로는 더 못 버틴다는 위기 의식이 작동했다.
이날 야마모토는 포심패스트볼 14구, 커터 11구, 커브 10구, 스플리터 8구 등 고른 투구 분포를 보였다. 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96.6마일(약 155.5㎞, 평균은 95.4마일(약 153.5㎞)로 100% 컨디션까지는 아니어도 그렇다고 해서 컨디션이 아주 엉망은 아님을 보여줬다. 포심 회전 수도 최고 2394회, 평균 2230회로 이전 국제대회에서 찍힌 수치와 큰 차이가 없었다. 여기에 평균 90.9마일(약 146.3㎞) 수준의 커터, 평균 78.6마일(약 126.5㎞)의 커브, 그리고 자신의 전매특허인 평균 90.3마일(약 145.3㎞) 수준의 스플리터를 던졌다. 구속, 그리고 레퍼토리의 이론적 디자인을 보면 타자들이 쉽게 공략을 못해야 정상이었다. 그러나 샌디에이고 타자들은 이를 쉽게 공략했다. 뭔가 문제가 있었다.
이른바 ‘쿠세’, 투구 버릇의 노출을 우려하는 시선이 있다. 야마모토는 시범경기 첫 등판까지만 해도 충격과 공포의 투구를 했다. 패스트볼은 코스 곳곳을 찔렀고, 스플리터는 마구 같았다. 여기에 다양한 구종을 던지니 타자들이 파울을 만드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두 번째 등판부터 유독 난타를 당했다. 결국 시범경기 세 차례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8.38, 피안타율 0.357, 이닝당출루허용수(WHIP) 1.97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정규시즌에 들어가면 다를 것 같았지만 오히려 더 나빠졌다. 현지 언론에서는 야마모토의 투구 버릇이 읽혔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야마모토는 21일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셋포지션에 들어갔을 때 투구가 흔들렸다. 수정할 점을 확실히 알고 있다. 투수코치에게 조언을 받으면서 잘 준비할 생각”이라고 했다. 어느 정도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고 있고 수정에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다만 그 문제는 시간이 가면 해결될 문제고, 더 근본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구,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커맨드다. 21일 야마모토는 자신이 던지고 싶은 곳에 공을 전혀 던지지 못했다. 패스트볼은 날려서 카운트를 잡지 못했고, 몸에 맞는 공까지 나왔다. 1회 무사 1,2루에서 제이크 크로넨워스에게 맞은 3루타는 스플리터가 완전히 한복판에 몰렸다. 야마모토의 투구에서 잘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정교한 좌우 제구는커녕 높낮이 조절조차 잘 못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야마모토의 커맨드 난조로 공인구 적응 문제를 들고 나온다. 야마모토의 패스트볼 및 스플리터 제구는 이미 정평이 나 있다. 몸에 큰 문제도 없는데 이게 세 경기 연속 이렇게 망가지기는 어렵다. 결국 가장 크게 달라진 것, 공인구 문제가 거론된다. 아직 공인구가 손에 익숙하지 않아 제구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투수들은 솔기 하나에도 굉장히 민감하고, 스플리터와 같은 구종은 더 그럴 수도 있다. 이것도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라고도 볼 수 있지만 쿠세와 달리 시간은 조금 더 걸릴 가능성이 있다.
야마모토는 “먼저 시작부터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 점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확실하게 오늘 경기를 되돌아보고 분위기를 바꿔서 다음 경기에 임하고자 한다”고 다짐하면서 “확실히 경기에서 졌기 때문에 아쉽다는 마음이 크다. 그 점에 대한 책임감을 느낀다. 시즌은 길다. 지금부터 열심히 좋은 투구를 해서 팀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반등을 다짐했다. 3억2500만 달러를 투자한 다저스는 야마모토 살리기에 총력을 다할 전망이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 또한 “지난 시범경기에서와 비슷한 면이 있었다. 커맨드에 문제가 있었다. 구위 문제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전체 커리어를 보면 안타를 맞고 볼넷을 내주는 모습이 그의 평상시 경기력은 아닐 것이다. 금방 회복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야마모토가 얼마나 빨리 답을 찾을 수 있을지에 많은 팬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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