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것 하나에 밤새 줄 서다니… 김광현의 억대 이벤트, 에이스와 팬이 진심으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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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롯데의 시즌 개막전이 끝난 뒤, 일부 야구 커뮤니티에서는 ‘경기장 주위에서 밤을 새겠다’는 글이 하나 올라왔다. 24일 경기 티켓을 구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SSG와 팀 에이스 김광현(36)이 준비한 하나의 이벤트를 기다리는 팬이었다. 구단 관계자는 “24일 아침부터 팬들이 많으실 것 같다”고 했다.
SSG와 김광현은 24일 인천 롯데전을 앞두고 ‘KK 2000 Hoodie’ 이벤트를 열기로 사전에 공지했다. 이는 김광현이 지난해 10월 4일 달성한 KBO리그 통산 2000이닝(KBO리그 역대 8번째) 기록을 기념하는 이벤트였다. 그간 자신이 걸어왔던 길을 팬들의 덕으로 돌리는 김광현이 대기록을 맞이해 직접 후드티 2000벌을 제작하기로 했다.
조금 더 특별한 분들을 위해 일부 수량을 빼놨다. 선수단의 우수한 경기력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관계자들을 눈에 담았다. 구장 그라운드 키퍼, 선수단 버스 운행 기사, 선수단 식당 영양사 및 조리사 등에게 총 100벌의 특별 후드티를 배정했다. 이어 지역사회 아이들의 올바른 성장을 돕는 등 뜻깊은 일에 종사하고 있는 인천지역 보육원 교사 선생님들에게도 총 500벌의 특별 후드티를 전달해 감사를 전하기로 했다. 나머지 1400벌은 선착순 배포였다.
명품도 아니었고, 사실 재질 자체는 흔히 볼 수 있는 기념품이었다. 그러나 SSG 팬들에게는 세상 그 어떤 명품보다 더 소중한 의미가 담긴 후드티였다. 김광현은 2007년 SK에서 KBO리그에 데뷔해 잠시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에서 뛰었던 시간(2020년~2021년)을 제외하면 자신이 경력을 오롯이 인천 팬들과 호흡했다. 2000개의 탈삼진 모두 이 팀에 바쳤다. 그 2000개의 탈삼진을 어떻게 쌓아 올렸는지 잘 아는 팬들이었다. 의미가 각별했다.
상상 이상으로 열기가 뜨거웠다. 선착순이라 사실 ‘득템’에는 왕도가 없었다. 무조건 일찍 가서 기다리는 게 답이었다. 구단 관계자는 “진짜 전날 밤에 오신 분이 있으신지는 모르겠는데 확실히 새벽부터는 줄이 있었다”면서 “아침에는 이미 줄이 길어졌다”고 놀라워했다. 나름 일찍 왔다는 팬들도 줄을 보고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에이스에 대한 팬들의 애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1월 오키나와 미니 캠프를 갈 당시 후배들이 착용해 먼저 공개됐는데 ‘특별한 의미도 있는데 예쁘기도 하다’, ‘가지고 싶다’는 의견이 폭발했다.
100벌도, 200벌도 아닌 자그마치 2000벌이었다. 제작비용은 모두 김광현이 부담했다. 비용이 정확하게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관계자들에 따르면 1억 원대 비용이 든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현이 리그를 대표하는 초고액 연봉자이기는 하지만, 1억 원을 ‘선물’로 쏜다는 건 웬만한 감사함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김광현은 흔쾌히 비용을 부담했고, 팬들이 좋아하고 즐거워했다는 데 만족했다.
앞으로도 이런 이벤트가 있을 수 있을까. 많은 비용을 부담한 김광현은 껄껄 웃으면서 다음 목표를 생각했다. 2000탈삼진을 했으니, 그보다 더 중요한 기록에 도전해야 나름 멋이 산다. 이미 2000이닝(2020⅓이닝)은 달성했다. KBO리그 역사상 딱 한 명만이 가지고 있는 3000이닝(송진우 3003이닝) 이야기가 나오자 김광현은 “너무 멀리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3000이닝은 의식하고 도전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하다 보면 갈 수 있는 기록이지 않을까 했다.
그렇다면 조금 더 현실적인 목표는 200승이다. 김광현도 3000이닝보다는 200승을 이야기했다. 김광현은 KBO리그 통산 357경기에서 159승을 기록 중이다. 이제 41승이 남았다. 결코 쉽지 않지만 김광현의 기량과 몸 관리라면 충분히 가능한 목표다. 특히 김광현은 구원승이 1승뿐이다. 선발 200승에 도전할 유력한 후보다. KBO리그 역사에 아직 선발 200승은 없다. 물론 시간은 조금 더 걸릴 테지만, 팬들은 남은 41승을 쌓아 올리는 과정도 기꺼이 같이 지켜볼 준비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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