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같은 타자? 본 적 없다" 코치도 극찬…美에 없던 '1525억 천재타자' 등장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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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나는 정말 이정후 같은 타자를 본 적이 없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연일 '천재타자' 이정후(26,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활약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정후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고, 새로운 리그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저스틴 빌레 샌프란시스코 타격코치의 눈에도 이정후는 특별했다.
빌레 코치는 3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지역매체 '샌프란시스코클로니클'과 인터뷰에서 이정후에 완전히 반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진짜 새로운 선수다. 나는 이정후와 같은 타자를 본 적이 없다. '공이 던져진 곳으로 타격하라'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나는 그 말을 이정후보다 더 잘 실천하는 타자를 본 적이 없다"고 칭찬 또 칭찬했다.
이정후는 지난달 29일부터 1일까지 치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개막 4연전에서 이미 엄청난 데이터로 메이저리그를 깜짝 놀라게 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 게임노트는 2일 LA 다저스전에 앞서 '이정후는 샌디에이고와 개막 시리즈에서 14타수 4안타, 1홈런, 4타점, 3볼넷, 2삼진을 기록했다. 이정후의 14개 타구 평균 속도는 95.8마일(약 154㎞)이었고, 최고 타구 속도는 108.9마일(약 175㎞)에 이르렀다. 이정후는 개막시리즈에서 모두 공 80개를 봤는데, 헛스윙은 단 2번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일단 치겠다고 마음을 먹은 공은 어떻게든 배트에 맞히는 능력이 빼어나고, 대부분 하드히트일 정도로 정타를 때리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석할 수 있는 수치들이었다.
이정후의 엄청난 콘택트 능력은 2일과 3일 치른 LA 다저스와 원정 경기에서도 유지됐다. 샌프란시스코클로니클은 '호르헤 솔러는 이정후의 뒤 타순에 들어갔는데, 이정후는 나쁜 공에 스윙을 하는 법이 없었다. 이정후는 공 36개에 스윙을 했는데, 헛스윙은 딱 4번, 파울팁은 딱 한 차례 있었다. 이는 솔러의 눈에도 다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솔러는 매체와 인터뷰에서 "항상 내가 타석에 나서면, 거의 이정후가 누상에 있는 것 같다. 그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은 정말 믿기 어려울 정도다. 무슨 말이냐면, 이정후가 스윙을 하지 않는다? 그건 이정후의 공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리고 항상 이정후가 스윙을 하면 견고하게 공을 맞힌다"며 엄지를 들었다.
이정후는 3일 다저스전에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1안타 2삼진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종전 0.316에서 0.292로 약간 떨어졌다. 개막 6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 갔으나 앞선 5경기와 비교했을 때는 타석에서 고전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저스 투수들은 이날 이정후에게 포심패스트볼 사용을 피하는 경향을 보였다. 철저하게 변화구 또는 변형 패스트볼로 승부했다. 이정후가 빠른 공에 매우 강하다는 분석을 기반으로 한 볼 배합의 변화로 해석할 수 있다. 이정후는 2일 다저스와 첫 맞대결에서 2안타를 기록했는데 안타 2개 모두 포심패스트볼을 공략한 결과였다. 첫 안타는 다저스 좌완 제임스 팩스턴의 시속 94.4마일(약 151㎞)짜리 직구를 받아쳤고, 2번째 안타는 팩스턴의 시속 93.1마일(약 150㎞)짜리 직구를 때렸다.
다저스의 전략은 4번째 타석까지는 통했다. 이정후는 1회 첫 타석에서 3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시범경기부터 이정후가 잘 보여주지 않은 낯선 장면이었다. 불펜데이로 경기를 치른 다저스의 오프너로 나선 우완 라이언 브레이저는 커터 2개로 스트라이크 2개를 잡은 뒤 3구째 시속 95.2마일짜리 싱커로 헛방망이를 끌어냈다.
다저스는 2회부터 좌완 라이언 야브로를 마운드에 올렸다. 이정후는 2회 2번째 타석에서 야브로를 처음 만나 2루수 땅볼에 그쳤다. 야브로의 초구 싱커를 지켜본 뒤 2구째 커브를 건드린 결과였다. 5회초 야브로와 2번째 맞대결에서도 웃지 못했다. 1사 후 3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초구 싱커를 지켜본 뒤 2구째 바깥쪽으로 크게 빠지는 커브에 헛스윙을 하면서 고개를 갸웃했다. 이어 3구째 커브가 스트라이크존 높게 들어왔을 때 방망이를 휘둘렀는데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정후는 4-5로 뒤진 7회초 1사 후 4번째 타석에서 또 한번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정후가 하루에 3구 삼진을 2번이나 당하는 일은 분명 흔하지 않다. 다저스 우완 마이클 그로브는 초구 시속 93.3마일짜리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2구 슬라이더를 던졌다. 이정후는 슬라이더를 건드리긴 했지만 파울이 됐다. 이어 3구째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에 살짝 걸치면서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정후는 9회 2사 후 마지막 타석에서 기어코 안타를 생산했다. 볼카운트 0-1에서 다저스 마무리투수 에반 필립스의 2구째 커터를 공략해 우익수 앞에 뻗어가는 안타를 생산했다. 타구 속도 101.9마일(약 163㎞)에 이르는 강한 타구였다. 아무리 안 좋은 날이라고 해도 안타 하나는 생산하고 마는 이정후의 집념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약 1525억원)에 계약하면서 꿈의 무대인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역대 아시아 야수 최고 대우였고, 팀 내 야수 가운데 평균 연봉 1위에 올랐다. KBO리그 통산 7시즌 타율 0.340으로 역대 1위에 오른 천재타자의 가치를 샌프란시스코가 충분히 인정한 결과였다.
우려의 시선은 있었다.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샌프란시스코는 한국 최고 선수 가운데 하나로 널리 알려진 이정후에게 올겨울 1억1300만 달러를 걸었다. 메이저리그에서 중견수로 뛸 수 있으면서 공 치는 기술이 타고난 선수였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가 비정상적으로 뛰어난 콘택트 능력과 스트라이크존 인지 능력을 지녔기에 리그에 구애받지 않는 특별한 선수로 평가했다. 하지만 여기는 메이저리그'라고 했다.
이어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를 향한 그들의 평가에 얼마나 자신이 있었는지, 또 이정후가 자신의 능력을 얼마나 믿었는지 몰라도 이정후는 (이곳은 메이저리그라는) 무언의 오만에 도전해야 했다. 만약 이정후가 시즌 초반 고전했다면, 그 오만은 더 과장되고 확고해진 편견을 동반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정후는 오직 실력으로 편견에 맞서 싸웠다. 올 시즌 6경기 성적은 타율 0.292(24타수 7안타), 1홈런, 4타점, OPS 0.762다. 리그 적응 과정은 뛰어넘었다고 볼 수 있는 수치다.
미국 매체 '포브스'는 올겨울 악마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거둔 유일한 성과로 이정후를 꼽기도 했다. 포브스는 '보라스가 모두 잃기만 한 것은 아니다. 보라스는 외야수 이정후로 대성공을 거뒀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5년 총액 5000만 달러(약 674억원)를 보장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신 보라스는 샌프란시스코로부터 6년 1억1300만 달러 가치 계약을 이정후에게 제공했다. (예상 금액보다) 추가된 6300만 달러 보장 금액이 보라스의 실패를 상쇄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진 않지만, 이는 여전히 보라스가 어떤 속임수를 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보라스의 협상력을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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