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도 살짝 초조해진다… 7번 강등에 실책까지, 두산 외국인 타자 다운그레이드 막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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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 앞선 두산 라인업 카드는 두 가지 특이 사항이 있었다. 허벅지 통증으로 며칠간 휴식을 취한 주전 포수이자 팀의 핵심 타자인 양의지가 이번 3번 지명타자로 들어온 건 반가운 일이었다. 반대로 외국인 타자인 헨리 라모스(32)가 7번으로 빠진 건 그렇게 반가운 일이 아니었다.
외국인 타자는 팀 공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대개 공격을 보고 데려온다. 그렇기에 7번보다는 더 중요한 타순에 포진하는 게 일반적이다. 라모스가 투수 상성과 관계없이 7번까지 떨어졌다는 것은 최근 성적이나 타격감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도 경기 전 “지난해 비디오로 봤을 때와는 다르다”면서 “기다려야 한다. 외국인 타자들은 30경기, 100타석 이상은 봐야 한다”고 애써 미소를 지었다.
라모스는 개막 2번 타자였다. ‘강한 2번 타자론’에 부합하는 선수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후 6경기 내리 2번으로 출전했다. 하지만 타격 성적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리드오프 정수빈이 곧잘 출루하는데 라모스가 부진하니 오히려 팀 타격이 뚝뚝 끊기는 감이 있었다. 이에 감이 좋은 허경민을 2번으로 올리고 라모스를 3번으로 배치했는데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이날은 올 시즌 들어 처음으로 2·3번이 아닌 하위타순에 배치됐다.
일단 지금 팀 타선 자체가 나쁜 건 아니었다. 허경민 강승호 등 좋은 선수들이 있는 만큼 1~6번 타순 구축에는 그렇게 문제가 없었다. 라모스가 조금 압박을 덜고 자기 스윙을 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3일 경기에서도 시원시원한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4타수 1안타에 2삼진을 기록했다. 3-0으로 앞선 5회에는 고명준의 타구를 한 번에 잡지 못해 타자 주자가 2루까지 가는 실책을 저지르기도 했다. 5회 3실점이 다 라모스 탓은 아니지만, 현재 경기력이 공·수 모두에서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한때 외국인 선수의 공격력, 특히 콘택트 능력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었던 시절도 있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두산에서 4년간 뛴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덕이었다. 페르난데스는 2019년 타율 0.344, 2020년 타율 0.340, 2021년도 타율 0.315를 기록했다. 수비 도움이 안 되고 발이 느려 병살왕의 오명을 쓰기는 했지만, 그래도 콘택트 하나는 괜찮았다. 2019년 197안타, 2020년 199안타를 쳤고 장타 비율도 꽤 됐으니 단점이 상쇄됐다.
그러나 2021년부터 페르난데스의 단점이 더 도드라지기 시작하고, 2022년 인내심의 한계에 부딪힐 만큼 장·단점의 비중이 역전되자 결국 2023년 시즌을 앞두고 새 외국인 타자를 찾기로 했다. 그렇게 입단한 선수가 호세 로하스다. 그러나 로하스 또한 두산의 기대를 100% 채우지는 못했다. 후반기 들어 계속 나아지는 모습은 있었지만 122경기에서 타율이 0.253까지 떨어졌다. 그러자 두산은 또 대안을 찾아 나섰고, 이번에는 라모스가 선택을 받았다.
라모스는 2022년 kt 입단 당시 여러 장점을 가진 만능 플레이어로 큰 주목을 받았던 선수다. 콘택트, 스위치 히터의 장점, 갭파워까지 KBO리그 구단 스카우트들도 라모스를 높게 평가하는 경우가 많았다. 부상으로 퇴출된 라모스는 지난해 트리플A에서 좋은 활약을 했고 두산도 예전의 평판과 지난해 활약상을 보고 영입을 결정했다. 하지만 아직 그에 걸맞은 활약은 하지 못하고 있다. 수비에서도 생각보다 견고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고민이 생긴다. 양의지 김재환이 지명타자 슬롯을 나눠 가져야 하는 상황에서 라모스에게까지 지명타자를 줄 여유가 별로 없는 두산이다.
분명 가지고 있는 건 많은 선수다. KBO리그 스카우트들이 괜히 호평한 것도 아니고, 지난해 트리플A 성적이 괜히 좋았던 것은 아니다. 어느 시점 고비를 넘기면 균형 잡힌 기록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마냥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두산의 갈 길도 바쁘다. 지금은 국내 선수들의 타격 자체가 호조를 보이는 양상이지만, 언젠가는 외국인 타자의 힘이 필요한 시기가 반드시 온다.
첫 10경기 타율이 1할대(.195), OPS(출루율+장타율)가 0.548에 그친 라모스가 힘을 내야 더 이상의 다운그레이드는 막을 수 있다. 올해 뉴욕 양키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뒤 트리플A 첫 두 경기에서 타율 0.333, 1홈런, OPS 1.600을 기록한 전임자가 생각나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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