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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방출 설움 2년, '0.444' 독기 제대로 품었다…"부끄럽지 않도록"

작성일: 2024.04.07 10:1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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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자이언츠 이정훈 ⓒ 롯데 자이언츠
▲ 롯데 자이언츠 이정훈 ⓒ 롯데 자이언츠
▲ 롯데 자이언츠 이정훈 ⓒ 롯데 자이언츠
▲ 롯데 자이언츠 이정훈 ⓒ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사직, 김민경 기자] "퓨처스팀에 있을 때 개인적으로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하자. 부끄럽지 않도록 가진 것을 다 보여주자'고 생각했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훈(30)은 성공에 목마른 선수다. 굴곡 있는 야구 인생을 살았다. 이정훈은 휘문고-경희대를 졸업하고 2017년 2차 10라운드 94순위로 KIA 타이거즈에 지명됐다. 아슬아슬 막차를 타고 프로의 꿈을 이뤘는데, 포수였던 이정훈이 KIA에서 설 자리는 마땅히 없었다. 2022년까지 6년 동안 1군 61경기 출전에 그쳤다. 타격에 기대감이 큰 선수였는데, 41경기로 가장 기회를 많이 받았던 2021년 타율 0.248(129타수 32안타)로 커리어하이였다. 기회가 조금 생기나 싶던 차. 2022년 다시 1군 6경기 그치면서 과거로 돌아갔고, 결국 KIA는 이정훈에게 방출을 통보했다. 

롯데는 이정훈의 타격 재능을 눈여겨 보고 2023년 시즌에 앞서 방출 선수들을 대거 모을 때 이정훈에게도 손을 내밀었다. 연봉은 4000만원이었다. 롯데는 이정훈이 포수 대신 1루수 또는 외야수로 포지션을 전향해 타격에 더 집중하길 권했고, 야구선수로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이정훈은 도전할 수밖에 없었다. 이정훈은 지난 시즌 59경기에서 타율 0.296(152타수 45안타), 1홈런, 17타점을 기록하면서 타격 재능을 어느 정도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정훈은 올해 내심 출전 기회를 더 늘리는 해로 만들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스프링캠프부터 삐끗했다. 괌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로 넘어갈 때 2군 합류를 통보받았다. 1차 캠프는 올 시즌 전력으로 활용할 선수를 확인하는 자리라면, 2차 캠프는 개막 전력을 거의 추려서 실전 감각을 쌓는 자리다. 냉정히 1군 전력에서 제외됐다는 신호였다. 

이정훈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를 더 악물고 2군에서 악착같이 훈련했다. 이정훈은 "괌 캠프 이후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하지 못했을 때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가장 먼저 생각했다. 퓨처스팀(2군)에 합류했을 때 김용희 감독님을 비롯해서 김평호, 이병규, 이성곤, 나경민 코치님이 진심으로 많이 도와주셨다. 많이 괴롭혀 달라고 말씀하셨는데, 퓨처스팀에 있는 동안 오랜 시간을 투자해 주셨다"고 이야기했다. 

퓨처스팀 코치들을 많이 괴롭힌 결과는 있었다. 이정훈은 퓨처스리그 5경기에서 타율 0.471(17타수 8안타), 출루율 0.471, 장타율 0.529, 3타점으로 맹활약한 뒤 지난 4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개막 일주일여 만에 1군 입성을 해낸 것. 롯데는 당시 빅터 레이예스, 전준우 정도를 제외하면 타석에서 꾸준히 안타를 생산하는 선수가 없었고, 김태형 롯데 감독은 새로운 조합을 찾기 위해 이정훈을 불러올렸다. 

김 감독은 콜업 당시 "이정훈은 대타로 기용할 수 있고, 만약 지명타자로 나가면 전준우가 좌익수로 나갈 수도 있다. 상황에 따라서 기용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 롯데 자이언츠 이정훈 ⓒ 롯데 자이언츠
▲ 롯데 자이언츠 이정훈 ⓒ 롯데 자이언츠
▲ 롯데 자이언츠 이정훈 ⓒ 롯데 자이언츠
▲ 롯데 자이언츠 이정훈 ⓒ 롯데 자이언츠

이정훈은 주어진 기회를 충분히 살리고 있다. 3경기에서 타율 0.444(9타수 4안타), 3타점, OPS 1.111을 기록하면서 롯데 타선에 숨통이 트이게 해줬다. 이정훈은 6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3타점 맹타를 휘두르면서 8-1 완승에 힘을 보탰다. 

3번타자 레이예스, 4번타자 전준우와 함께 중심타자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다. 3회말 2사 2, 3루에서 레이예스의 2타점 적시타, 전준우의 1타점 적시 2루타에 힘입어 3-0으로 앞서 나갈 때 이정훈이 좌중간 1타점 적시 2루타로 4-0까지 거리를 벌리면서 경기 초반 승기를 잡는 데 일조했다. 6-1로 앞선 7회말 1사 2, 3루 기회에서는 중견수 왼쪽 2타점 적시타를 때리면서 3타점 경기를 완성했다. 3타점은 개인 한 경기 최다 신기록이다. 

이정훈은 "퓨처스팀에 있을 때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하자. 부끄럽지 않도록 가진 것을 다 보여주자'고 생각했다. 동기부여가 있었기 때문에 늦지 않게 1군에 올라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오늘(6일) 경기를 돌아봤을 때 안타를 쳤던 타석보다는 세 번째 타석에서 2루수 땅볼을 친 것이 아쉽다. 조금만 더 앞에서 맞았으면, 좋은 타구를 생산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아쉬운 마음을 표현했다. 

김 감독은 계속해서 이정훈의 달아오른 방망이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유강남, 노진혁, 박승욱 등 주축 타자로 생각했던 선수들이 타율 1할대 또는 1할을 밑도는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 

김 감독은 6일 경기에 앞서 "지금 초반에 막 (선수를) 돌려가면서 기용해 보고 있다. 타석에서 타이밍이나 메커니즘이 괜찮은 선수를 보고 있다. 안 맞더라도 타이밍이 맞는 선수가 있고, 지금 아예 공에 안 맞는 선수가 있다. 그래도 어느 정도 납득이 되는 정도가 나오면 계속 기용을 하겠는데, 지금은 아직"이라고 고충을 털어놨는데, 이정훈이 고민 하나는 덜어주는 활약을 펼친 듯하다. 

▲ 롯데 자이언츠 이정훈 ⓒ 롯데 자이언츠
▲ 롯데 자이언츠 이정훈 ⓒ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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