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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LG 자살 특공대라고 했나… 1년간 뛰는 DNA 살렸다, 팔 없으니 발로 버틴다

작성일: 2024.04.22 12:1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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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리그 도루왕 탈환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박해민 ⓒ곽혜미 기자
▲ 올 시즌 리그 도루왕 탈환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박해민 ⓒ곽혜미 기자
▲ 지난해보다 뛰는 야구가 조금 더 효율적으로 변한 LG는 중요한 승부처에서 발이 빛나는 경우가 많아졌다 ⓒ연합뉴스
▲ 지난해보다 뛰는 야구가 조금 더 효율적으로 변한 LG는 중요한 승부처에서 발이 빛나는 경우가 많아졌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염경엽 LG 감독이 부임한 이후 팀 색깔의 가장 도드라진 변화는 ‘뛰는 야구’였다. KBO리그 구장 중 가장 넓은 잠실을 우회하기 위해 한때 뛰는 야구를 많이 했던 LG지만, 2021년 팀 도루 시도는 126개로 평범한 수준이었다. 

박해민이라는 리그 최고의 대도를 영입한 2022년에는 팀 도루 시도가 늘기는 했으나 148개로 전년 대비 그렇게 늘어난 건 아니었다. 그런데 염경엽 감독이 부임한 이후 적극적으로 뛰는 야구,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야구를 권장했고 LG의 도루 시도는 지난해 무려 267개까지 불어났다. 거의 두 배 가깝게 뛰었다. 이는 단지 도루 성적이었고, 1루에서 3루까지 베이스러닝 등을 고려하면 LG는 미친 듯이 뛰어다닌 팀이었다. 모두가 혀를 내둘렀다. 

박해민이나 오지환과 같이 원래 잘 뛰던 선수들뿐만 아니라 팀 내에서 주력이 그렇게 특별하지 않은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도루나 한 베이스를 더 노렸다. 그렇게 도루 성공도 리그에서 가장 많은 166개를 기록했다. 하지만 효용성에는 항상 의문이 따라다녔다. 실패도 무려 101회였다. 도루 성공률은 62.2%에 불과했다. 리그에서 가장 낮았다. 뿐만 아니라 주루사만 78회였고, 견제사는 15회였다. 모두 리그에서 가장 많았다. 

적극적으로 한 베이스를 더 노리다보니 성공을 거두는 경우도 많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오히려 그 데미지가 더 크게 느껴졌다. 특별히 주력이 뛰어나지 않은 선수들이 횡사할 때마다 팬들의 심장도 타들어갔다. “더 효율적으로 작전을 구사해야 한다”는 주문이 빗발치기 시작했다. 심지어 일부 팬들은 ‘자살 특공대’라고 비아냥거렸다. 도루의 전략적 가치가 예전보다 더 떨어진 시대 흐름도 이를 부채질했다.

그러나 염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일부 전략을 수정하기는 했지만 큰 틀은 흔들지 않았다. 선수들에게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을 주문한 건 똑같았다. 염 감독은 확실한 소신이 있었다. 뛰면서 성공하고, 또 실패하며 배우고 경험하고 얻는 것이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 것들이 모여 팀 주루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염 감독은 시즌 말미로 갈수록 선수들이 자신의 주루 철학을 점차 이해해나간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 효과일까. 2024년 시즌 초반 성적표를 보면 주목할 만한 것이 잡힌다. LG는 첫 26경기에서 총 53회의 도루를 시도해 여전히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런데 성공률이 지난해 62.2%에서 올해 79.2%로 훌쩍 뛰어 올랐다. 여전히 주루사는 많지만, 오히려 발이 팀을 승리로 이끌거나 패배 위기에서 구해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최근 팀 내 최고 준족이 박해민이 발로 그라운드를 휘저으며 승부에서 중요한 점수를 만들어내더니, 2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더블헤더 2경기에서도 4-5로 뒤진 9회 대주자로 들어간 최승민이 1사 후 2루 도루에 성공하며 결국 동점의 발판을 놓으며 다 졌던 경기를 무승부로 마칠 수 있었다. 확실히 지난해보다는 주루사 때문에 답답한 경우가 줄어든 감이 있다. 여전히 실수는 나오지만, 효과를 볼 때는 또 확실히 본다.

▲ 염경엽 감독 ⓒ곽혜미 기자
▲ 염경엽 감독 ⓒ곽혜미 기자

염 감독은 달리는 DNA를 깨운 것도 하나의 비결로 본다. 박해민이 예라고 설명했다. 리그 최고의 도루 능력을 가진 박해민은 매년 30개 이상의 도루를 꼬박꼬박 하던 선수였다. 그런데 LG 이적 직후인 2022년에는 144경기에서 24도루에 그쳤다. 출루율이 예년보다 낮았던 것도 아닌데 시도 자체가 줄어들었다. 안 뛰다보면 감을 잃는다는 게 염 감독의 이야기다. 지난해 다시 뛰기 시작하면서 감을 다시 찾아갔고, 올해 16도루 성공-1실패라는 경이적인 성공률을 기록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는 설명이다.

LG는 올 시즌 마운드의 전력 이탈로 머리가 아프다. 특히 리그 최강 수준을 자랑했던 불펜이 초토화됐다. 지난해 필승조 인원들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 5월은 되어야 하나둘씩 전력이 복귀하고, 완전체가 되려면 시간이 얼마나 더 걸릴지 모른다. 타선도 지난해만한 짜임새와 힘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실패하며 업그레이드한 발이 귀중한 득점력을 보태주고 있다. 깨지고 깨지면서 깨우친 이 뛰는 DNA가 위기의 LG에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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