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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영상 알고리즘 뜨더라" 40초 영상이 '야알못'도 사로잡았다, '숏폼 허용' 얼마나 통했나 [천만사②]

작성일: 2024.12.13 09:05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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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KBO리그는 '숏폼' 콘텐츠를 허용하면서 새로운 팬들을 유치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곽혜미 기자
▲ 올해 KBO리그는 '숏폼' 콘텐츠를 허용하면서 새로운 팬들을 유치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곽혜미 기자
▲ KBO리그는 올해 1088만 7705명으로 '역대 최초 10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종전 기록인 2017년 840만 688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 곽혜미 기자
▲ KBO리그는 올해 1088만 7705명으로 '역대 최초 10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종전 기록인 2017년 840만 688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올해 KBO리그는 지금까지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큰 실험에 나섰다. 바로 뉴미디어 중계 유료화 결정이다. 지난 1월 CJENM이 유무선중계권을 가져가면서 자사 OTT 서비스인 '티빙'을 통해 KBO리그 경기를 유료로 중계하기 시작했다.

부수적인 효과도 있었다. 40초 제약 아래 자유로운 경기 영상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숏폼 콘텐츠' 제작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점 또한 큰 변화다. 덕분에 수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팬 계정' 또한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 야구 콘텐츠를 올리고 있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숏폼 허용은 어떤 영향을 가져왔을까. '크보톡(@kbotalk)', '야구사전(@baseball_ssul)', '요즘야구(@todaybaseball144)', '크보짤 (@kbz_baseball)' 운영자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이들은 2023년까지는 영상을 쓰다 제재를 받기도 했지만 올해 숏폼 허용 덕분에 콘텐츠의 다양성과 질이 높아지고 야구 팬들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올 시즌 비약적으로 늘어난 팔로워 수를 보며 새로운 야구 팬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체감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조회 수를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를 만들기보다 야구의 매력을 바르게 전달하겠다는 원칙을 유지한다는 공통분모를 보이기도 했다. 

▲ 요즘야구 @todaybaseball144는 2023년 6월부터 KBO리그 관련 크리에이터 활동을 시작했다.
▲ 요즘야구 @todaybaseball144는 2023년 6월부터 KBO리그 관련 크리에이터 활동을 시작했다.

- 경기 영상을 쓸 수 있게 된 점이 계정 운영에 얼마나 영향을 끼쳤나요.

크보짤) 확실히 야구의 본질인 경기를 직접 담을 수 있게 되어 운신의 폭이 크게 늘었고 계정 운영의 질 또한 상당히 좋아졌습니다. 저는 계정 운영 초기부터 야구 팬들이 아니면 잘 알지 못할, 경기 중 재미있는 장면을 담으려는 게 1순위 목표였는데 영상 제작이 허용되기 이전에는 이를 텍스트나 팬들의 제보 영상으로밖에 담을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덜 와 닿을 수밖에 없었고 그 제약이 크게 느껴졌거든요. 그런 답답함이 많이 해소가 된 것 같습니다.

요즘야구) 매우 많은 영향을 가져왔습니다. 처음에는 경기 영상을 아무 생각 없이 올렸는데 (지난해)8월 초에 뉴미디어 단속팀에 의해 제재를 당했습니다. 그래서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동안 만들었던 영상들을 모두 삭제했습니다. 이후 영상은 사용하지 않고 경기 직관 영상 위주로 편집했습니다. 당시 직관도 제재 대상이라고 했지만 큰 제재는 없었습니다. 그 뒤로는 팬들이 야구를 즐기는 장면, 그날의 경기를 '짤(사진)'로 표현하는 영상을 꾸준히 올렸습니다.

야구사전) 영상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전보다 콘텐츠의 폭이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콘텐츠 제작을 하면서도 같이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크보톡) 경기 영상, 움짤을 사용할 수 없었을 때는 새로운 소식들 위주로 업로드를 하며 운영을 했습니다. 큰 이슈가 아니면 댓글이나 공유 같은 팬들의 반응이 많지 않았습니다. 주로 야구를 깊이 좋아하는 팬들이 팔로하셨었고 댓글로 반응을 보이는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경기 영상을 쓰게 된 이후에는 팔로워 수, 공유, 댓글 반응 등 콘텐츠 확산 속도에서 차이를 크게 느꼈습니다.

▲ 크보톡 @kbotalk은 이번 인터뷰에 참가한 크리에이터 가운데 가장 오랜 경력을 지녔다. 2021년 8월부터 계정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 크보톡 @kbotalk은 이번 인터뷰에 참가한 크리에이터 가운데 가장 오랜 경력을 지녔다. 2021년 8월부터 계정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 숏츠 영상이 새로운 팬 유입에 얼마나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시나요. 40초 제약은 어떻게 느꼈는지도 궁금합니다.

크보짤) 개인적으로는 직접적인 팬 유입에 영향을 끼쳤다는 생각까지는 하지 않습니다. 다만 야구라는 종목이 팬이 아닌 이상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데, 그 어려움을 덜고 조금 더 친숙하고 쉽게 다가가는 데에는 약간의 도움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40초 제약은 어떤 기준으로 정해진 시간인지는 몰라도 모든 장면을 담아내기엔 좀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제 경우 '야알못 가이드'라는 콘텐츠로, 야구를 잘 모르는 분들께 인스타그램 릴스나 네이버 클립의 제한 시간인 90초 안에 야구에 대해 설명하는 시리즈 또한 만들고 있어서 (40초 제약이)조금 더 짧게 느껴지거든요. 경기를 담아내는 영상조차 40초가 짧아서 설명되지 않을 때는 일부분만 보고 오해하시는 댓글이 달릴 때도 있었습니다. 유튜브도 1분 영상의 한계를 알고 3분으로 업데이트를 했던 만큼 티빙 측에서도 시간 제약을 완화하는 쪽을 더 고려해주셨으면 합니다.

요즘야구) 2023년 말에는 팔로워가 3만 8000명 정도였습니다. 2024년부터 영상 사용이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돌았고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했을 때 5만 명 정도로 늘었던 것 같은데요. 시즌이 끝난 지금 팔로워가 10만 명이니 새로운 유입자는 5만 명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즉 경기영상을 쓸 수 있느냐 없느냐는 정말 큰 영향이 있었습니다.

야구사전) 야구 같은 경우 평균 경기 시간이 3~4시간이 육박하는 스포츠라 짧고 자극적인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들이 즐기기에는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는 소비와 시간을 아끼지 않는 것 또한 젊은 세대의 특성이기도 합니다. 숏폼 채널들이 생겨나면서부터 야구가 새로 접하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종목이 된 것 같습니다.

크보톡) 유튜브가 없어서는 안 될 앱이 된 2020년도부터는 확실히 영상 콘텐츠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관심-구매로 이어지는 마케팅 단계처럼 실제 공유되는 수치나 조회 수를 보니 야구 숏츠 영상이 크게 확산하며 관심을 이끌었습니다. 여기서 야구 시청, 관람을 선택하게 되는 마케팅이 자연스럽게 이뤄졌다고 생각합니다. 영상 소비자들도 짧은 영상을 더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콘텐츠가 확산하는 과정에서의 큰 불편함은 느끼지 못하지만 40초 제약이 없다면 더 다양한 콘텐츠가 나올 수 있겠다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 야구사전 @baseball_ssul은 KBO리그 정보공유를 목적으로 2022년 9월부터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했다.  
▲ 야구사전 @baseball_ssul은 KBO리그 정보공유를 목적으로 2022년 9월부터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했다.  

- 언제 '새로운 팬 유입이 많아졌다'고 느끼시나요.

크보짤) 지인들 중 야구를 전혀 보지 않고, 제 계정을 찾아보지 않았던 이들이 "네 영상 요즘 알고리즘에 엄청나게 뜨더라" 하고 보여줄 때나, 간혹 댓글에서 야구를 보지 않으시는 분이 "요새 여기 보니까 재밌던데 나 야구장 좀 데려가"하고 야구 팬인 친구를 태그할 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야구) 시즌이 시작되고 경기 영상을 쓰면서부터 팔로워가 한 달에 약 7000~1만 명이 늘었습니다. 많으면 1만 3000명, 평균적으로는 8000명이 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즌 초반 티빙의 운영이 미흡해서 더 많이 늘어난 면도 있습니다.

야구사전) 숏폼이나 릴스 시청자 인사이트를 확인했을 때, 인스타그램 같은 경우 여성 연령대의 폭이 많이 넓어졌습니다. 인스타그램 자체가 젊은 여성들이 더 많이 이용하는 플랫폼이기도 했지만 영상을 활용하고 나서부터는 여성과 남성 모두 연령 폭이 많이 넓어졌습니다. 그럴 때 새로운 팬 유입이 많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크보톡) 계정을 운영하면서 당장 올해 팔로우 수가 5배 이상 늘며 콘텐츠 조회 수, 댓글, 공유 수 등 반응들 수치가 크게 늘었다는 점에서 가장 와 닿았습니다.

▲ 2023년부터 KBO리그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크보짤 @kbz_baseball
▲ 2023년부터 KBO리그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크보짤 @kbz_baseball

- 콘텐츠 제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점은 뭔가요.

크보짤) 야구팬들은 화가 많다는 잘못된 프레임을 부수고 싶습니다. 팀과 선수들에 대한 팬들의 열정과 사랑이 일부의 잘못 때문에 오역되고 왜곡되는 게 참 마음 아팠거든요. 그래서 팬들 사이 분쟁이 일어날 만한 글은 최대한 자제하려 노력하며 야구 팬들의 사랑을 나타내기 위해 기부 또한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단순 야구 영상 계정이 정말 많이 생겨났습니다. 그래서 보시는 분들도 피로감이 커질 우려가 있고 다양한 취향의 야구 팬들을 만족하게 하기 위해 '야알못 가이드'나 응원가를 만들어보는 '크보티파이', 팬들에게 설문하는 '크보짤짤 설문', 만약에 게임을 응용한 '야구에 만약에 있다면', 야구장에서 있던 에피소드를 올리는 '크보짤은 사랑을 싣고' 같은 여러 가지 콘텐츠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요즘야구) 야구는 재미있는 것. 짜릿한 것이 신조입니다. 그날 이기는 팀 쪽으로 제목을 많이 짓다 보니 편파적인 편집이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근 팔로워가 늘어나면서 방향성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이 계정이 KBO 공식 계정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공식인 것처럼 느끼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댓글 중에 분란을 조장하거나 (누군가를)비하하거나 하는 것처럼 불편한 댓글을 삭제하는 등의 관리를 시작했습니다. 저 또한 불편한 제목은 최대한 짓지 않으려고 합니다. 

원칙은 변하지 않습니다. 10개 구단 팬들 모두가 즐겁게 야구를 볼 수 있도록 열심히 영상을 제작하고, 그리고 유망주나 이름 없는 선수들을 찾아내서 영상으로 만들어 야구 팬들께 알려 드리는 일을 계속해서 해 나갈 예정입니다.

야구사전) 처음부터 지금까지 콘텐츠 제작 방향은 공감입니다. '야구를 즐기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원칙이자 방향성입니다. 또 야구를 좋아하기 시작한 사람들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을 내년 방향성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크보톡) 기존 영상에 강조되는 편집을 더해 야구팬들이 보시고 재미나 박진감, 감동 같이 직접 어떠한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같은 영상이라도 10개 구단 팬들이 보고 느끼는 감정이 다를 수 있어서 콘텐츠를 제작하는 저는 최대한 중립적으로, 감정은 빼고 팬들이 직접 느끼고 반응하도록 제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천만 관중을 만든 사람들은 누구일까

KBO리그는 올해 전무후무한 흥행 돌풍과 함께했다. 그 어느 때보다 무더웠던 여름에도 관중이 줄지 않았고, 시즌 끝까지 꾸준한 관중 수를 유지했다. 모든 구장이 경기당 1만 명 이상의 관중을 동원하면서 이른바 인기 팀과 비인기 팀 차이가 줄어들었다. 그 결과가 1088만 7705명이라는 역대 최다 관중 신기록으로 나타났다. 

뉴미디어 중계 유료화라는 파격적인 시도에도 야구에 대한 관심은 변함이 없었다. TV와 뉴미디어 시청자 수가 2억 5000만 명을 돌파했다. 역사에 남을 흥행의 원인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여성 야구 팬'과 '숏폼 콘텐츠', '비인기 팀' 세 가지 키워드 속 주인공들의 목소리를 직간접적으로 들어봤다. 

①  유행해서, 친구따라 왔다가, 컬래버 굿즈로 '입덕'…Z세대 여성들은 이렇게 야구에 빠진다 
② "네 영상 알고리즘 뜨더라" 40초 영상이 '야알못'도 사로잡았다, '숏폼 허용' 얼마나 통했나
③ '창단 첫 1만 관중 시대' NC는 이렇게 스몰마켓 한계를 극복했다, 극복하려 한다
④ 이정후 떠나도 팬들은 남았다, 키움 히어로즈는 어떻게 2030 여성 팬의 '최애'가 됐나
⑤ '덕질' 끝에는 콘텐츠 생산이…SSG 팬들은 직접 만든다, 매거진·그래픽·웹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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