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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가 밑바닥을 경험하며 느낀 것… 에이스가 올해 던질 것은 책임감이다

작성일: 2025.02.20 12:37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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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꿈치 수술 재활을 마친 뒤 첫 풀타임 시즌에 도전하는 소형준은 더 단단한 정신 무장과 함께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kt위즈
▲ 팔꿈치 수술 재활을 마친 뒤 첫 풀타임 시즌에 도전하는 소형준은 더 단단한 정신 무장과 함께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kt위즈
▲ 20일 호주프로리그 멜버른 에이시스전에 등판해 2이닝 무실점으로 컨디션을 점검한 소형준 ⓒkt위즈
▲ 20일 호주프로리그 멜버른 에이시스전에 등판해 2이닝 무실점으로 컨디션을 점검한 소형준 ⓒkt위즈

[스포티비뉴스=멜버른(호주), 김태우 기자] 자신이 의도한 일은 아니었겠지만, 데뷔 때부터 사실상 ‘황태자’ 대접을 받았다. 고교 최고 투수라는 호평 속에 2020년 kt의 1차 지명을 받았고, 남다른 능력을 인정받아 데뷔 시즌부터 선발로 뛰었다. 역량은 당장 1군 무대에서 통하고도 남았다. 데뷔 시즌이었던 2020년, 26경기에서 13승을 거두는 빼어난 성과 속에 리그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2년 차에 벌써 억대 연봉을 받았다.

1차 지명 ‘로컬보이’에 빼어난 능력까지 갖춰 프랜차이즈 스타로 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어마어마했다. 팬들도 소형준이 팀과 리그를 이끌어나갈 재목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었고, 구단도 소형준을 스타로 키우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소형준은 2022년까지 팀의 주축 선수로 뛰며 국가대표팀에도 선발되는 투수로 성장했다. 모든 게 순조로운 것 같았다. 하지만 2023년 팔꿈치 인대가 파열되며 수술대에 올랐다. 프로 데뷔 후 맛보는 첫 시련이었다.

한창 뻗어 나가야 할 때 찾아온 부상이라 더 낙담할 법했다. 2022년 27경기에서 13승6패 평균자책점 3.05로 데뷔 후 최고 시즌을 보낸 뒤 더 큰 발전이 기대됐던 시기에 1년 이상을 쉬어야 할 큰 부상이 찾아왔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대표팀이 금메달을 딴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도 불발됐다. 그렇게 1년 동안 대중의 시선에서 멀어져 자신과 싸움이라는 외로운 재활을 해야 했다. 

소형준은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다. 수술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는 내가 앞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될 것인지에 대해 더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면서 재활 과정에서 많은 것을 떠올리고 배웠다고 이야기했다. 소형준은 “2군과 재활군에 있으면서 거기에 있는 선수들이 1군에 올라가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하고 준비를 하는지 옆에서 가까이 봤다. 그런 것을 보면서 1군에서 더 책임감을 가지고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고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어쩌면 날 때부터 스타였고, 데뷔 때부터 스타였다. 어려운 여건에서 야구를 하는 게 무엇인지 잘 모를 선수였다. 하지만 팔꿈치 재활은 소형준에게 새로운 세계를 보여줬다. 더 야구가 하고 싶었고, 돌아가면 더 절실하고 책임감 있게 야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철저한 재활을 거쳐 지난해 막판 돌아온 소형준은 그 책임감을 2025년 마운드에서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재활 때 느꼈던 일을 생각하면 하루도 허투루 보낼 수가 없다.

지난해 시즌 막판 복귀했지만 한 번 던지면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했다. 정상적인 투구 여건은 아니었다. 팔꿈치 수술을 하면 2~3년은 자기 팔이 아닌 것 같다고 하는데 소형준도 감각이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을 던지다보니 애로사항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서도 정규시즌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한 것에 이어 LG와 준플레이오프에서도 3경기에 나가 평균자책점 2.25로 선전했다. 이 투수의 클래스, 그리고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모두 느낄 수 있었다.

부상 복귀 후 첫 캠프다. 설레는 마음과 신중한 마음을 모두 가지고 차분하게 캠프를 진행 중이다. 소형준은 “새로운 환경(질롱 캠프)에서 하는 캠프다. 날씨도 너무 좋고 올해도 선발로 복귀하는 시즌이다 보니까 동기부여도 있어서 재밌게 캠프를 했던 것 같다. 그래도 작년에 복귀했을 때보다도 많이 좋아져서 점차 더 좋아질 거라고 믿고 있다”면서 “작년에는 한 번 던지면 기간이 좀 필요했었는데 그래도 지금은 이제 한 번 던지고 나서도 큰 불편함이 없다. 그냥 던지고 나서 늘 가지고 있던 정도의 뭉침 정도만 있어서 그런 부분은 많이 좋아진 것 같다”며 점점 정상궤도를 향해 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 지난해보다 팔꿈치 상태가 호전된 소형준은 호주 캠프를 성공적으로 치르며 이제 본격적인 페이스업에 들어갔다 ⓒkt위즈
▲ 지난해보다 팔꿈치 상태가 호전된 소형준은 호주 캠프를 성공적으로 치르며 이제 본격적인 페이스업에 들어갔다 ⓒkt위즈

페이스도 점차 끌어올리고 있다. kt는 소형준의 캠프 투구에 굉장히 예민하게 움직인다. 팔꿈치 수술 경력이 있고, 복귀 후 첫 풀타임 시즌이기 때문에 무리를 시키지 않겠다는 구상이다. 시즌 초·중반에는 등판 간격도 조절할 방침이다. 캠프 투구 수도 다른 선발 투수들보다는 자제를 시키고 있다. 그러나 소형준은 점차 자신의 몸 상태에 확신을 갖는 듯 힘을 줘보고 있다. 20일 호주 멜버른 볼파크에서 열린 멜버른 에이시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한 게 상징적이다.

원래 등판 계획은 없었지만 불펜 피칭과 라이브 피칭에서 나쁘지 않은 감을 확인한 소형준이 이날 등판을 원했다. 실전에서 투구 수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봤다. 소형준은 아직 100% 컨디션이 아닌 상황에서도 2이닝을 무실점을 정리하며 긍정적인 대목을 봤다. 패스트볼 위주의 투구임에도 호주 타자들이 장타를 날리기 못했고, 오히려 무수한 땅볼을 유도하며 자신 특유의 장점을 그대로 보여줬다. 소형준의 투구를 지켜본 이강철 kt 감독은 “소형준은 소형준이더라. 몸쪽 투심이 좋았다”고 반색했다.

소형준은 마운드에 오르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고 이야기한다. 소형준은 “내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로테이션에서 내가 나가는 경기에서 조금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그냥 ‘한 경기 한 경기 소중하게 생각을 하고 던져야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면서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하기는 하는데 막상 그 한 경기가 안 좋았을 때 조금 마음이 안 좋고 그런 부분이 있었다. 올해는 그런 생각을 최대한 하지 않고 빨리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시즌을 치르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다짐했다. 복귀 후 첫 시즌인 만큼 팔 상태의 기복도 심할 수밖에 없고, 망치는 경기도 나온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 다음 경기 다시 ‘책임감’을 던지는 게 소형준의 올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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