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뢰 배트’가 추신수와 오타니를 소환했다고? 진짜 효과 있나, “전부터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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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 레이스에서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를 견제할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하나로 뽑히는 엘리 데라크루즈(23·신시내티)는 시즌 초반 자신의 타격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성적이 나쁜 것은 아니었는데 장타가 없었다.
데라크루즈는 시즌 첫 3경기에서 타율 0.273(11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최악의 출발은 아니었지만 이게 모두 단타였다. 그런 데라크루즈는 분위기를 바꿔보고자 1일(한국시간) 텍사스와 경기에 배트를 바꿔 들고 나왔다. 요즘 메이저리그에서 큰 화제가 되는 ‘어뢰 배트’였다. 이미 데라크루즈도 어뢰 배트를 가지고 있었고, 장타가 나오지 않는 답답한 마음에 이 배트를 들고 경기장에 나온 것이다.
결과는 놀라움의 수준을 넘어 무서웠다. 데라크루즈는 이날 홈런 두 방을 포함해 4타수 4안타 7타점 1도루를 기록하는 놀라운 활약으로 텍사스 마운드를 폭격했다. 시즌 장타율은 종전 0.273에서 0.875로 수직 점프했다. 많은 이들이 어뢰 배트에 주목하는 것은 당연했다.
물론 데라크루즈는 어뢰 배트가 아니어도 홈런을 칠 수 있고, 또 공격력의 폭발력을 가지고 있는 타자다. 괜히 MVP 후보로 불리는 게 아니다. 지난해 160경기에서 25개의 홈런을 쳤다. 도루는 무려 67개로 오타니 쇼헤이의 도루 부문 석권을 저지하기도 했다. 호쾌한 장타력과 폭발적인 주력을 모두 갖췄다. 하지만 아무래도 어뢰 배트에 시선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날 데라크루즈의 활약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몇 없었던 진기록을 만들어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한 경기에 2홈런 이상·4안타 이상·4득점 이상·7타점 이상·1도루 이상을 동시에 기록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긴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딱 9번이 나왔는데 데라크루즈가 10번째 이 진기록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흥미로운 것은 이 달성자 명단에 추신수와 오타니 쇼헤이라는 동양인 선수들이 있다는 것이다. 추신수도 딱 한 차례 이 허들을 모두 달성한 바 있다.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소속이었던 2009년 7월 4일(한국시간) 오클랜드와 경기에서 대활약했다. 당시 추신수는 5타수 4안타 2홈런 7타점 1도루 4득점을 기록한 바 있다.
오타니는 지난해 9월 20일 마이애미와 경기에서 6타수 6안타 3홈런 4득점 2도루의 대활약으로 진가를 드러냈다. 당시 마이애미와 경기는 오타니의 타자 경력에서도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어뢰 배트는 기존 배트의 형상과 다르다. MIT의 물리학자이자 미시간 대학에서 7년간 교수로 재직했던 애런 린하트 현 마이애미 필드 코디네이터가 양키스 프런트에 있을 당시 고안했다. 배트의 배럴 부분을 더 두껍게 만들었다. 헛스윙을 줄이고 정타가 나왔을 때 그만큼 힘을 더 실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발상에서 착안했다. 무게를 유지하면서 대신 배트 끝에서 6~7인치 아래에 질량을 집중했다. 이것이 일부 타자들에게 효과를 보고 있다.
어뢰 배트를 사용하는 선수가 많은 뉴욕 양키스가 밀워키와 시리즈 3경기에서 무려 15개의 홈런을 치면서 유명세를 탔다. 메이저리그 규격에 위반되는 배트도 아니다. 이미 마이너리그나 대학리그에서는 유명했던 배트로, 보유하고 있는 선수는 제법 많다. 이 배트가 유명해지자 애틀랜타와 필라델피아 쪽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방망이 형상 관계상 배럴 부위 외 나머지 부분에 맞으면 오히려 타구질이 더 떨어지는 경향도 있다. 선수마다 감각이 다 다르고, 이 배트로 연습도 오래 해야 한다. 필라델피아의 주전 내야수 브라이언 스탓은 “전부터 있었던 것이다. 새로운 것은 아니다”면서 “누구에게나 맞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선수의 스윙 궤도나 선수의 타격 지향점에 따라 효용이 있을 수도 있고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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