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유럽파 계보 이었다…32살에 英 데뷔 낭만 달성 → 버밍엄 깜짝 이적, 이명재 두 달 만에 출전 '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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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대한민국 축구에 또 한 명의 유럽파가 탄생했다. 32세의 나이로 유럽 무대에 진출한 낭만이 결실을 맺었다.
국가대표 출신 풀백 이명재가 19일(한국시간) 홈구장인 세인트 앤드류스에 펼친 2024-25시즌 잉글랜드 리그원(3부리그) 43라운드 크롤리 타운과 경기에서 후반 교체로 들어가 20여분 그라운드를 누볐다. 유럽 무대 도전을 선언하고 두 달 만에 달성한 쾌거다.
이명재는 지난해까지 울산 HD에서 뛰며 K리그1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2014년 울산에서 데뷔해 임대로 뛰었던 알비렉스 니가타(일본) 시절을 제외하면 선수 생활 모두를 울산에서 보냈다. 2017년부터 울산의 주전 레프트백으로 자리잡았고, K리그1 3연패를 이루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울산과 계약이 만료된 이명재는 유럽행을 택했다. 국내는 물론 중국, 중동 등 아시아 구단의 러브콜을 모두 뿌리치고 유럽에서 뛰어보겠다는 꿈을 달성하기 위해 도전을 택했다. 30대에도 지금이 전성기라며 자신감을 내비친 이명재는 "누군가는 ‘늦게 핀 꽃’이라고 하지만, 나는 꾸준히 성장했고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백승호가 소속된 버밍엄 시티와 계약을 맺었다. 직접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소식을 알린 이명재는 "프로에 데뷔한 2014년부터 2024년까지, 임대를 제외하면 줄곧 울산에서만 선수 생활을 했다. 울산은 저에게 고향과 같은 팀이다. 이제 새로운 도전을 떠나지만, 언제나 울산을 응원하겠다”라고 했다.
버밍엄도 겨울 이적시장 마감일에 자유계약으로 이명재를 영입했다고 알렸다. 계약 기간은 이번 시즌까지로 단기였으나 등번호 16번을 배정하며 즉시 전력감이 되어주길 기대했다.
이명재도 “왼쪽 수비수뿐만 아니라 왼쪽 센터백(3백 스토퍼)도 가능하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팀 내 다목적 역할을 맡을 수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버밍엄 이적 가능성이 제기되었을 때, 가장 먼저 백승호에게 연락했다”며 “승호가 ‘빨리 오라’고 하더라. 여러 이야기를 나눴고, 좋은 팀이라는 말을 듣고 더욱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백승호는 지난 시즌부터 버밍엄의 핵심 선수로 활약하고 있으며, 강등 이후에도 팀에 남아 재계약을 체결했다. 이제 두 명의 한국인 선수가 함께 뛰며 버밍엄의 승격 도전에 힘을 보태는 그림을 그렸다.
그런데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버밍엄이 리그원 선두를 내달리면서 주전 일변도로 시즌을 진행했다. 잘 나가는 분위기에 변화를 주기 보다는 일관성에 무게를 두면서 이명재는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다. 32살에 내린 결정이 오히려 황혼기에 시련을 주는 것만 같았다. 일부에서는 무모한 도전으로 칭하며 방출을 가볍게 논하기까지 했다.
다행히 버밍엄이 시즌 종료 전에 조기 우승을 달성했다. 그러자 크리스 데이비스 감독은 그동안 뛰지 못했던 선수에게 눈을 돌렸고, 이명재에게도 첫 출전 명령을 내렸다. 이날 벤치에서 출발한 이명재는 후반 25분 알렉스 코크런을 대신해 들어가 고대하던 영국 데뷔전을 펼쳤다.
오래 실전을 소화하지 못했어도 기량은 여전했다. 이명재는 20분 남짓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19번의 볼터치와 92%의 패스 성공률을 보여줬다. 풀백답게 공격적으로 올라가 크로스를 2개 시도했고, 키패스도 한 차례 기록했다. 현지 팬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라 잔여 경기에서도 모습을 드러낼 여지를 남겼다.
유럽 데뷔의 꿈을 이룬 이명재는 이영표, 설영우로 대표되는 한국 축구 유럽파 풀백 계보를 뒤늦게나마 이었다. 이제는 선발에 도전한다. 교체로 예열을 한 만큼 오는 21일 버튼전에서 선발 출격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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