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도 한때는 잘 치는 포수였단다… 1574일 만의 장타 폭발, 33년 만의 이글스 폭죽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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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한화 베테랑 포수 이재원(37)은 올 시즌 팬들에게 그렇게 호의적인 평가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투수 리드, 특히 경기 막판 어린 투수들의 리드에서는 분명히 강점을 가진 선수였다. 도루 저지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공격력이 너무 아쉬웠다.
아무리 포수라고 해도 경기에 들어서면 한 명의 타자인 만큼 어느 정도의 공격력은 담보가 되어야 한다. 올해 주전 포수 최재훈의 경우는 105경기에서 타율 0.277, 출루율 0.409로 리그 포수들의 평균을 훌쩍 넘는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이재원은 1일까지 시즌 86경기에서 타율 0.184에 그쳤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0.458로 리그 바닥권이었다. 최근 10경기에서도 타율 0.091에 머물렀다.
너무 공격이 안 되다보니 흐름을 곳곳에서 끊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한화 팬들은 2군에서 좋은 타격 성적을 거두고 있었던 허인서나 장규현의 콜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곤 했다. 일리가 있는 이야기였다. 다만 김경문 한화 감독은 이재원의 경험과 경기 막판 중요성을 들어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지 않았다. 나름의 믿음이었다.
사실 이재원이 이렇게 못 치던 타자도 아니었다. 한때는 타율 4할에 도전하는 포수이기도 했고, 한때는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형 포수로 이름을 날렸던 선수이기도 하다. 이재원은 팀의 주전으로 자리를 잡은 2014년 120경기에서 타율 0.337을 기록했고, 2015년에는 흔치 않은 100타점 포수 타이틀을 달기도 했다. 2018년에는 130경기에서 타율 0.329, 17홈런을 기록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잘 치던 타자였던 셈이다.
그러나 이후 타격 성적이 꾸준히 내리막을 걸었고 SSG에서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2023년에는 27경기에서 타율 0.091에 그치기도 했다. 지난해 한화와 계약해 72경기에 나갔지만 타율은 0.239로 그렇게 높지는 않았다. 백업 포수로서의 최소치 정도였다. 그런데 올해는 타율이 1할대까지 떨어졌으니 나름의 위기였다.
공교롭게도 엔트리가 확대돼 두 명의 젊은 포수(허인서 장규현)이 1군에 등록된 날, 2일 대전 KIA전에서 이재원의 방망이가 폭발했다. 몸이 좋지 않아 이날 선발에서 빠진 최재훈을 대신해 선발 포수 마스크를 쓴 이재원은 선발 류현진을 잘 리드함과 동시에 공격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며 힘을 했다. 이날 두 개의 장타를 터뜨렸는데, 이 두 개의 장타는 한화를 승리로 이끄는 중요한 순간 나왔다.
한화는 이날 4회까지는 공격이 잘 안 풀리는 흐름이었다. 희생번트만 두 번을 대며 주자를 득점권에 보냈지만 후속타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5회 이원석 손아섭의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1,2루에서 하주석의 번트 때 상대 실책성 플레이로 모두 살며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이어 문현빈의 희생플라이, 그리고 노시환의 3점 홈런이 나오면서 4-1 리드를 잡았다.
다만 아직 이닝이 많이 남아 있었고,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이진영 김태연 이도윤의 연속 안타가 나오며 추가점을 뽑았다. 그리고 이재원이 전진수비를 하던 상대 좌익수 키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면서 한화가 승기를 잡았다. 만약 이 2점이 없었다면 한화도 승리를 확신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이재원은 6회에는 ‘이제는 이겼다’라고 안도를 하게 할 만한 쇄기 투런포를 터뜨리기도 했다. 홈런·2루타 모두 올해 처음 경험하는 것이었다. 이재원이 한 경기에 홈런 포함 장타 두 방을 터뜨린 마지막 경기는 2021년 5월 12일 사직 롯데전(홈런 2개·2루타 1개) 이후 1574일 만에 처음이었다.
이재원이 불을 붙인 한화의 다이너마이트는 화려하게 터졌다. 이날 한화는 장단 21안타를 터뜨리면서 총 21득점을 하고 21-3으로 이겼다. 이글스 프랜차이즈 역사상 한 경기 20득점 이상을 기록한 것은 1992년 6월 5일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로 당시 22득점을 했다. 프랜차이즈 역사상 20득점 이상을 한 것은 이 경기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는데 역사가 하나 더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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