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시절 그 버릇 여전하네… 자랑스러운 1위 도전인데 왜 절망하나, 그 웃픈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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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국에서도 뛰어 우리 팬들에게도 친숙한 애런 윌커슨(36·세인트루이스)은 KBO리그에서 뛰던 시절 이닝이터로 이름을 날렸다. 구위도 괜찮았지만, 어떤 경기에서든 책임 이닝은 소화하는 경기 운영 능력이 있던 선수였다.
2023년 팀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단한 윌커슨은 시즌 13경기에서 79⅔이닝을 던지며 7승2패 평균자책점 2.26의 호성적을 거두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2024년은 부침이 있었다. 전반기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며 꽤 고전했다. 그 결과 2024년 32경기에서 12승8패 평균자책점 3.84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거의 4점대에 가까웠다. 외국인 투수에게 기대하는 수치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윌커슨은 압도적인 이닝소화능력을 뽐냈다. 32경기에서 무려 196⅔이닝을 던진 것이다. 거의 200이닝에 가까운 수치였다. 메이저리그도, KBO리그도 선발 투수들의 투구 이닝이 점차 짧아지는 추세다. 불펜 분업이 이뤄진 시대에다 선발 투수가 더 강한 공을 짧은 이닝에 태우고 내려가야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겨낼 수 있기 때문이다. 200이닝 투수의 가치가 더 귀해진 상황에서 윌커슨은 그런 능력을 보여줬다.
다만 전체적인 성적이 재계약을 해야 할 당위성을 설명하지는 못했다. 이닝 소화력은 아까웠지만, 그래도 더 좋은 경기력을 갖춘 외국인 투수가 필요했던 롯데였다. 윌커슨의 나이가 30대 중반이고, 구속 자체가 엄청 빠를 정도는 아니라는 것도 참고 자료였다. 그렇게 윌커슨은 한국을 떠나 올해 1월 말, 신시내티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메이저리그 재도전에 나섰다.
7월 중순 방출됐지만 곧바로 세인트루이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윌커슨은 꾸준하게 트리플A에서 뛰고 있다. 트리플A는 메이저리그 팀에서 결원이 생겼을 때 바로 부를 수 있는 즉시 전력감의 실전 감각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무대다. 윌커슨은 그런 트리플A 무대에서 16일(한국시간)까지 총 27번의 선발 등판을 했다. 출전한 모든 경기가 선발 등판이었다.
그리고 그 27경기에서 142⅔이닝을 소화하며 여전한 이닝 소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KBO리그에서 뛰던 시절보다는 떨어지지만, 리그의 특이성을 고려해야 한다. 트리플A는 경기마다 실험해야 할 선수들도 있고, 등판이 지정된 투수들도 있어 선발 투수들이 개인 한계 투구 수까지 던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실제 트리플A에서 인터내셔널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선수는 로건 워크맨(탬파베이)으로 146⅓이닝을 던졌다. 퍼시픽코스트리그 이닝 1위인 트레버 맥도날드(샌프란시스코)도 142⅓이닝 소화다. 윌커슨은 인터내셔널리그 및 마이너리그 전체 2위다. 윌커슨의 이닝 소화 능력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평균자책점은 3.97,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1.10으로 나쁘지 않다.
이닝 소화 1등을 한다는 것은 부정적인 의미는 아니다. 분명 메이저리그 구단이 볼 때, 그리고 선수를 평가할 때 분명 플러스 요소가 될 수는 있다. 그런데 웃지는 못할 기록이다. 마이너리그 이닝이 1위라는 것은, 역설적으로 봤을 때 메이저리그 이닝은 그만큼 적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실제 윌커슨은 올해 꾸준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메이저리그 팀의 결원을 기다리고 있었으나 아직 콜업이 되지는 않았다. 이닝 2위고 잔여경기 일정에 따라 1위로도 올라갈 수 있지만, 사실 생각만큼 좋은 훈장은 아닌 셈이다.
사실상 포스트시즌을 포기한 세인트루이스로 가면 한 번의 기회는 있을 줄 알았지만, 아직은 콜업 소식이 없다. 세인트루이스도 만약의 결원 사태에 대비해 윌커슨을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잡아두고 보험을 만들었지만, 정작 그 이후 메이저리그 불펜에 큰 부상자가 없었고 유망주들을 쓰느라 윌커슨의 자리가 없었다.
윌커슨은 2017년 밀워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19년까지 3년 연속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메이저리그 통산 14경기(선발 3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6.88을 기록했다. 이후 메이저리그로 돌아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그들의 관점에서 보기에는 항상 뭔가가 부족한 선수였다. 이는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은 양상이다. 나이를 고려하면 갈수록 복귀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가운데 올해 기회가 찾아올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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