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무려 '17구' 승부라니! 신기록 세웠다…그런데 구자욱 "아쉽다"는 말만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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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구, 최원영 기자] 투수의 진을 쏙 빼놨다.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은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3차전 SSG 랜더스와의 홈경기에 3번 타자 겸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팀의 5-3 승리에 공헌했다. 삼성은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서나갔다.
한 타석에서 무려 '17구' 대결을 벌인 끈질김이 돋보였다. SSG 구원투수 이로운을 괴롭혔다. 준플레이오프 및 포스트시즌 한 타자 상대 최다 투구 수 신기록을 작성했다.
종전 준플레이오프 기록은 1997년 10월 9일 박충식(삼성)-김기태(쌍방울 레이더스)의 14구였고, 포스트시즌 기록은 2003년 10월 18일 제춘모(SK 와이번스)-이택근(현대 유니콘스)의 15구였다.
올해 구자욱은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서 7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도 4타수 무안타로 돌아섰다.
지난 11일 2차전서 마침내 고대하던 올가을 첫 안타를 때려냈다. 4타수 1안타 1득점을 올렸다. 1사 1루서 우중간 2루타를 터트려 1사 2, 3루로 기회를 이었다. 삼성은 해당 이닝서 점수를 뽑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번 3차전에선 멀티히트와 함께 타점까지 신고했다.
1회말 선두타자 김지찬과 SSG 선발투수 드류 앤더슨이 승부하는 과정서 갑자기 폭우가 내렸다. 37분간 우천 중단된 끝에 경기가 재개됐다. 구자욱은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앤더슨의 초구,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2-0으로 앞선 3회말 2사 2루서 타석이 돌아왔다. 구자욱은 앤더슨의 8구째, 커브를 공략해 시원한 1타점 중전 적시 2루타를 선보였다. 팀에 3-0을 안겼다.
백미는 역시 5회말이었다. 4-1로 한 점 더 달아난 삼성은 1사 2루 찬스를 이어갔다. 이때까지 투수 이로운의 투구 수는 7개였다.
구자욱은 2볼로 유리한 볼카운트서 승부를 시작했다. 3구째로 스트라이크가 들어온 후 4구째부터 10구째까지 공 7개를 연속으로 커트해냈다. 11구째에 볼을 골라낸 구자욱은 풀카운트서 다시 12구~16구째까지 5차례 연속 파울을 기록했다. 이어 17구째 체인지업에 헛스윙해 아웃됐다. 팬들은 열렬한 환호와 함께 구자욱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로운은 후속 르윈 디아즈를 자동 고의4구로 걸렀고, 김영웅에게 초구에 1타점 우전 적시 2루타를 맞아 강판당했다. 이로운의 최종 성적은 ⅔이닝 2실점, 투구 수 25개였다. 이 중 17개를 구자욱 한 명에게만 소모했다.
구자욱은 7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투수 김택형과 맞붙었다. 8구째 패스트볼을 노려 중전 안타를 만들며 타석을 마무리했다.
경기 후 구자욱은 "선수들이 다 잘해줘 편하게 플레이했다. 선발 (원)태인이가 엄청 잘 던져줘 선수들이 더 힘냈던 것 같다"며 입을 열었다. 원태인은 이날 6⅔이닝 1실점, 투구 수 105개로 선발승과 함께 데일리 MVP를 수확했다.
이로운과의 17구 승부 상황을 물었다. 구자욱은 "공이 앞으로 잘 안 나가더라. 꼭 살아 나가고 싶었는데 아웃돼 아쉬웠다"고 말했다. 칭찬받아야 할 승부였다고 되묻자 "결과를 냈어야 한다. 결과가 삼진이라 아쉬운 것 같다"며 "삼진당하고 기록을 세우게 됐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구자욱이 이로운의 힘을 빼놓은 덕에 김영웅의 적시타가 나올 수 있었다. 구자욱은 "4차전엔 이로운 선수가 등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미소 지었다. 구자욱에게도 그만큼 힘든 맞대결이었다.
매 타석 전반적으로 많은 공을 봤다. 구자욱은 "의도했다기보다는 치기 어려운 공들이 많이 와서 그랬다. 빨리 앞으로 쳐야 하는데 말이다"며 "그래도 (상대 투수의) 투구 수를 늘리는 데 그나마 도움이 된 듯해 괜찮은 것 같다"고 밝혔다.
무릎 상태가 좋아져 좌익수 수비도 가능한 컨디션이지만 팀의 배려로 지명타자를 맡고 있다. 구자욱은 "지명타자로 나가고 있어 (못하면) 신경이 쓰이긴 한다. 그래도 팀이 이기면 다 상관없다"며 "팀 분위기도 정말 좋다. 재미있게 경기하고 있다. 타격감도 좋긴 하다"고 전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14일 안방인 대구에서, 4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겠다고 공표했다.
구자욱은 "다 같은 마음 아닐까. 선수단뿐 아니라 팬분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며 "팬분들 함성이 진짜 크다. 정규시즌 때부터 큰 목소리로 응원해 주셔서 긴장하거나 위축되지 않고 뛰고 있다. 대구에서 (준플레이오프를) 끝내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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