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무조건 잠실로 가야 한다, 팬들과 김경문 감독 위해서라도… 간절히 바라니 행운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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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자칫 잘못하면 한국시리즈가 싱겁게 끝날 수도 있다는 공기가 경기장을 감돌았다. 잠실에서 열린 LG와 한국시리즈 1·2차전을 모두 진 한화는 3차전에서도 고전하고 있었다.
승률이 높은 홈으로 돌아왔고, 여기에 선발은 팀의 에이스이자 리그 최고 투수인 코디 폰세였다. 말 그대로 경기에서 이겨야 한다는 압박은 한화가 훨씬 더 많이 받고 있었다. 특히나 시리즈 전적이 2패였기 때문에 한 판을 더 지면 한국시리즈 전망이 어두워진다는 것을 구성원 모두가 직감하고 있었다. 그런데 중반까지 경기가 안 풀렸다.
폰세는 6이닝을 2실점으로 막으며 자기 몫은 어느 정도 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2회 선취점을 뽑은 이후로 타선이 7회까지 침묵을 이어 갔다. 게다가 1-2로 뒤진 8회 위기 상황에서 김서현의 폭투로 1점을 더 내주며 한화의 승리 확률은 17%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LG는 송승기와 유영찬이라는 필승 카드들이 모두 살아 있었다. 한화의 시리즈 전망이 절망적인 수준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한화는 포기하지 않았다. 경기 후 팀의 주전 포수인 최재훈은 “오늘이 가장 중요했다. 3패로 몰리면 1패만 하면 끝나는 경기였다”면서 “우리들이 지고 있어도 이길 수 있다는 마음으로 포기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했다”고 선수단의 각오를 대변했다. 그리고 한화의 그 마음가짐이 파죽지세를 타던 LG의 빈틈을 파고들었다. 그렇게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승리가 완성됐다.
한화는 1-3으로 뒤진 8회 선두 타자로 나선 대타 김태연이 중견수 박해민 앞에 떨어지는 2루타를 치고 나가며 분위기를 되살렸다.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지만 오히려 빗맞은 것이 안타로 이어졌다. 분위기가 요상해지기 시작했다. 여기서 손아섭이 우전 안타를 치며 무사 1,3루를 만들었다. 동점 주자가 나갔고, 경기장 분위기가 뜨거워졌다.
리베라토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문현빈이 좌중간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쳐 분위기를 이어 나갔다. 애매한 위치에 뜬 타구였지만 LG 외야수들이 잡지 못했다. 노시환의 삼진에도 불구하고 채은성이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 2사 만루를 만들었고, 여기서 대타 황영묵이 끈질긴 승부 끝에 유영찬을 상대로 밀어내기 볼넷을 고르면서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장 분위기는 한화 쪽으로 기울었다.
한화의 간절한 소망과 마음은 심우준의 2타점 역전 적시 2루타로 이어지며 빛을 발했다. 역시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지만 3루수 키를 살짝 넘겼다. 코스가 좋았다. 두 명의 주자가 홈을 밟았고, 이어 최재훈이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쳐 7-3으로 앞서 나가 승리를 예감했다. 아주 잘 맞은 타구나 아주 큰 타구는 없었지만 마치 선수들의 간절함이 야구의 운을 부른 듯한 모습이었다. 염경엽 LG 감독은 “그것도 야구니까, 어쩔 수 없다”고 허탈해했다.
시리즈 전적 1승2패를 만든 한화지만, 사실 앞으로의 시리즈 전망이 밝은 것은 아니다. 역대 7전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가 열린 건 총 21번으로, 이중 1·2차전을 모두 진 팀이 이 열세를 딛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건 딱 두 번이다. 2007년 SK가 두산에 1·2차전을 내주고도 이후 4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2013년 삼성은 두산에 2패 후 1승, 이후 1승3패로 몰린 상황에서 내리 세 판을 잡으며 시리즈를 뒤집었다.
LG도 요니 치리노스가 4차전 선발로 대기하는 등 여전히 짜임새 있는 전력을 과시한다. 한화는 폰세라는 최강 카드를 5·6차전에는 쓸 수 없다. 그래도 한화는 6·7차전이 열리는 잠실로 시리즈를 끌고 가겠다는 각오다. 최재훈은 홈 강세에 대해 “대전에서 다 잡고 잠실로 가서 감독님에게 처음으로 승리를 안겨 드려야 하지 않을까”라고 웃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통산 한국시리즈 잠실 경기에서 이긴 적이 없는 지독한 징크스를 가지고 있다. 잠실에서 통산 12번의 한국시리즈 경기를 했는데 한 번도 못 이겼다. 물론 김 감독이 계속해서 ‘언더독’ 팀을 이끌었다는 점은 있지만, 그래도 한 번을 이기지 못한 건 의외다. 올해도 잠실에서 열린 LG와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 모두 졌다. 김 감독이 올해 이 징크스를 깰 기회를 마련하려면 30일 4차전, 혹은 31일 5차전에서 한 번은 이겨야 한다. 한화는 두 판을 다 잡고 3승2패로 잠실에 도착한다는 각오 속에 4차전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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