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배팅볼투수, 프로 코치 앞에서 발표하다 "내가 이걸 해도 되나?"→"진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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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방이동, 신원철 기자] 언제나 조연이었던 그가 오늘만큼은 주인공이 돼 야구계 선배들 앞에서 자신의 얘기를 들려줬다. 약속한 날짜가 다가오면서 '내가 이걸 해도 되나' 싶을 때가 많았지만 끝나고 나니 "이런 자리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했다"며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LG의 숨은 우승 청부사, 왼손 배팅볼 투수 조부겸 얘기다.
조부겸은 1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5 청담리온정형외과 코치라운드 컨벤션' 첫 날 첫 번째 강연자로 청중 앞에 섰다. 프로야구 지도자, 전력분석원, 아마추어 지도자, 아카데미 코치와 학부모 등 다양한 야구계 관계자들이 모인 곳에서 자신의 경험담과 꿈을 들려주기 위해서였다.
지금은 배팅볼 투수지만 그 역시 한때 고교야구 유망주였다. 그러나 고교 3학년 때 타구에 머리를 강타당하는 사고를 겪으면서 꿈을 접어야 했다. 입원만 한 달 반을 하는 큰 부상이었다. 부상 후 재활이 길어지면서 프로 입단이 무산된 가운데 대학 진학 조건까지 갖추지 못한 그에에 남은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조부겸은 우선 군대로 향했다. 그는 "두개골 수술까지 했는데 입대할 줄은 몰랐다"고 자조했다.
그런데 군대에서 야구에 대한 열망이 더욱 커졌다. 야구 아닌 일에는 동기부여를 느끼지 못했고, 그래서 다시 도전하기 위해 독립구단 성남 맥파이스에 입단했다. 배달 아르바이트로 야구할 돈을 벌면서 재기를 꿈꿨지만 이마저도 결과는 실패. 조부겸은 "독립리그에서 뛰면서 선수로서 정체성에 혼란을 느꼈다. 생각이 너무 많고, 단점만 고치려다 보니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했다. 선생님이 너무 많아서 혼란스럽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다 2023년 왼손 배팅볼 투수가 없던 LG 트윈스에서 현장 스태프로 일해보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조부겸은 "선수였다가 현장 스태프로 일한다는 데서 이질감을 느끼기도 했다"며 "그래도 야구장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또 두 번의 우승이라는 남들은 못 할 경험도 했다"고 얘기했다.
또 "야구에서의 직업은 선수만의 것이 아니다. 배팅볼 투수도 있고 불펜포수도 있고, (아마추어)선수들이 프로야구 선수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다른 길도, 야구에 다른 업도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 목표는 전력분석원이라며 "공부 열심히 해서 전력분석원 일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발표를 마친 조부겸은 "내 얘기를 들어줄 대상에 대한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다. (야구선수)학부모 님들도 오시고 프로 지도자들도 오신다는데 내가 어떤 얘기를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LG 박세훈 전력분석원님이 그냥 내 얘기를 하면 된다고 하셔서, 공감할 만한 얘기를 두 가지로 추려서 얘기했다"고 얘기했다.
나름대로 준비는 했지만 날짜가 다가오면서 점점 걱정이 커졌다. 조부겸은 "내가 이걸 해도 되나 싶었다. 막상 하고 나니 이런 자리를 만들어 주셔서 진짜 감사했다"며 ""내 생각에는 만들어 놓은 프레젠테이션 자료가 오래 갈 줄 알았는데 엄청 빨리 끝나더라. 그것 때문에 일단 당황했다. 그래도 내 얘기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고 질문도 많이 해주셔서 감사했다"고 털어놨다.
옆나라 일본에서는 배팅볼 투수가 '전문직'으로 인정받는다는데, 한국에서는 야구단이 금방 갈아끼우는 부품처럼 여겨지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조부겸은 전력분석원이라는 꿈을 꾸게 된 배경에 대해 "솔직히 1년차, 2년차 까지만 해도 금방 그만 두려고 했다. 쉬는 날도 별로 없고 힘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전력분석원이라는 꿈이 생기면서 배팅볼 투수만 하는 게 아니라 더 노력하게 되니까 더 (전력분석원이)하고 싶어졌다. (배팅볼투수도)계속 하고 싶어졌다"며 "노석기 팀장님이 공부 한 번 해보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래서 지금은 어깨 너머로 배우는 단계다. 사실 전력분석원도 자리가 있어야 들어가는 거니까 계속 열심히 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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